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 내달 신종자본증권 차환…자금조달 문제 '일단락'
한화 2160억원 규모 조기상환 시기 도래…자본성증권 의존도 높아 지적
상환과 차환 계획 강조…높은 이자율 부담에 산업은행 지원 수준 '주목'
공개 2023-04-28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6일 16:39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KDB생명이 다음달 조기상환 콜옵션 기간이 도래하는 기발행 신종자본증권을 차환한다. 자본확충 여력에 대한 의문을 떨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다만 높은 이자율은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의 지원 규모에 관심이 쏠린다.
 
내달 외화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도래…차환으로 자금조달 의문 '불식'
 
26일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KDB생명은 내달 216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예정이다. 지난 2018년 5월21일 발행했던 외화 신종자본증권(2억달러)의 5년 콜옵션 시점이 다가오면서 기존 것을 상환하고 새로운 채권으로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KDB생명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상환은 계획대로 진행을 할 것이다”라면서 “차환 방식은 지금 단계에서는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고 정리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신종자본증권 차환뿐만 아니라 추가적으로 후순위채 발행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신용평가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상환과 차환이 동시에 이뤄지지 않을까 싶다”라면서 “정확하게 예측은 어려우나 보통은 그렇다”라고 설명했다.
 
 
신종자본증권은 일반적으로 만기가 30년 이상으로 길고 발행사 의지에 따라 만기를 계속 연장할 수 있기 때문에 영구채 성격을 지닌다. 다만 자본시장 관행적으로는 5년 조기상환 콜옵션을 부여하고 이행한다.
 
보험업계서는 지난해 흥국생명 콜옵션 번복 사태 이후로 조기상환 의지를 강조하면서 순상환이나 차환으로 적극 대응하고 있다. 이 가운데 KDB생명에 이목이 집중된 이유는 자본성증권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KDB생명은 지난해 연말 기준 자본총계가 6077억원이다. 금리상승에 따른 채권평가손실로 기타포괄손익누계액 손실 규모가 커져 자본 규모가 전년도(8910억원)보다 줄어들었다. 보험사의 지급여력을 나타내는 RBC비율은 162.5%로 지급여력금액(가용자본)이 1조4193억원, 지급여력기준금액(요구자본)이 8736억원이다.
 
자본성증권 잔액은 신종자본증권이 2160억원, 후순위사채가 4450억원으로 합계 6610억원이다. 다만 후순위채(제6회·7회·8회·9회)는 지난 2017~2019년 발행된 것인데 잔존만기에 따라 자본으로 인정하는 금액이 줄어든다. 만기가 5년 미만으로 내려가면 매년 20%씩 차감된다.
 
한국기업평가(034950)에 따르면 KDB생명은 지난해 말 지급여력금액에서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사채 인정금액 비중이 32.1% 수준이다. 자본성증권 비중이 높게 나타난다. 특히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으로 조기상환하게 될 경우 자본총계가 자본금(4743억원)보다 적은 자본잠식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다만 보험사 자본 문제는 자산만 시가로 평가하는 기존의 지급여력제도인 RBC 체계 탓이 컸다. 금리상승 시점에서 채권평가손실이 자본 항목(기타포괄손익누계액)에 반영돼 중소형 보험사뿐만 아니라 대형 보험사에서도 자본잠식이 발생했던 상황이다.
 
(사진=KDB생명)
 
새 회계제도 IFRS17에서 자본 증가…채무증권의 높은 이자율은 고민 
 
새로운 회계제도 IFRS17에서는 부채도 시가로 평가하면서 부채총계가 줄어 자본이 늘어나게 되는데, KDB생명의 경우 IFRS17 최초 적용에 따라 자산총계(18조8993억원)가 1조5125억원 감소하는 반면 부채총계(16조4328억원)는 3조3712억원으로 더 크게 줄어들어 자본총계(2조4665억원)가 1조8587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문제는 신종자본증권 차환이나 후순위채 발행 과정에서 적용되는 높은 이자율이 수익성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앞서 기발행했던 신종자본증권의 이자율은 7.50% 수준이었다. 최근 보험사가 공모 시장에 다시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이 발생하는 등 자본시장 여건도 좋지 않은 모습이다. 대주주인 산업은행 행보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신용평가 업계 다른 관계자는 <IB토마토>에 “KDB생명은 현재 자본성증권에서 연간 370억원 정도 이자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기존에 신종자본증권은 외화 쪽에서 발행한 것이기 때문에 이자율 자체가 높았다”라면서 “이번에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모르겠지만 시장 금리 수준을 봤을 때 크게 올라가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감당할 여력은 된다고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대주주인 산업은행에서 지원이 많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는 자본이나 수익성 측면에서 부담이 계속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지원 절차에 KDB생명과 산업은행뿐만 아니라 금융당국도 관련되어 있다”라면서 “지원 방안에 대해 긴밀하게 협의 중이다. 시장 혼란을 막겠다는 것이 기본적인 입장이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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