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운용, ETF 라인업 강화…'미래에셋에 1위 못 내준다'
ETF 최강자 위상 위협…미래에셋자산운용과 격차 줄어
상품 라인업 다양화로 1위 수성 전력…글로벌 사업역량 강화 노려
공개 2022-09-22 06:00:00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1일 10:29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은주성 기자] 삼성자산운용이 ETF(상장지수펀드) 상품 라인업을 강화하며 1위 자리 지키기에 나섰다. 삼성자산운용은 ETF 시장 부동의 강자로 군림해 왔지만 최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맹추격에 왕좌를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자산운용은 미래에셋자산운용에게 TDF 시장 1위 자리를 내줬던 아픔이 있는 만큼 ETF 시장 사수를 위해 분주히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6일 기준 국내 ETF시장 규모는 77조7748억원이다. 삼성자산운용이 순자산총액 32조4649억원,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순자산총액 30조2530억원으로 나란히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두 운용사의 ETF 시장점유율은 각각 41.7%, 38.8%에 이른다.
 
삼성자산운용은 2002년 국내 최초로 ETF 상품을 출시한 뒤 절대적 강자의 지위를 유지해왔다. 2020년 말 삼성자산운용의 국내 ETF 시장점유율은 51.9%로 미래에셋자산운용(25.3%)의 두 배에 이르는 수준이었다.
 
삼성자산운용 본사. (사진=삼성자산운용)
 
하지만 ETF시장 경쟁이 격화되면서 삼성자산운용의 ETF 시장점유율은 2021년 말 42.4%, 2022년 상반기 말 41.3%로 떨어졌다. 반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글로벌 자산에 투자하는 ETF 상품들을 앞세워 ETF 시장점유율을 2021년 말 35.4%, 2022년 6월 말 37.7%로 끌어올렸다.
 
두 운용사의 ETF 순자산총액 격차도 2020년 말 기준 12조8820억원에서 16일 기준 2조2119억원으로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삼성자산운용이 더이상 1위 자리 수성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이에 삼성자산운용은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ETF 상품을 선보이기 위해 상품 라인업 강화에 힘쓰고 있다. 실제 삼성자산운용은 지난해 14개, 올해 9월까지는 13개의 신규 ETF 상품을 증시에 상장시키면서 2년 연속 운용사 가운데 가장 많은 신규 ETF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 글로벌 투자 상품을 적극 확장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미국기업 투자를 통해 배당을 추구하는 ETF, 로봇 관련 글로벌 기업에 투자하는 ETF 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4월에는 미국 ETF운용사인 앰플리파이에 20% 지분을 투자하면서 글로벌 사업역량 강화를 꾀했고 6월에는 홍콩 운용사에서 ETF 사업을 담당하던 김영준 글로벌ETF 임원을 영입하기도 했다.
 
 
최근 운용사들이 가장 주목하는 미래 먹거리는 단연 ETF와 TDF(타깃데이트펀드)다. 공모펀드 시장이 위축되는 반면 ETF 시장은 해마다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퇴직연금 시장에 디폴트옵션이 본격 도입되면서 TDF 시장을 선점하려는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앞서 미래에셋자산운용에게 TDF 시장 1위 자리를 내줬던 적이 있는 만큼 ETF 시장 1위 자리 수성의 의미가 더욱 크다.
 
2011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라이프싸이클펀드를 출시하면서 국내 TDF 시장의 시작을 열었고 이후 삼성자산운용이 2016년 7개의 TDF 상품을 출시하면서 국내 TDF 시장의 성장이 본격화됐다. 삼성자산운용은 2년 만에 펀드 자산규모가 1조원을 넘어서는 등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고 이후 TDF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높은 수익률을 바탕으로 투자자들을 끌어모으면서 추격에 나섰고 결국 2019년 8월 TDF 시장점유율 1위는 삼성자산운용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 교체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국내 TDF 시장점유율은 42.0%로 삼성자산운용(20.8%)과 두 배가 넘는 격차를 보이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이 TDF에 이어 ETF 시장까지 미래에셋자산운용에게 내준다면 이러한 아픔을 반복하게 되는 셈이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 및 채권 등에 투자하는 ETF 상품 라인업도 강화하고 있다”라며 “투자자들의 수요에 맞는 ETF 상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은주성 기자 e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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