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웨이vs에어프레미아…중장기 노선 '넘버2' 누가 될까
티웨이, 국내선 운영에 LCC 3위 발돋움…에어프레미아, 저렴한 가격 장점
의무 배분 노선 받을 경우 경쟁력 상향…재무부담·경영권 분쟁 등 숙제 남아
공개 2022-09-27 06:00:00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3일 15:5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하영 기자] 대한항공(003490)아시아나항공(020560)의 기업결합에 속도가 붙으며 누가 중장거리 노선 2인자에 오를 것인가에 관심이 모인다. 통합항공사 출범 시 다른 항공사에 의무 배분되는 북미, 유럽 지역 노선의 수익성이 높아서다. 업계에서는 이 알짜 노선을 차지하는 회사가 향후 항공업계 차세대 주자로 발돋움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한다.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기업결합을 하면 알짜 노선의 슬롯(항공사가 공항을 이용할 수 있는 시간)과 운수권(특정국가에 취항하기 위해 필요한 권리)을 10년 이내에 신규 진입 항공사에 이전해야 한다는 규제를 걸었다.
 
이번 결합으로 양사 중첩이 발생하는 노선은 국내 항공 이용자가 선호하는 뉴욕, LA, 시애틀 등 총 119개로, 국내 다른 항공사에게는 사업 확장의 기회가 열릴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노선 배분이 진행될 경우 국내 항공사 중 중장기 노선 항공기를 보유한 티웨이항공(091810)과 에어프레미아가 노선을 넘겨받을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사진=각 사)
  
LCC 3위 티웨이항공…발군의 경영능력 기대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는 각기 다른 장점을 자랑한다. 먼저 티웨이항공은 다년간 운영업력과 상대적으로 풍부한 항공기 기재가 장점으로 손꼽힌다. 12년간의 업력을 갖춘 만큼 여러 사건 사고와 경영 위기 대응능력을 갖췄다. 특히 2016년 완전자본잠식으로 퇴출위기에서 2017년 공격적인 경영으로 전년 대비 매출 53%, 영업이익 270% 성장을 일궈낸 일화는 항공업계의 전설이 됐다.
 
티웨이항공은 2017년 여객수송량을 늘리며 에어부산을 제치고 LCC업계 3위로 점프했다. 이듬해 8월에는 코스피 시장 상장에도 성공했다. 티웨이항공이 장거리 노선에서도 획기적인 경영방식을 보여준다면 올 2월 정홍근 대표가 밝힌 2027년 연매출 3조원에 성큼 다가설 수 있다. 
 
티웨이항공은 현재 장기 운항이 가능한 항공기를 3대 보유 중이다. 단거리용 항공기인 보잉 737-800(NG) 27대를 합해 총 30대의 비행기를 보유하게 됐다. 아직 항공기가 1대에 불과한 에어프레미아에 비하면 장단거리용 모두 상당한 수준이다. 
 
지난달에는 글로벌 항공예약발권시스템(GDS) 업체인 트래블포트, 세이버와 계약을 맺어 발권 서비스 편의성도 강화했다. 이로써 티웨이항공은 기존에 운영하던 아마데우스를 비롯해 3대 글로벌 GDS 업체로부터 모두 발권 시스템을 구축하게 됐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현재 LCC들이 주로 운항하는 아시아 주요공항의 슬롯과 중단거리 노선은 포화상태로 대형기(A330-300) 도입을 통해 공급석 증대 및 중장거리 신규 노선 취항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라며 “합리적 서비스와 운임으로 실속을 중요시하는 고객층을 위한 신규 수요를 창출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티웨이항공은 운수권을 보유한 인천-시드니 노선에 연말 취항할 예정이다. 
 
 
에어프레미아, 고객만족 입소문 쌓이는 중
 
항공업계 다크호스로 등장한 에어프레미아는 고객 리뷰가 쌓이며 긍정적인 입소문이 돌고 있다. 쾌적한 최신 항공기를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어 또 이용하고 싶다는 것이 대부분 고객 반응이다.
 
에어프레미아의 항공기인 드림라이너는 좌석 간 간격이 35·42인치(inch)로 전 세계 항공사 이코노미석 가운데 가장 넓다. 그뿐만 아니라 전 좌석에서 와이파이, 수준 높은 기내식 서비스도 호평받고 있고, 현재는 프로모션 기간으로 본 운임보다 저렴하게 승객을 태우고 있다.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에어프레미아는 지난 8월 한 달간 46편을 운행하며 1만1433석을 공급했다. 이 중 8856명의 여객 운송을 진행해 77.5%의 준수한 탑승률을 나타냈다. 아직까지는 고객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쾌적한 항공 경험을 제공한다는 기존 설립 취지에 부합한다는 평가지만, 운임특가가 사라져도 탑승률 성적이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중장거리를 타깃으로 하는 만큼 에어프레미아로서는 내달 신규 취항할 인천-LA 노선부터가 진검승부라 볼 수도 있다. 사측은 내년에는 미국의 뉴욕과 샌프란시스코로 노선을 확대하고 향후 독일·프랑스 진출도 준비 중이다.         
 
유명섭 에어프레미아 대표는 “코로나19가 회복되면서 내년 매출 3740억원, 2025년 7100억원, 5년 후인 2027년에는 86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며 “항공기가 5대 정도 되면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에어프레미아는 올해까지 총 3대의 드림라이너를 도입할 계획이다. 
 
항공업계 “10년 버텨야 진짜 승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운수권 배분을 놓고 양측이 대결구도를 형성하고 있지만 실제 이들이 운수권을 받기까지는 10년 이상이 걸릴 전망이다. 
 
공정위는 통합운수권 분배 조치 이행 기간을 ‘기업결합일로부터 10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현재 기업결합이 끝나지도 않았고 (결합이 되려면) 2~3년 더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라며 “기업결합이 되더라도 운수권에 항공사 이익이 집중돼 있는 만큼 10년을 꽉 채워야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정이 이렇자 일각에서는 ‘10년을 버텨야 진정한 승자’라는 말도 나온다. 
 
그러나 10년을 버티기에는 양측 모두 경영상태가 위태롭다.  
 
티웨이항공은 글로벌 악재에 경영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2017년 성공신화는 2018년까지만 흑자로 유지됐다. 2019년은 일본불매 여파로 19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2020년 이후에는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2년 연속 1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 중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티웨이항공 부채비율은 963.06%이다. 티웨이항공은 자본조달 위기에 올 상반기 121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하기도 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3년 연속 유상증자다. 
 
에어프레미아는 2017년 설립 이후 벌써 2번째 경영권 분쟁 중이다. 첫 번째는 설립을 주도했던 김종철 전 대표와 약 650억원의 자금을 모아 대주주로 등극한 사모펀드 JC파트너스간 다툼이었다. 두 번째 역시 JC파트너스와 공동투자자인 홍콩계 물류기업 코차이나로지스틱그룹 전 박종철 회장이 주인공이다. 이 가운데 JC파트너스가 최근 에어프레미아 지분 56.7%와 함께 경영권 매각도 추진해 에어프레미아의 앞날은 고차방정식이 됐다. 
 
이하영 기자 greenbooks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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