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간 여는 클리노믹스…실적 개선 기대감은 '미지수'
진단키트 수요 감소 대응 나서…2년간 비상장사 7곳 지분 취득
비상장기업 투자 잇따라…대부분 적자 지속에 성과 장담 못 해
공개 2022-11-18 08:00:00
[IB토마토 박수현 기자] 코로나19 진단키트 판매로 외형 성장을 이룬 체외진단 전문기업 클리노믹스(352770)가 곳간을 열고 있다. 비상장사를 위주로 공격적인 지분 투자에 나서면서 진단키트 수요 감소 대응에 나선 모습이다. 그러나 지분 투자한 회사 대부분 실적이 좋지 않아 현금창출 등 실적 개선 모멘텀을 만들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클리노믹스 바이오빅데이터센터 전경. (사진=클리노믹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클리노믹스는 오는 30일 누리바이오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할 예정이다. 취득 규모는 약 82억원으로 자기자본(584억원) 대비 14.14%에 해당한다. 유상증자가 끝나면 클리노믹스는 누리바이오의 지분 28.4%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등극하게 된다.
 
누리바이오는 유전자증폭(RT-PCR) 기술을 바탕으로 조기·동반진단을 개발하는 비상장사다. 클리노믹스는 이번 투자를 통해 암 조기진단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투자금 82억원은 누리바이오의 연구개발(R&D) 비용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클리노믹스가 누리바이오의 지분을 취득한 것은 지난 2020~2021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역대 최대 매출을 올린 이후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 가능성을 위한 사업확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2019년 클리노믹스 매출액은 41억원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한 진단키트 수요가 반영된 2020년 98억원으로 두 배 가량 증가했다. 다만 R&D 비용을 비롯한 판매비와 관리비도 덩달아 늘어난 탓에 영업손실 규모는 –45억원에서 –123억원으로 확대됐다.
 
이어 지난해에는 554억원의 매출액과 22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외형·수익성 두 마리 토끼 잡기에 성공했다. 순이익 159억원을 기록해 200억원이 넘던 결손금도 73억원까지 줄었다. 이에 따라 현금및현금성자산 규모도 2019년 171억원에서 지난해 438억원으로 158.1% 불어나는 등 유동성 개선에도 성과를 거뒀다.
 
풍부해진 자금 사정은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선제적 투자로 이어지는 중이다. 클리노믹스는 2020년 12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이후 이달까지 △원드롭 △J2H바이오텍 △온코빅스 △더콘테스트 △프로카젠 △에피스데이 △엔에이코리아트랜스투자조합4호 △캔서브레이커 등 7곳에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2년 사이 타법인출자액으로만 약 268억원을 투자했다. 이에 금융상품 증감과 유·무형자산 취득이 포함된 투자활동현금흐름(2021년~2022년 9월30일)은 –315억원이다.
 
 
 
다만 이 같은 투자 행보가 진단키트 수요 감소에 대응할 만큼의 현금창출력 확대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문이 제기된다. 올해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에 접어들며 진단업계 실적도 덩달아 낮아졌기 때문이다. 클리노믹스 또한 상반기 –23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으며, 3분기에는 –30억원으로 손실 폭이 확대됐다. 누적 매출액은 178억원으로 전년 동기(271억원) 대비 30% 이상 줄었다. 엔데믹 전환에 따라 핵심 캐시카우인 진단키트 분야 판매량 감소가 불가피했던 탓으로 풀이된다.
 
클리노믹스가 보유한 현금성자산도 3분기 기준 72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말(168억원)에서 절반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실적 하락 국면에서 투자를 지속했기 때문이다.
 
클리노믹스가 상장 이후 인수한 기업들의 재무여력도 녹록지 못한 실정이다. 지난해 68억원의 순이익을 창출한 원드롭을 제외하고 J2H바이오텍(-200억원), 온코빅스(-22억원), 더콘테스트(-2300만원), 프로카젠(-5억원) 등은 모두 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투자한 기업 중에도 이익을 발생시킨 곳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에 인수하는 누리바이오의 경우에도 매년 10억원대의 순손실을 나타냈다. 23억원이었던 자기자본은 올해 5억원까지 떨어지며 자본금(3억원)과 2억원 이하로 좁혀졌다. 다만, 이번 3자배정 유상증자로 자기자본 규모는 늘어날 전망이다. 클리노믹스가 단행해 온 타법인 지분 투자가 현금창출력 증대로 바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클리노믹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누리바이오의 경우 단순투자가 아닌 장기적인 시너지 창출을 위해 사업적 협력관계를 맺은 곳"이라며 "현재 자금 여력에 대한 어려움은 크게 없고, 작년에 전환사채(CB)로 확보한 자금이 있어 투자여력도 충분한 상황"라고 설명했다.
 
박수현 기자 psh557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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