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학의 산적한 과제들…삼성화재, 손보사 1위 자리 지킬까
손해율 관리·빅테크사 대응·노조 갈등 등 과제 산적
25일 ‘경영전략회의’ 통해 새로운 경영방침 결정
공개 2021-12-15 08: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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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삼성화재
 
[IB토마토 강은영 기자] 삼성화재(000810)가 당초 유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던 최영무 사장을 4년 만에 교체하며 새 수장으로 홍원학 내정자를 낙점했다. 삼성화재는 최 사장의 재임 동안 역대 최대 실적을 이룬 터라 새로 부임하는 홍 내정자의 부담은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자동차 손해율이 다시 오르고 있고 디지털 손보사인 카카오손해보험이 출범을 앞두고 있어 디지털부문 강화가 현재 당면한 현실이다. 이뿐만 아니라 풀리지 않는 노동조합과의 갈등도 삼성화재가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 홍 내정자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지난 10일 임원후보추천위회를 열어 홍원학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된 홍원학 부사장은 삼성생명(032830) 인사팀장부터 전략영업본부장, FC영업1본부장 등을 역임하다 작년에 삼성화재로 자리를 옮겨 자동차보험본부장 부사장을 맡았다. 삼성화재는 내년 초 예정된 주주총회를 통해 홍원학 내정자를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할 계획이다.
 
홍원학 내정자는 지난 1990년 삼성생명에 입사해 30년간 보험에 대한 전문 지식을 쌓고, 2010년에는 삼성전자에서 경영전략팀 상무로 1년간 근무했다. 그는 장기간 인사업무를 담당하고, 영업 부문에서도 경험을 쌓으며 조직관리 쪽에서 역량을 키웠다.
 
그동안 삼성화재는 실적과 시장점유율 등 여러 방면에서 손해보험업계 1위 자리를 지켜왔다.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2.5% 증가한 1조222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누적 원수보험료 기준으로는 21.1%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해 현대해상(001450)(16.4%), DB손해보험(005830)(16.1%)과 비교해 우위를 점했다.
 
보험 종목별로도 안정적인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원수보험료 기준 자동차보험에서 29.1%의 시장점유율을 보유해 현대해상(20.8%), DB손보(21%)보다 선두에 있다. 경쟁률이 치열한 장기보험시장에서는 18.4%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해 현대해상(15.6%), DB손보(15.4%)보다 앞선 모습을 보였다.
 
 
지금까지 삼성화재가 1위 자리를 유지했지만, 이를 지키는 길은 쉽지 않다. 내년부터 삼성화재를 이끌어야 할 홍원학 내정자는 그동안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당장 산적한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첫 번째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관리다. 작년부터 코로나19로 자동차 운행량이 줄은 탓에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크게 개선됐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삼성화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9.5%로 전년 동기 대비 6.3%p 떨어지며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지만, 문제는 내년이다. 위드코로나 전환 등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차량 운행량이 늘어나게 되면 자동차보험 사고가 자연히 늘어나기 때문이다.
 
홍원학 내정자는 장기간 삼성생명에서 근무하며 보험에 대한 이해도가 전반적으로 높지만, 손해보험 고유 영업인 자동차보험에 대한 경험은 많지 않다. 삼성화재는 홍원학 내정자가 자동차보험본부장을 역임하며 자동차보험의 손해율 관리 방안 등에 대한 이해를 쌓았다고 설명했다.
 
내년 초 출범을 예고한 카카오페이손해보험도 홍원학 내정자가 풀어야 할 주요 과제 중 하나다. 매번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며 큰 영향력을 끼쳤던 빅테크사의 손해보험 시장 진출은 당장 영향이 크지 않더라도, 기존 보험 산업에 지각 변동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크다.
 
삼성화재는 디지털 손해보험 분야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해왔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삼성화재는 지난 10월 신규 다이렉트 브랜드 ‘착’을 론칭하고, 디지털시대에 적합한 운전자보험과 미니생활보험을 출시하는 등 생활밀착형 플랫폼으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원학 내정자에게 주어진 또 하나의 과제는 ‘노동조합과 갈등 해결’이다. 삼성화재 노동조합과 갈등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복수노조 갈등도 불거지면서 올해 협상을 제대로 끝마치지 못했다.
 
오상훈 삼성화재 노동조합 위원장은 “새로운 대표이사가 취임하며 노사관계에 있어 새로운 물꼬를 트고 소통하는 모습을 보이면 좋겠다”라며 “노동조합의 의견을 존중하며 회사의 발전을 함께 견인하는 관계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삼성화재는 아직 홍원학 내정자를 중심으로 한 경영방침을 수립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오는 25일 예정된 경영전략회의를 통해 경영 방식에 대한 방향성 등이 정해질 방침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홍원학 내정자는 삼성생명과 삼성전자에서 경영전략 업무를 쌓는 등 다양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라며 “이를 바탕으로 삼성화재에서 더 큰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인사를 통해 지난 2018년부터 4년간 삼성화재를 이끌었던 최영무 사장은 임기가 아직 2년여 남은 상태지만 삼성화재를 떠나게 됐다. 최영무 사장은 삼성화재를 떠나 삼성경제연구소 삼성사회공헌사업 총괄 사장으로 이동한다.
 
강은영 기자 eyka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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