'소급기간 0년' 택한 MG손해보험…수익보다 급한 자본관리 총력
CSM 늘리는 방향 대신 자기자본 선택…LAT잉여액 긍정적 시그널
공개 2023-01-20 06:00:00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MG손해보험이 보험업권에 적용하는 새로운 회계기준(IFRS17) 효과로 자본관리 부담을 덜어낼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자본확충 문제로 부실기관에 지정됐던 만큼 이번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IFRS17 전환에 대한 방식으로 미래의 수익성을 키울 수 있는 소급법 대신 공정가치법을 결정하면서 자본관리 개선 극대화에 방점을 찍었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MG손해보험은 IFRS17 시행과 관련해 보험계약부채 측정에 대한 소급기간 전환방법론으로 0년 즉 전기간 공정가치법 적용을 선택했다. 전환 기준일은 IFRS17이 시행되는 올해 1월1일이다.
 
IFRS17에서는 기존과 달리 보험부채를 시가 평가하고 보험수익을 발생주의 원칙으로 인식하는데, 보험사는 개별적으로 전환일 소급기간을 0~5년 중 하나로 정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1년 또는 3년을 적용하는 추세다. 소급 이전에 대해서는 원가 평가 상태로 두는 것이 아닌 공정가치법(시가 평가이나 K-ICS 기준을 활용)이 적용된다.
 
원칙적으로는 완전소급법에 따라 최초 계약 시점부터 IFRS17을 적용한 것처럼 평가해야 하지만 이는 실무적 적용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수정소급법(1~5년 소급) 또는 공정가치법(0년 소급)을 적용한다는 설명이다.
 
(사진=보험개발원)
 
신용평가 업계에 의하면 전기간 공정가치법 적용은 소급법을 선택했을 때보다 보험계약마진(CSM)이 적게 잡힌다. 소급법 즉 IFRS17에서는 발행 시점에서 산출한 CSM을 전환 시점까지 부리·상각하는 방식인 반면 공정가치법은 전환 시점 공정가치와 이행현금흐름(IFRS17) 차이로 CSM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소급기간을 길게 설정할수록 CSM 규모를 확보할 수 있는 구조인데, CSM은 보험계약으로부터 발생할 장래 이익의 원천인 만큼 수익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다만 당기손익으로 상각하며 인식하기 전에는 부채로 규정되기 때문에 전환 시점에서 최초 인식하는 규모에 따라 자기자본이 결정된다. CSM을 높게 잡으면 그만큼 자기자본이 줄어드는 셈이다.
 
MG손해보험이 소급기간 0년을 적용한 것은 일반적인 흐름과 다른 특이점이 있다. 손해보험사는 생명보험사와 달리 △최선추정부채가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 △책임준비금 적정성평가(LAT) 잉여액 수준이 높다는 점 △준비금 부담이율이 적다는 점 등에서 소급기간을 길게 가져갈 여유가 있어 CSM 규모를 늘릴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사진=나이스신용평가)
 
MG손해보험은 자본확충에 대한 부담이 컸던 만큼 수익성보다는 자기자본 규모를 확보하는 데 방점을 찍은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4월 금융당국으로부터 부실금융기관에 지정됐을 당시 MG손해보험은 부채가 자산을 1139억원 초과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지급여력(RBC) 비율도 권고치 밑으로 계속 떨어지고 있었지만 자본확충 계획과 이행이 미비했다.
 
현재 금융감독원과 예금보험공사의 관리인 체계에 놓인 MG손해보험은 매각 작업과 행정소송이 함께 진행 중이다. 이번 회계기준 변경을 기회로 자기자본 관리를 반드시 개선해야 하는 이유다. MG손해보험의 최대주주 JC파트너스 측에서 계속 강조하는 점도 부채를 시가 평가하는 IFRS17이 도입되면 금리상승 영향으로 자기자본이 증가한다는 부분이다.
 
MG손해보험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자본총계가 291억원으로 자본금(1248억원)보다 적은 자본잠식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결손금(361억원) 탓도 있지만 급격한 금리상승에 따라 채권 평가손실이 발생해 기타포괄손익누계액 손실 규모가 증가한 영향이 컸다. 자산은 시가 평가하고 부채는 원가법을 적용하는 기존의 왜곡된 회계 제도가 밑바탕에 깔렸다.
(사진=MG손해보험)
 
IFRS17 적용에 따른 효과가 어느 정도로 나타날지가 관건인데 LAT 잉여금 추정에서는 고무적인 모양새다. LAT는 IFRS17 적용에 앞서 선제적으로 도입됐는데, 현재 LAT 평가액은 IFRS17 기준 보험계약부채 시가 평가액과 상당히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MG손해보험의 경우 LAT 잉여액이 지난해 상반기 기준 1조4598억원으로 나타나며 3분기 경영공시에서는 잉여액 규모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금리상승에 따른 채권 평가손실이 부채에도 반영되면서 LAT 잉여금은 보험업권 전반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신용평가 업계서는 LAT 잉여금을 많이 보유할수록 IFRS17에서 자본확충 부담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한다.
 
MG손해보험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전환방법론으로 공정가치법을 선택한 것은 여러 가지 방법 중에서도 MG손해보험에 가장 적정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뤄졌다”라면서 “IFRS17 도입으로 자본 문제가 개선되는 방향은 맞지만 구체적인 부분까지는 예측이 어렵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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