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브시스터즈, 올해 부활 시동…쿠키런 개발 주역 전진 배치
'쿠키런: 킹덤' 총괄한 조길현 새 대표이사(CEO) 내정
6분기 영업적자 지속에 현금·현금창출력 감소
공개 2024-02-02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1월 31일 17:2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쿠키런 지식재산권(IP)으로 유명한 코스닥 상장사 데브시스터즈(194480)가 최근 경영진 개편안을 발표하고 '쿠키런: 킹덤' 개발의 주역인 조길현 대표이사(CEO)를 신임 대표로 내정했다. 데브시스터즈 창업자인 이지훈·김종흔 대표는 공동이사회 의장으로 물러나고, 조 대표를 비롯한 젊은 경영진을 구성해 경영 쇄신에 나설 전망이다. 데브시스터즈는 2022년부터 적자가 지속돼 현금과 현금창출력이 줄어든 가운데 올해 중국 진출과 신작들로 극적인 턴어라운드를 노리고 있다. 
 
쿠키런 킹덤 이미지 (사진=데브시스터즈)
 
쿠키런 IP 개발자·실무자 중심으로 본사 경영진 교체
 
30일 데브시스터즈에 따르면 올해 핵심 경영진을 쿠키런 IP 개발·관리 주역들로 교체했다. 신임 대표이사(CEO)로 내정된 조길현 스튜디오킹덤 공동대표는 데브시스터즈 최고 흥행작으로 꼽히는 '쿠키런: 킹덤'을 개발 단계부터 총괄했다. 스튜디오킹덤은 데브시스터즈의 100% 자회사다. 조길현 대표는 ‘쿠키런 for Kakao’를 총괄한 이력도 있다.
 
이외에도 이은지 스튜디오킹덤 공동대표는 최고IP책임자(CIPO), 배형욱 오븐게임즈 대표는 최고사업책임자(CBO), 임성택 데브시스터즈 경영관리본부장은 최고재무책임자(CFO)로 내정됐다. 배 대표는 100% 자회사 오븐게임즈에서 ‘쿠키런: 오븐브레이크’ 총괄 프로듀서를 7년간 지낸 바 있다. 데브시스터즈가 쿠키런 IP를 개발하고 운영해 온 자회사 실무자들로 본사 경영 일선을 채워 경영 위기를 타파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데브시스터즈를 창업했던 이지훈 공동대표와 김종흔 공동대표는 공동이사회 의장 자리로 물러나 보다 후방을 지원할 방침이다. 최근 회사가 경영난에 휩싸이면서 책임감을 통감한 것으로 보인다. 데브시스터즈는 지난해 말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고 권고사직을 단행한 바 있다.
 
조길현 CEO 내정자는 "데브시스터즈에 중요한 시기인 만큼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라며 "데브시스터즈의 핵심 사업과 고객 경험에 집중하고 제품 중심으로 조직과 사업을 운영해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영업적자 지속에 현금 곳간 '타격'·신작들로 활로 '모색'
 
데브시스터즈는 2022년 2분기부터 영업적자가 이어지면서 현금 보유액과 현금창출력이 감소세로 접어들었다. 지난해 말에는 희망퇴직을 받아 구조조정에 나설 정도로 경영 상황이 어려워졌다. 올해는 중국으로 해외 활로를 찾고 신작들로 수익성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2014년 코스닥 상장 이후 줄곧 영업손실을 벗어나지 못했던 데브시스터즈는 2021년 1월 '쿠키런: 킹덤' 출시로 매출이 뛰면서 흑자로 전환했다. 매출은 2020년 705억원에서 2021년 3693억원으로 423% 급증하며 영업이익은 56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도 15.34%에 달했지만 ‘쿠키런: 킹덤’ 이후에 나온 쿠키런 IP를 이용하지 않은 신작들이 연거푸 고배를 마시며 2022년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상황은 더 심각해졌다. 2022년 3분기까지만 해도 1656억원에 달했던 매출은 지난해 3분기 누적 1233억원을 기록하며 25.54% 감소했다. 2022년 3분기 누적 영업이익도 33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누적 -362억원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2022년 3분기엔 누적 당기순이익 21억원을 냈으나 2023년 3분기 누적 당기순손실은 330억원을 기록했다. 
 
실적이 악화되면서 현금 곳간도 줄줄 새고 있다. 현금및현금성자산(기타유동금융자산 포함)은 2022년 884억원에서 2023년 663억원으로 감소했다. 현금창출력도 약화돼 잉여현금흐름(FCF)은 2021년 619억원에서 2022년 -209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2023년 3분기에도 FCF는 -128억원을 기록하며 적자가 지속됐다. 부채비율은 100%를 넘지 않아 양호한 편이지만, 2021년 32.56%에서 2022년 64.91%로 두배가량 높아져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 데브시스터즈의 가장 큰 문제점은 대내외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쿠키런 지식재산권(IP) 하나로 겨우 버티고 있다는 것이다. 쿠키런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IP를 다양화하기 위해 영업비용에 속한 연구개발비도 늘렸지만 실효성에 대해서는 아직 의문이 제기된다. 
 
데브시스터즈는 최근 3년간 지속적으로 연구개발비 비용을 늘리고 있다. 2020년 25억원이던 연구개발비용은 2021년 30억원 2022년 35억원으로 늘었다. 2021년부터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도 높였다. 2021년 0.82%던 연구개발비는 지난해 3분기 2.27%까지 올라갔다. 자회사 프레스에이에서 사이드 뷰 슈팅 게임 ‘데드사이드클럽’, 지난해 8월 스튜디오킹덤에서 캐주얼 건설 시뮬레이션 ‘브릭시티’ 등 다양한 신작을 내놓았지만 매출 효과는 미미했다.
 
데브시스터즈는 올해 중국을 중심으로 해외 수출을 늘리고 쿠키런 IP를 활용한 신작들을 선보여 수익성을 개선할 방침이다. 중국 초기 성적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올 초 중국에서 출시한 ‘쿠키런: 킹덤’은 사전예약자 수 1000만명을 돌파했고 중국 앱스토어 시장 다운로드 수 30위권 내에 들었다. 올해는 ‘쿠키런: 마녀의 성’, ‘쿠키런: 오븐스매시’ 등 신작들도 선보일 계획이다. 
 
데브시스터즈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새로운 최고경영진 체제 출범은 그간 최일선에서 핵심 사업을 성장시켜 온 리더들을 기반으로 성과 극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결정"이라며 "제품 중심적으로 더욱 신속하고 기민한 조직 체계 구축 및 사업 운영을 통해 기업의 장기 성장을 위한 다음 단계를 준비할 계획이며, 올해 쿠키런 IP 신작들의 성공 가능성을 높여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제보하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