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풍에 흔들리는 다우키움그룹…총수 공백과 중요해진 신뢰 회복
회장직 사퇴에도 잇단 잡음…리테일 중심 사업 차질 우려
성난 여론에 실적·경영권 우려도
공개 2023-05-15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2일 19:4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다우키움그룹이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 사태 여파에 경영권 공백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싸늘한 여론에 결국 백기를 들고 물러나면서 경영차질을 걱정해야할 처지에 놓인 데다 무너진 신뢰 회복과 함께 향후 실적과 신용도도 관심거리로 떠오른다. 
 
                                   (사진=키움증권)
 
여론에 물러난 김익래 회장…키움증권도 타격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는 지난 4월24일 SG증권 창구에서 다우키움그룹의 지주사인 다우데이타(032190)를 포함한 8개 종목의 매도 물량이 나오면서 주가가 폭락한 사건을 일컫는다. 이 같은 대거 물량은 소위 ‘작전’세력이 차액결제거래(CFD) 롤오버에 실패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밝혀져 주가조작 혐의에 대한 금융당국과 검찰이 본격 조사에 착수한 상태이다
 
키움증권(039490)이 사태에 거론된 것은 ‘작전’세력의 핵심으로 평가받는 라덕연 H투자컨설팅 대표가 언론에서 “다우키움그룹의 김익래 회장 쪽이 매도한 금액 600억원을 계좌로 받았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라며 “돈을 안 받았다면 누군가에게 빌려줬을 가능성이 있고, 받았다면 자금 출처를 조사해야 한다. 실제 돈이 오가지 않았다면, 시장가로 공매도한 것”이라며 주가 폭락의 책임을 김 회장에게 돌리면서부터다.
 
김익래 회장의 블록딜 거래명세서 (사진= 다우키움그룹)
 
이에 다우키움그룹은 지난 5월3일 김 회장이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로 매도한 다우데이타 주식 140만주에 대한 거래명세서를 공개했다. 공개된 잔고 및 거래 명세서에선 김 회장은 지난달 24일 다우데이타 주식 140만주(지분 3.65%)에 대한 매매대금 605억4300만원(주당 4만3245원)을 자신의 키움증권 계좌로 입금받았다. 주식 결제는 매매일의 2영업일 뒤에 이뤄지고 김 회장은 지난달 20일 장 종료 뒤 블록딜을 진행했기 때문에 매매대금은 24일 입금됐다.
 
하지만 김 회장의 해명에도 여론은 누그러지지 않았고 지난 5월4일 김 회장은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에서 주가폭락 사태 관련 물의를 일으킨 점에 사과하면서 회장직 사퇴를 선언했다.
  
지난 5월4일 서울 키움증권 본사에서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기자 회견에서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IB토마토)
 
무너진 신뢰에 경영권도 흔들
 
지난해 1분기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호실적을 기록한 키움증권이지만 리테일 강자인 만큼 신용평가 업계에서는 CFD 사태가 고객 이탈과 실적저하가 유의미한 수준으로 나타날 경우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규희 NICE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CFD 사업구조 상 투자자가 손실정산을 회피함에 따른 미수채권 회수 리스크는 일반적으로 국내 증권사가 부담하게 돼 CFD 관련 고객 채권 미회수로 인한 실적저하 가능성이 존재한다”라며 “정확한 손실금액은 고객 회수율 등에 따라 다르나 회수가 어려운 채권은 증권사의 대손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주가폭락 사태가 증권사 신뢰도에 영향을 미쳐 고객기반 훼손으로 이어지면 중장기적 실적 저하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라고 경고했다. 리테일 사업비중이 높을수록 고객기반은 경쟁 지위를 결정하는 핵심요소로 작용해 향후 고객 이탈 여부 등이 회사 경영 실적에 지대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특히 성난 여론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는 점이 문제다. 주가조작 의심 세력에 유명 연예인뿐 아니라 박영수 특검을 비롯한 정치권 인사, 언론사 중역 등이 작전세력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개인 투자자들은 불매운동을 펼치며 반감을 내비치고 있다.
 
키움증권은 개인투자자의 힘으로 성장한 리테일 1위 증권사다. 업계에서는 가장 큰 리스크는 CFD 미수채권 손실 우려보다도 불매운동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향후 다우키움그룹의 경영권 공백 문제도 제기된다. 지난 4일 김익래 회장의 사퇴로 키움증권을 포함한 다우키움그룹은 선장을 잃은 배가 됐다. 
 
현재 다우키움그룹의 김익래 회장의 후계자로 알려진 건 김 회장의 장남 김동준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다. 1984년 1월24일 생으로 올해 만 39살인 김동준 대표는 다우데이타의 지분 6.53%, 다우데이타의 최대주주인 이머니를 33.16% 소유하고 있다.
 
현재 지분 구조만으로도 김동준 대표로의 무난한 승계가 가능하지만 SG 주가폭락 사태가 아직 수사 중인 상황에서 경영권 확보까지는 무리라는 평가가 나온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아직 경영권 공백에 대한 입장은 없다"라고 밝혔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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