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증권, 증시 침체에 수익다각화 행보…마이데이터 성과낼까
SKS마이데이터 사모투자합작회사 통해 뱅크샐러드 지분투자…2대주주 올라
지분투자로 디지털 신사업도 모색…성과 내기까지는 시간 필요
공개 2022-11-25 06:00:00
이 기사는 2022년 11월 23일 14:55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은주성 기자] SK증권(001510)이 계열사를 통해 마이데이터 전문기업인 뱅크샐러드 투자에 나서면서 사실상 주요주주에 올랐다. 대내외 비우호적인 환경 속에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증시흐름에만 의존하지 않고 사업분야를 다각화하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SK증권이 저축은행과 자산운용사 등을 인수한 데 이어 뱅크샐러드와 협력을 통해 마이데이터 사업 경쟁력을 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증권의 올해 3분기 분기보고서에 뱅크샐러드가 관계기업으로 포함됐다.
 
뱅크샐러드는 지난해부터 진행해온 시리즈D 투자 유치를 올해 6월에 마무리했는데 기아(000270), KT(030200) 등을 투자자로 확보했다. SK증권의 사모펀드 계열사 SKS프라이빗에쿼티(SKS PE)도 뱅크샐러드 시리즈D 투자에 참여했다. SKS PE는 프로젝트 사모펀드(PEF)인 SKS마이데이터사모투자합작회사를 만들었고 이 사모퍼드에서 설립한 투자목적회사(SPC)인 SKS마이데이터유한회사가 뱅크샐러드 지분을 취득했다. 이에 따라 뱅크샐러드가 SK증권의 관계기업으로 분류된 것이다.
  
SK증권 본사. (사진=SK증권)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SKS마이데이터유한회사는 950억원을 투자해 뱅크샐러드 지분 21.53%를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뱅크샐러드 창업자인 김태훈 대표가 최대주주로 있는 가운데 SKS마이데이터유한회사가 2대주주에 오른 것으로 파악된다. SK증권은 SKS PE 지분 99.9%를 보유하고 있는 데다 SKS마이데이터사모투자합작회사에도 대부분의 자금을 출자해 91.7%의 지분을 지닌 만큼 SK증권이 계열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뱅크샐러드 투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SK증권은 저조한 수익성을 개선하고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SK증권은 연결기준으로 2018년 139억원, 2019년 312억원, 2020년 123억원, 2021년 414억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실적 변동성이 큰 모습을 보였다. 특히 증권업황 둔화로 2021년 4분기와 2022년 1분기에는 개별기준으로 연속 적자를 기록해 아쉬움을 남겼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도 65억원에 그치면서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이에 SK증권은 인수·합병(M&A), 지분투자 등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SK증권은 2020년 트리니티자산운용, 2021년 피티알자산운용을 연이어 인수해 계열사로 편입하면서 자산관리(WM) 사업역량을 강화했다. 2021년 말에는 엠에스상호저축은행 경영권을 확보하면서 사업영역 확대 및 시너지 효과를 꾀했다.
 
또 조인에셋글로벌자산운용, 씨엘자산운용 등과는 일부 지분투자를 통해 협력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증권사 최초로 디지털자산 수탁기업에 지분투자를 완료했고 금융위원회에 마이데이터 예비인허가 신청을 준비하는 등 디지털금융 관련 신사업에서도 기회를 엿보고 있다. 김신 SK증권 대표이사도 홈페이지를 통해 마이데이터 사업과 디지털자산 사업 등 다양한 디지털 사업모델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SK증권은 SKS마이데이터사모투자합작회사에 자금을 출자하면서 LP투자를 통한 자본차익(Capital gain) 획득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SKS마이데이터유한회사도 전략적투자자(SI)가 아닌 재무적투자자(FI)로 뱅크샐러드 지분투자에 나섰다. 다만 뱅크샐러드 2대주주까지 오른 만큼 향후 마이데이터 사업 협력을 염두에 두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실제 SK증권은 15일 마이데이터 산업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신용정보협회에 가입하는 등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수익 다각화에 따른 성과를 내고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추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SK증권은 올해 3분기까지 연결기준으로 누적 7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하지만 지분법손익에서 11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는데 이 가운데 뱅크샐러드 투자에 따른 지분법손실이 약 14억원으로 나타나 실적에 보탬이 되지 못했다.
 
트리니티자산운용과 피티알자산운용도 3분기까지 각각 12억원, 4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연간 각각 30억원, 15억원의 이익을 내며 실적에 힘을 보탰지만 올해는 금리상승 등에 따른 업황둔화의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엠에스상호저축은행은 58억원의 손익을 기록하면서 순항하고 있다. 하지만 BIS자본비율이 저축은행 가운데 가장 낮은 9%대를 기록하고 부분 자본잠식에 빠지는 등 재무건전성 우려를 받고 있다. 최근 무상감자를 단행해 부분 자본잠식 상태를 해소했지만 재무지표 관리를 위해 자본확충이 필요한 상황에 놓여있다. 하지만 SK증권 자본력도 녹록지 않은 데다 수익성도 부진해 저축은행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SK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SK증권이 뱅크샐러드 주요주주가 된 것이 아니라 계열사인 SKS PE가 사모펀드를 통해 설립한 SPC가 주요주주가 된 것이다”라며 “SK증권은 그동안 중소형증권사의 한계극복을 위해 금융업의 영역확장에 주력해 왔으며 향후에는 확장된 금융업 각각의 내실을 다지고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은주성 기자 e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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