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테카바이오, 첫 CB부터 리픽싱 한도 도달…투자자 손실 우려
주가 하락에 250억 규모 CB 최초 전환가액의 70%로 조정
조기상환청구 기간 내년부터…주가 부양 '과제'
수년째 실적 부진 지속…매출 제자리에 영업이익 적자
공개 2022-12-06 08:30:00
이 기사는 2022년 12월 02일 18:48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수현 기자] 국내 인공지능(AI) 신약 개발업체 중 최초로 상장에 성공한 신테카바이오(226330)가 처음 발행한 전환사채(CB)의 전환가액이 리픽싱(전환가액 조정) 한도까지 하락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제약·바이오업계 주가 부진이 장기화된 여파다. CB 투자자들의 손실 가능성이 커짐과 동시에 내년 원금 조기상환 요구 시기 도래에 따른 신테카바이오의 유동성 우려까지 제기된다.
 
신테카바이오. (사진=신테카바이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테카바이오가 지난해 11월 250억원 규모로 발행한 제1회차 CB의 전환가액이 기존 9985원에서 지난달 30일 9422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이는 CB를 발행할 당시 설정한 리픽싱 한도(최초 전환가액의 70%)까지 떨어진 것이다.
 
연초부터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필두로 각국 중앙은행이 강도 높은 긴축에 나서면서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됐다. 이에 수익구조가 뚜렷하지 않은 바이오 기업이 주가 하락 직격탄을 맞았다. 신테카바이오의 주가도 CB 발행을 결정 당시 1만3900원(2021년 11월25일 종가)이던 주가가 8530원(11월30일 종가)으로 1년 사이 30% 넘게 하락했다. 이에 따라 최초 1만3459원이었던 1회차 CB의 전환가액은 올해 2월 1만2786원, 5월 1만2317원, 8월 9985원으로 하락을 거듭했다.
 
 
 
결국 CB 전환가액이 한도인 9422원에 도달하면서 투자자들의 손실 가능성도 더욱 높아졌다. 1회차 CB는 티그리스투자조합43호와 미래에셋증권, 산은캐피탈, 삼성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신한금융투자, IBK캐피탈, 중소기업은행, 이베스트증권 등 재무적투자자(FI)들이 인수했다.
 
해당 CB의 경우 표면이자율 0%, 만기이자율 2%로 발행됐다. 표면이자율이 0%라는 것은 CB 투자자들이 1년간 채권을 보유해도 이자수익 한 푼 건질 수 없다는 의미다. 만기일인 2026년 11월30일까지 보유해야만 2%의 이자가 붙은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CB 투자자들은 사실상 주식 전환을 통한 차익 실현에 베팅했다고 봐도 무방한 셈이다.
 
신테카바이오의 주가가 일정 수준 이상 회복하지 못하면 CB 투자자들은 손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CB 투자자들의 전환청구권 효력은 지난달 30일 시작됐지만, 회사의 주가는 9090원(2일 종가)으로 조정된 전환가액(9422원)보다 여전히 3.5% 낮은 상황이다. 해당 CB의 전환청구기간은 오는 2026년 10월30일까지다.
 
아울러 발행사인 신테카바이오로선 유동성 경색을 막기 위한 주가 부양 방안이 시급한 상황이다. CB 조기상환청구 기간이 오는 2023년 11월30일 도래하기 때문이다. CB 투자자들이 시세차익을 통한 수익 실현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2년간 투자한 기회비용을 포기, 주식전환 대신 원금 회수에 나설 경우 신테카바이오는 최대 250억원에 달하는 자금 유출 부담을 감내해야 한다. 올해 3분기 기준 회사가 보유 중인 현금성자산은 388억원 수준이다.
 
자체적인 현금창출력이 미흡하다는 점도 불안감을 키우는 요소다. 신테카바이오는 지난 2019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이후 단 한 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다. 수년째 매출이 10억원 미만에서 정체된 데다가 적게는 10억원, 많게는 70억원의 연간 CAPEX(자본적 지출)가 이어지고 있는 탓이다.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창출능력을 나타내는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는 2019년 –44억원, 2020년 –60억원, 2021년 –77억원, 올해 3분기 누적 –71억원으로 꾸준히 적자를 유지해 오고 있다. 이에 따른 잉여현금흐름(FCF)은 3분기 기준 –122억원이다. 통상 FCF가 마이너스(-)면 외부자금 조달 의존도가 크다고 해석된다.
 
이 때문에 신테카바이오가 1년 안에 사업성을 입증하고, 주가 부양에 성공해야 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아울러 자체적인 현금창출력 개선에 따른 유동성 확보 여부도 중요하다.
 
신테카바이오는 미래성장동력으로 AI 신약 클라우드 플랫폼 ‘STB 클라우드’ 서비스를 내세웠다. STB 클라우드는 자체 플랫폼인 ‘딥매처’와 ‘NGS-ARS’을 클라우드 상에서 별도의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없이 솔루션을 제공하는 AI 신약 클라우드 서비스다. 회사 측은 STB 클라우드를 미국 현지법인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활용할 계획이다.
 
신테카바이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10월 마지막 주에 STB 클라우드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라며 “현재 글로벌 서비스의 경우 론칭 임박 단계인데, 매출 증대 등 실적 개선 부분은 여기에서 끌어올 계획을 갖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통상 주가 부양책으로는 기술수출 등을 언급하는데, 우리는 STB 클라우드 서비스 론칭하고 시장을 개척해 매출을 끌어올리는 것에 방점을 두고 있다”라며 “신약개발 시장 자체가 우리나라보단 미국이 훨씬 커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박수현 기자 psh557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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