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프레시웨이, 정성필호 '취임 1년'…경영 성과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률 -0.9%에서 올해 3분기 2.9%
병원·골프장 급식 확대로 푸드서비스 부문 수익성 높여
단순 식자재 공급 넘어 ‘비즈니스 파트너’로 차별화 도모
공개 2021-12-08 08:55:00
이 기사는 2021년 12월 03일 20:17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출처/CJ프레시웨이
 
[IB토마토 변세영 기자] CJ프레시웨이(051500)가 코로나19 어려움 속에서도 단기간 '환골탈태'에 성공했다.  정성필 대표 취임 이후 몸집 불리기가 아닌 수익성 위주로 사업을 재편하면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CJ프레시웨이는 단순 식자재 공급을 넘어 데이터와 컨설팅을 접목해 종합솔루션을 제공하는 고도화 산업으로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포부를 내비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0.9%였던 CJ프레시웨이 영업이익률은 올해 1분기 0.58%→2분기 3.31%→3분기 2.91%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에비타(EBITDA, 상각전영업이익) 마진율은 1.77%에서 3.3%→5.72→5.37%까지 올라섰다. 수익성을 나타내는 또 다른 지표인 매출총이익률도 지난해 4분기 말 14.5%에서 올해 3분기 18%로 증가했다.
 
재무 안정성 지표도 개선됐다. 지난해 3분기 380%에 달했던 부채비율은 올해 3분기 283%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금융부채를 나타내는 순부채비율 역시 168.3%에서 1년 만에 101.2%를 기록했다. 순부채비율은 이자가 발생하는 부채에서 현금화 가능한 자산을 제외하고 자본으로 나눈 비율로 금융부채에 대한 재정 안전성을 나타낸다.
 
CJ프레시웨이가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이 같은 질적 성장을 이룬 데는 정성필 CJ프레시웨이 대표의 역할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1995년 CJ에 둥지를 튼 정 대표는 CJ시스템즈와 CJ헬로비전, CJ CGV(079160), CJ푸드빌 등을 거쳤다. 특히 2018년부터는 CJ푸드빌 대표이사 자리에 올라 혹독한 다이어트를 단행한 것으로 유명하다. 신규투자(출점) 보류, 직영점 소유 토지 매각, 고정비용을 줄이기 위해 이익률이 낮은 매장을 철수하는 등 수익성 개선에 힘썼다. 그러자 2018년 1120%에 달했던 CJ푸드빌 부채비율은 이듬해 말 675%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12월 프레시웨이로 거처를 옮긴 정 대표는 수익성 확보에 속도를 냈다. CJ프레시웨이 사업은 크게 식자재 유통과 푸드서비스, HMR(가정간편식)을 포함한 기타사업 등 3가지로 나뉜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비중은 식자재 유통 80%, 푸드서비스 18%, 기타(조미·식품 제조)는 2%다. 매출 비중이 가장 큰 식자재 부문은 식품대리점과 외식업체 등에 식자재를 유통하는 사업과 프레시원, 도매 및 원료유통 분야로 나뉜다.
 
정성필 CJ프레시웨이 대표. 출처/CJ프레시웨이
 
우선 정 대표는 마진이 안 좋은 사업 부문과 거래처를 재정비했다. 실제 올해 들어 CJ프레시웨이는 그동안 수익성이 떨어졌던 식자재 분야 축산유통 사업부인 프레시원미트를 청산하는 등 구조조정을 하기도 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 적자를 보인 식자재 유통 분야는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영업이익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푸드서비스 부문인 단체급식에서의 성과도 두드러졌다. 상대적으로 이익률이 높은 특수시설 단체급식 확대가 실적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CJ프레시웨이는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저가수주를 지양하고 경쟁력 확보에 투자했다. 일반 기업체 등을 넘어 병원이나 골프장 등 다양한 업체를 공략했다. 앞서 CJ프레시웨이는 업계 최초로 2012년 병원 전담 조직을 설립하며 환자식 메뉴개발 및 치료식 분야에 선제적으로 진출한 바 있다. 이들은 수도권 기준 병원 위탁 급식 시장 ‘1위’ 사업자라는 차별화를 통해 대형 사업장 단체급식을 확대했다. 업계에 따르면 델타변이 영향에도 3분기까지 CJ프레시웨이 단체 외식급식 매출(누적)은 전년 동기 대비 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손익 부문에서는 지난해 3분기(누적) (-)28억원에서 올해 3분기(누적) 35억원으로 크게 개선됐다. 
 
‘제조부문’도 힘이 세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상품매출은 식재료 등 구매한 물건을 관계사들에 판매하며 얻는 매출이고, 제품매출은 식재료에 추가적인 공정과정을 거친 제품으로 확보하는 수입을 뜻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상품 83.4%, 제품 16.6%에서 올해 3분기 각각 78.2%, 21.8%로 제품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 같은 기간 매출을 따져보면 제품매출은 3117억원에서 3676억원으로 증가했다. HMR 등 제조 생산이 늘어났음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CJ프레시웨이는 2016년 조미식품 전문회사 송림푸드를 인수한 데 이어 2019년 농산물 전처리 회사 제이팜스를 연이어 품었다. 모두 CJ프레시웨이가 100% 지분을 갖고 있다. 이들 자회사는 HMR 시장이 커짐에 따라 CJ프레시웨이 성장에 힘을 싣고 있다. 송림푸드와 송림에프에스는 2019년 매출 249억원, 93억원에서 지난해 298억원, 108억원으로 각각 19.7%, 16.1% 성장했다.
 
정 대표는 CJ프레시웨이를 단순 중개를 통한 식자재 원물만 제공하는 기업이 아닌,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변화시킨다는 포부다. 일반적으로 식자재 도매의 경우 단순히 식료품을 산지에서 떼와 파는 중개작업으로 이익률이 2% 내외에 그칠 만큼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알려져 있다. CJ프레시웨이가 컨설팅을 비롯한 종합 솔루션을 통해 ‘비즈니스 파트너’로의 변화를 도모하는 이유다. 이들은 외식업을 운영하는 고객사에게 지역 상권분석, 노무, 프랜차이즈 컨설팅 등을 제공해 창업부터 운영까지 커버하는 서비스 모델을 확대할 계획이다.
 
자체 경쟁력을 담은 밀(meal) 솔루션 비즈니스도 강화한다. 밀 솔루션은 전처리를 거친 식자재와 반조리 상품이나 밀키트 등 메뉴형 식자재 패키지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CJ프레시웨이가 보유한 재료 소싱과 자회사 제이팜스 등 제조 인프라를 기반으로 자체 B2B 경쟁력을 확대할 예정이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단순 식자재를 제공해오던 거래선들에게 조금 더 스마트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밀(meal) 솔루션, 비즈니스 솔루션 등을 강화하면서 밸류를 확대하는 쪽으로 사업 방향성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세영 기자 seyo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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