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 은행권 수신금리 줄인상에 뒷짐진 까닭은
경쟁 은행 매달 수신 금리 인상 공표…토스뱅크 10월 이후 '잠잠'
예대율 30%대…수신 고객 몰리면 불균형 심화 우려
공개 2022-11-17 07:00:00
이 기사는 2022년 11월 14일 19:23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수정 기자] 토스뱅크가 지난달 수신 금리를 올린 이후 추가 인상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거의 매달 예수금 확보를 위해 금리 조정을 공시하는 타행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실제, 카카오뱅크(323410),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은 이달에도 수신 금리를 인상했다. 
 
토스뱅크가 수신 금리 인상에 소극적인 이유로 지나치게 낮은 예대율이 꼽힌다. 여수신 불균형이 심화될까 선뜻 금리를 올리지 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예대율은 대출금 잔액을 예금 잔액으로 나눈 비율로, 예대율이 낮으면 예금 이자비용이 대출 이자 수익보다 많아져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14일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이달부터 대표 수신상품인 저금통의 금리를 기존 3%에서 10%로 7%포인트 인상했다. 작년 12월 2%에서 3%로 조정한 이후 거의 1년 만의 추가 인상이다. 
 
그 외에 정기 적금은 거의 매달 이자가 오르고 있다. 지난달 고객이 3년간 돈을 넣어두기로 하고 정기적금에 가입했다면 4.60%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케이뱅크도 이달부터 코드K자유적금, 주거래우대 자유적금 등의 수신 상품 금리를 최고 1.1%포인트 올렸다. 지난달에는 플러스박스, 코드K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를 최고 1.0%포인트 인상했다. 
 
지난 10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 수신 잔액은 32조9801억원, 케이뱅크는 14조3000억원으로 양 은행 모두 전달 보다 각각 1조5759억원, 1900억원 감소했다.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과 예대금리차 공시 등의 변수로 시중은행도 수신 금리를 올린 탓에 예금 이탈이 발생했다. 이에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저축성 예금 조달에 적극 뛰어든 모양새다. 
 
최고 5%대 금리를 주는 수신 상품이 등장했는데도 토스뱅크는 금리 경쟁에서 홀로 뒷짐 지고 있다. 
 
토스뱅크는 지난달 21일 수신금리 상품 금리를 인상한 이후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파킹통장인 토스뱅크 통장에 1억원을 초과해 예치한 경우 연 0.1%의 금리를 적용했는데, 연 2.3%로 인상했다. 토스뱅크 모으기 상품 역시 동일한 금리 조건으로 변경했다. 1억원 초과 금액 구간의 금리를 인상한 것은 출범 이래 처음이다.
 
토스뱅크 내에서 가장 금리 조건이 좋은 상품은 '토스뱅크 키워봐요 적금'으로, 해당 상품은 기존 금리 2%에, 매주 25회 연속 자동이체로 저금하면 우대금리 연 2%를 더해 총 4%의 금리를 제공한다. 토스뱅크는 지난달 해당 상품의 기본 금리를 1%포인트 인상했는데, 직후 타행도 금리를 올렸다. 대표적으로 카카오뱅크가 26주 연속 자동이체 성공시 제공하는 적금 우대금리를 연 0.5%포인트에서 연 3.50%포인트로 인상했다.
 
은행연합회가 제공하는 예대금리차 공시를 보면, 지난 9월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저축성수신금리는 케이뱅크 3.14%, 카카오뱅크 2.92%, 토스뱅크 2.39%다. 이달 토스뱅크를 제외한 은행들이 수신 금리를 인상했기 때문에 토스뱅크와 금리 격차는 더 벌어졌을 것으로 관측된다.
 
 
 
금리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에도 토스뱅크가 수신 금리 인상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예대율 때문이다. 은행 평균에 미달하는 낮은 예대율은 출범 이후 고질적인 문제로 꼽혔다. 은행들은 예대율 비율이 100%를 넘지 않도록 적정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해당 수치가 너무 낮으면 은행이 벌어들이는 이자 수익 대비 지급되는 이자 비용이 더 크다는 뜻이다.
 
지난달 5일 기준 토스뱅크의 수신 잔액은 22조4000억원, 여신 잔액은 7조2000억원으로, 예대율은 32%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84%, 케이뱅크는 71%로 양호한 수준이다. 
 
토스뱅크가 초기 은행이라는 불리한 위치에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지만, 카카오뱅크나 케이뱅크는 출범 1년차 예대율이 80%대를 기록했다. 
 
이처럼 여수신 불균형이 심한 토스뱅크는 오히려 수신 고객이 몰리면 예대율이 더 낮아져 금리 인상에 신중한 것이다. 수신 고객이 늘어난 만큼 여신 고객을 확보해야 하는데, 기준 금리가 빠르게 올라 가계 여신 수요도 이전만큼 넉넉하지 못하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모든 초기 은행들이 고심하는 여수신 불균형을 해소하지 못했다"라며 "추가 수신 금리 인상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수정 기자 ksj02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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