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에스이 품은 엘티씨, 재무여력 문제없나
350억원 투자…반도체 세정장비 분야 진출
실적 부진·추가 투자 가능성에 부담 커질 수도
공개 2022-02-28 08:50:00
이 기사는 2022년 02월 24일 19:24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엘티씨(170920)가 반도체 웨이퍼 세정장비 제조 업체인 ‘엘에스이’를 종속 자회사로 편입시키며 사업영역 확장에 나섰다. 이번 타법인 주식 양수가 당장 엘티씨의 투자부담을 키우지는 않겠지만 지난해 부진한 실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종속회사로 편입한 엘에스이에 추가적인 자금 지원이 필요할 경우 재무부담은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엘티씨는 엘에스이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 주식 350만주를 취득, 지분 87.8%를 확보하게 됐다. 엘에스이는 올 1월 설립된 회사로 당시 엘티씨가 2억원을 출자한 회사다. 추가적인 지분을 확보하면서 엘에스이는 엘티씨의 종속자회사로 편입됐다.
  
 
 
 
취득 자금은 350억원으로 현금출자했다. 이에 타법인 주식 취득을 목적으로 하는 100억원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과 운영자금 목적으로 한 100억원의 전환사채(CB)를 발행, 200억원을 조달했다. 지난해 9월 말 연결기준 엘티씨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02억원이며 같은 기준 나이스신용평가는 엘티씨의 현금성자산은 443억원이었다.
 
이번 양수가 당장 엘티씨에게 부담이 되지 않을 전망이다. CB와 BW 발행으로 총 200억원의 차입금(장기)이 발생하게 됐지만 작년 9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83%로 적정기준(200%)을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차입금의존도는 35.8%로 적정기준(30%)을 넘어섰으나 순차입금(총차입금-현금성자산)의존도는 8.4%로 실질적 차입부담은 크지 않다고 평가된다.
 
다만 앞으로 재무부담이 커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지난해 아쉬운 실적으로 인해 현금흐름이 나빠진 데다가 엘에스이가 이제 반도체 웨이퍼 세정장비 제조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만큼 추가적인 자금지원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반도체 제조 공정에 사용되는 공정용 전자재료 중 하나인 ‘PR 박리액’의 개발과 제조를 주력으로 하는 엘티씨는 디스플레이 고객사가 지난해 기존 LCD 라인을 OLED 라인으로 교체하면서 발생한 매출 공백 영향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실제 작년 3분기 누적 매출은 5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5% 줄었으며 영업이익은 -57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수익성 악화로 현금흐름도 나빠졌다. 연결기준 지난해 3분기 말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3억원으로 플러스(+)였으나 전년 동기 대비 75.6%나 감소했다. 같은 기간 투자활동현금흐름 -24억원, 재무활동현금흐름 -22억원을 기록하며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020년말보다 9.1% 줄어든 202억원을 기록했다.
 
현금흐름에서 유출이 발생하게 된다면 회사가 보유한 현금은 줄어들게 되고 이는 순차입금의존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등 차입부담을 키우게 된다.
 
 
 
여기에 엘에스이의 추가적인 자금지원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올해 1월 출범한 엘에스이는 본격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반도체 웨이퍼 세정장비 제조 사업과 관련된 자산·채무, 계약, 근로자를 포함한 영업부문을 무진전자로부터 461억원에 양수하기로 했다.
 
유상증자를 통해 엘티씨로부터 350억원, 엠케이엘(엘에스이 특수관계인) 30억원, 삼성증권(016360) 150억원 총 550억원의 자금을 조달, 무진전자 인수자금(461억원)과 89억원 가량의 운영자금을 확보했다.
 
엘티씨는 유상증자 출자 금액인 350억원 이외에 당장 엘에스이에 지원되는 추가 자금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언제든지 추가적인 투자의 필요성이 발생 가능하다. 특히 무진전자는 지난해 중국 기술 유출 논란이 있었던 만큼 생각보다 전체 영업실적 기여도가 낮을 수도 있다.
 
이와 관련 엘티씨는 실적 회복에 따른 현금창출력으로 재무부담을 줄여갈 수 있다고 밝혔다. 영업실적의 경우 ‘QD-OLED’ 라인의 가동으로 지난해 발생했던 매출 공백을 다시 회복하고 있으며 연결종속회사로 편입되는 엘에스이는 무진전자 기수주 받은 물량까지 양수했기에 올해부터 연결실적에 기여를 한다는 설명이다.
 
엘티씨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올해 실적은 작년을 상위하는 수준으로 올라올 것으로 본다”면서 “엘에스이 양수 이후 추가 투자는 계획돼있지 않으며 추가 운영자금 지원 등은 회복되는 실적을 바탕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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