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험사, 금리가 가장 큰 위험…"듀레이션 관리 핵심”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 2024 피치 온 코리아 개최
금리 인하에 경과조치·부채할인율로 킥스 하락 압력
공개 2024-04-26 17: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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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올해 국내 보험사가 직면한 가장 큰 위험으로 ‘금리’가 꼽혔다. 하반기 글로벌 금리 인하로 국내 기준금리도 내려갈 것으로 전망되는데, 금리 변동성이 보험사 자본이나 지급여력에 주요 영향을 미칠 것이란 평가다. 자산과 부채 관리(ALM)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2024 피치 온 코리아 (사진=IB토마토)
 
자본비율 하락 압박…경과조치·할인율 등 변수 산적
 
26일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Fitch)가 주최한 ‘2024 피치 온 코리아’ 행사에서 김소영 피치레이팅 아시아태평양 보험 수석분석가는 올해 보험업계가 겪을 가장 큰 위험이 ‘금리 리스크’라고 말했다.
 
김 수석은 “국내 보험업계는 장기 보험계약이 많은 특이한 시장”이라면서 “금리 변동성이 자본 지급여력이나 투자수익에 큰 영향을 줄 것이고 ALM 측면에서 듀레이션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보험산업은 기본적으로 금리에 민감한 편이다. 자산과 부채 듀레이션 차이가 자본 상태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올해는 특히 금리가 인하될 전망이라 부채 듀레이션이 기존보다 늘어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는 민감성을 높이는만큼 보험사 자본 관리에 압박을 줄 것이란 설명이다.
 
특히 보험업계는 지난해 새 국제회계기준 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 K-ICS(킥스)를 적용하면서 금리리스크 과제에 직면했다. 킥스는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 측면에서 기존 RBC 체계보다 더욱 엄격하다. 다수 보험사는 킥스 도입 후에도 지급여력을 안정적으로 개선하고 있지만 금융당국 경과조치(과도기에 따른 완화 조치)를 신청한 곳은 매년 강화되는 요구자본을 인식해야 한다.
 
이 외에 올해 주목할 부분으로는 경제적 가정 변경이 있다.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 작업에 따라 장기선도금리가 인하됐는데 이는 금리하락 환경에서 킥스 비율을 더욱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할인율 하락이 보험부채를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김 수석은 “규제 당국의 엄격한 할인율 적용으로 부채 듀레이션이 길어질 수 있는데 이는 자본 포지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라면서 “킥스 비율이 10%p 하락하는 정도의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앞으로 보험사는 자본 포지션 확보를 위해 자산 듀레이션을 확대할 것”이라며 “국내 장기채권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져 듀레이션 갭을 축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4 피치 온 코리아 (사진=IB토마토)
 
전체적 수준 ‘양호’…재보험 활용도 부각
 
피치는 보험업에 대한 섹터 전망을 ‘중립’으로 설정하면서 킥스 비율이 급격하게 변화될 가능성은 적다고 평가했다. 다만 ALM 관리 측면에서 듀레이션 미스 매칭을 경계하고 갭을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테렌스 웡(Terrence Wong) 피치레이팅 아시아태평양 보험 수석이사는 “보험사 영업 실적이 여전히 양호하게 유지되고 있다.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모두 보장성보험에 집중하면서 높은 수준의 보험계약마진(CSM)을 창출했다”라며 “올해 신용등급 펀더멘탈 추세도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ALM 관련해서 테렌스 웡 이사는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상관없이 듀레이션을 더욱 긴밀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라며 “그래야 ALM 영향 때문에 지급여력이 타격받지 않을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자본비율을 관리하는 하나의 방안으로 공동재보험과 대량해지 재보험도 언급됐다. 공동재보험은 보험사가 보험위험뿐만 아니라 금리위험까지 재보험사에 전가하는 방식이다. 보험사 입장에서 자본성증권 발행 외에 또 다른 방식의 선택지인 셈이다.
 
류주용 코리안리(003690) 재보험 기획실 팀장은 “보험사들이 금리상승 영향으로 해지 위험 부담을 안고 있다”라면서 “재보험으로 필요한 자본을 줄일 수 있는데, 이는 즉각적이고 비용 효율적으로 자본성증권 발행보다 경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대량해지 리스크는 고금리 여건에 따른 위험이다. 예를 들어 고객이 생명보험사 저축성보험에서 자금을 빼 다른 금융기관에 예치하는 경우다. 뱅크런과 비슷하다. 실제로 지난해 일부 생명보험사에서 이같은 사례가 있었다. 
 
제프리 리우(Jeffrey Liew) 피치레이팅 아시아태평양 보험 책임자는 “대량해지 리스크가 도래하고 있다”라면서 “자본 요건에서도 이를 리스크로 보기 때문에 추가적인 자본 관리를 위해 대응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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