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삼전 주식 매각할까
2020-08-1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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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신항섭 기자 = 국회가 삼성생명법을 추진하자 삼성생명의 주가가 급등했다. 삼성전자의 지분을 팔아 배당을 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아직 법안이 상정 단계이며, 삼성그룹이 어떻게 나설지 모른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전날 21.04% 급등한 7만1900원에 마감했다. 이는 삼성생명이 주식시장에 입성한 이래로 가장 높은 일일 수익률이다. 이전까지 삼성생명이 하루 동안 가장 크게 올랐던 것은 지난 3월25일의 16.86%였다.

삼성생명의 주가 급등에는 국회에서 추진하고 있는 삼성생명법 때문이다. 지난 6월16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등 10명은 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이는 현재 보험업법에서 규제하고 있는 ‘3% 룰’의 기준을 취득원가가 아닌 시가평가로 바꾸자는 것이 주요 골자다.

현재 보험사는 타사 주식를 취득원가 기준으로 기준자산의 3% 이하 한도 내에서만 보유할 수 있다. 삼성생명이 삼성전자의 주식 8.51%(5억815만7148주)를 보유하고 있으나 1980년대에 취득해 취득원가가 5444억1800만원에 불과해 삼성생명의 자산 3%인 9조원에 못 미쳤다.

하지만 삼성생명법이 법안을 통과할 경우, 상황이 급변한다. 시가평가 기준으로 할 경우, 지분의 대한 가치는 29조8200억원 수준으로 급등해 자산 3%인 9조원을 크게 웃돌기 때문이다. 이 경우,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주식을 무려 20조원 가량을 팔아야 한다.

이로 인해 시장은 매각 대금이 배당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난해 삼성생명이 약 4760억의 배당을 진행했는데 이 중 25%에 해당되는 금액(1185억원)이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해 통해 이익이었기 때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아직 불확실성이 남아있어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 상정 단계이고 법사위원회의 체계, 자구심사가 남아 있다는 점과 삼성 그룹의 의사결정의 불확실성도 있다"면서 "개인투자자의 경우, 불확실성을 인지하고 투자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 삼성전자의 지분을 매각하는 것이 삼성생명의 기업가치에 이롭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로부터 받았던 배당금이 줄게 되며, 삼성전자를 대체할 좋은 투자자산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난해 삼성생명이 삼성전자로부터 받았던 배당금은 7196억원에 달한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지분은 평가익과 배당수익률이 꾸준히 동반 상승한 우량한 투자자산인데, 이를 대신할 투자자산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계약 감소에 따른 운용자산 성장 둔화와 금리 하락에 따른 보유이원 하락이 보험업 전체의 문제라는 점에서 대체 투자자산을 찾는 것이 향후 중요한 과제로 떠오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angseo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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