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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수성, 빚 내서 빚 갚는다…250억 CB 발행 결정
차입금 188억원·풋옵션 대응 36억원 마련
공개 2022-12-20 17:27:32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0일 17:27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수현 기자] EV수성(084180)이 채무상환자금 마련을 위해 2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한다. 내년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과 기존 CB 투자자의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행사에 대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EV수성. (사진=EV수성)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EV수성은 250억원 규모의 제21회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CB 발행을 결정했다. 사채만기일은 오는 2025년 12월22일이며, 전환청구기간은 2023년 12월22일부터 2025년 11월22일까지다. 전환에 따라 발행주식총수 대비 25.77%인 1614만9870주가 발행될 수 있다. 전환가액은 1548원이다.
 
당초 21회차 CB는 지난 10월 70억원의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발행하려던 것이었다. 그러나 납입일이 수차례 연기되며 조달 규모가 250억원으로 대폭 늘어났고, 이날 CB 발행 목적마저 ‘채무상환’으로 바뀌었다.
 
EV수성의 21회차 CB 발행 정정사항.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결과적으로 CB의 발행 조건은 사채권자에 유리하게 짜여졌다. 먼저 금리는 표면이자율 3%, 만기이자율 9.5%로 책정됐다. 당초 0%로 발행할 계획이었으나, 확대된 것이다. 사채권자는 이자지급기일마다 사채의 원금에 표면이자율 3%를 산출한 금액을 받고, 만기까지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고 보유한 원금에 대해서는 122.26%에 해당하는 금액을 일시 상환받을 수 있다. 이번 CB의 사채권자는 바로저축은행과 상상인저축은행,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등 5곳이다.
 
다만 EV수성은 CB에 매도청구권(콜옵션) 조항을 추가함으로써 최대주주의 지배력 희석 방어장치를 마련했다. 21회차 CB 콜옵션 행사한도는 발행가액의 50%다. EV수성 입장에선 콜옵션을 통해 사채권자로부터 125억원어치의 CB를 되사올 수 있다. 통상 콜옵션은 최대주주의 지분희석을 방지하는 장치인 만큼, 발행사는 콜옵션 행사한도를 최대한 늘리려고 노력한다.
 
시장에서는 EV수성이 채무상환자금을 시급히 마련하기 위해 고금리로 책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조달 규모가 크게 늘어난 만큼, 향후 전환청구권 행사에 따른 지배력 약화를 방지하기 위해 콜옵션을 취했다는 분석이다.
 
EV수성은 CB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188억원의 차입금 상환과 36억원의 풋옵션 행사 대응에 활용할 계획이다. 회사는 지난 2020년 2월7일 수성에이지브이로부터 빌린 차입금 188억원을 2023년 2월7일까지 갚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자율은 5.54%다. 아울러 지난해 8월 상상인저축은행을 대상으로 발행한 20회차 CB의 풋옵션 효력이 내년 8월부터 시작돼 주가를 부양하거나 대응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20회차 CB의 전환가액은 1775원으로 현 주가(1520원·20일 종가)와는 14.4%의 괴리율을 보이고 있다.
 
박수현 기자 psh557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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