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재무상태 '악화일로'…자금 조달도 '경고등'
3분기 영업손실 규모 확대 ‘어닝쇼크’…순차입금·의존도 확대
신용등급 추가 하향 조정 전망…올레드 전환 투자 경색 우려
공개 2022-11-07 08:00:00
이 기사는 2022년 11월 03일 22:04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윤아름 기자] LG디스플레이(034220)가 2분기 연속 어닝쇼크를 기록하며 재무제표가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질개선 시점이 지연되자 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도 꾸준히 나온다. 올레드(OLED) 전환을 위해 대규모 투자금이 필요하지만, 자체 실적도 부진하고, 자금을 조달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란 지적이다.
 
3일 LG디스플레이 IR 자료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3분기 말 잠정실적 기준 순차입금 규모 12조원, 순차입금의존도 32.6%를 기록했다. 순차입금은 지난해 말 대비 4조원 늘어났고, 순차입금의존도는 7.6%포인트 증가했다. 차입금 확대는 중소형 올레드 증설투자가 지속되고 있는 영향을 받았다.
 
최근 LG디스플레이는 부진한 실적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올레드 사업에서 흑자를 내며 연간 흑자전환에 성공한 LG디스플레이는 올해 들어 디스플레이 수요가 감소하자 연달아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LG디스플레이는 1분기 영업이익 383억원을 기록했지만, 2분기 4883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고, 올해 3분기에도 잠정실적 기준으로 7593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디스플레이 수요 감소로 재고자산 역시 지난해 말 3.3조원 규모에서 올해 3분기 4.5조원 규모로 확대됐다.
 
 
 
문제는 LG디스플레이가 LCD 디스플레이를 철수하고, 올레드로 사업구조를 전환하는 시점에 맞닿아 있다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65인치 이상 초대형 올레드 및 게이밍 올레드 등 부가가치가 높은 올레드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17년부터 올레드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투자를 벌였다. LG디스플레이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올레드 설비투자에 들인 금액만 약 29조원이다. 이에 2020년부터 중국 광저우에서 올레드 디스플레이 양산을 시작했고, 파주에서도 올레드패널 라인에 추가 투자를 벌여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기존 캐시카우였던 IT용 중소형 패널 전환을 비롯해 추가적인 투자 계획이 남아 있다. LG디스플레이는 향후 구미 사업장을 중소형 올레드 생산의 전진기지로 삼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올레드 모듈 해외 생산기지인 베트남 하이퐁 공장 또한 올해 6월 10억 달러 수출신용금융(ECA론) 자금조달에 성공하며 증설을 추진 중이다. 10억 달러는 ECA론을 통해 필요할 때마다 자금을 차용할 수 있는 형태로 사용한다. 또 최근 LCD 디스플레이 수요가 급감해 일부 라인의 가동을 중단하면서 파주 LCD 생산라인에 대한 용처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업계에선 LG디스플레이가 연이어 어닝쇼크를 기록, 재무제표가 악화하면서 자금조달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간 LG디스플레이는 단기차입을 통해 롤오버(채무상환 연장)를 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했지만, 최근 채권시장이 경색되면서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더구나 LG디스플레이는 올해 8월 신용등급 전망이 한차례 하향조정됐고, 추가적인 하향 조정 가능성도 남아 있다. LG디스플레이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하향조정한 바 있는 한국신용평가는 3분기 확대된 차입금의존도 등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하향조정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LG트윈타워 전경(사진=LG디스플레이)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는 4분기 투자 및 운영자금을 축소해 재무개선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김성연 최고재무책임자(CFO)는 3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부진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보수적 기조하에 재무건전성을 최우선 과제로 회복하겠다”라며 “연초 설정한 투자비용 대비 1조원 이상을 축소하고, 내년에는 감가상각비의 절반 수준으로 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LCD 출구 전략 가속화, 투자비용 축소, 재고관리, 하이엔드 LCD와 올레드 중심의 포트폴리오 개편 등을 시행할 계획이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역설적 성수기가 제품 교체주기 연장으로 반작용되며 디스플레이의 전방시장의 수요 증발이 지속되고 있어 LG디스플레이 역시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라며 “구조적 수요 증가에 기반한 판가 상승은 아직 불투명하며, IT 패널 역시 전방 수요 둔화가 뒤늦게 발생하며 여전히 업황 훼손이 이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재무건전성이 악화되면서 컨콜에서도 재고관리 및 최소 투자를 통해 관리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중소형 올레드 및 필수적인 투자는 예정대로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며 필수적인 부분을 제외한 자금 유출을 관리하겠다는 의미”라며 “시장에서 자금조달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당사뿐만 아니라 회사채 시장이 어려워 우량기업들도 어려운 상황이며 LCD 출구 전략을 가속화해 효율적으로 재고를 관리하는 등 4분기 이후부터는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윤아름 기자 arum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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