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LCD 철수하고 배터리 강화…선택과 집중 사업재편 속도
2020-02-03 13:4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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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지난해 석유화학 시황 둔화와 ESS 화재 충당금 등으로 저조한 성적표를 받은 LG화학이 사업 구조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비핵심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고 폭발적 성장이 예상되는 배터리 사업의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LG화학은 액정표시장치(LCD) 유리기판 사업에서 철수한다고 3일 밝혔다.

회사 측은 "디스플레이 산업 성장에 따른 LCD 유리기판 수요 증가 예상으로 신규투자를 결정했지만, 중국 내 급격한 생산설비 증가 등에 따라 시황이 계속 악화됐다"며 "국내 주요 LCD 생산능력 감소 등으로 사업이 회복세로 전환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철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은 2012년 4월 유리기판 공급능력 확대와 경쟁력 확보를 위해 경기 파주시에 신규 시설투자를 결정했다.

당초 2012년 4월부터 2014년 3월까지 2년간 7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었지만 LG화학은 시황 악화로 LCD 유리기판 증설투자를 집행하지 않았다. 중국의 물량 공세로 LCD 패널 가격이 급락하고 LCD 시장이 갈수록 침체하면서다

LG화학의 이번 소재 사업 재편은 LCD 대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그룹 전략과 궤를 같이한다.

LG화학은 유리기판 사업부와 함께 편광판 사업부도 매각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대신 OLED에 집중하기 위해 지난해 4월 미국 듀폰(DuPont)이 보유한 차세대 OLED인 솔루블(Soluble) OLED의 재료기술을 인수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날 콘퍼런스콜을 통해 "첨단소재 사업 부문은 트렌드 기반의 스페셜티 사업자로 전환하기 위해 선택과 집중을 할 것"이라며 "LCD 유리기판 철수를 결정하고 OLED 중심으로 성장할 계획"이라고 했다

사업 재편에 따른 조직 재정비도 추진 중이다. 지난해 연말부터 첨단소재사업본부의 연구인력을 포함한 200여명 직원들의 인력 재배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인력 중 일부는 전지사업부문으로 투입할 예정으로, 철수를 결정한 LCD 유리기판 사업부 인력도 전환 배치에 나선다.

신성장동력인 전지 사업은 전기차 배터리를 중심으로 추가 투자가 두드러진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증설경쟁이 다시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LG화학도 해외 수주 물량 대응을 위해 신·증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12월 미국 1위 자동차 업체인 GM(General Motors)과 전기차 배터리셀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한 게 대표적이다다. 중국에 이은 두 번째 배터리 합작 생산공장이다.

합작법인은 50대 50 지분으로 양사가 각각 1조원을 출자한다. 단계적으로 총 2조7000억원을 투자해 30GWh 이상의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번 합작법인 설립으로 LG화학은 5개의 자체 생산공장과 2개의 합작 생산공장 등 총 7개의 생산기지를 확보하게 된다.현재 생산거점은 난징을 비롯해 오창(한국)-홀랜드(미국), 브로츠와프(폴란드)로 이어지는 업계 최다 글로벌 4각 생산 체제를 구축했다. 중국에 이어 유럽에 제2공장 건설도 추진 중이다.

LG화학은 지난해 자동차 전지 설비투자에만 3조8000억원을 집행했으며 올해도 3조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설정했다.

전기차 배터리 매출은 지난해 5조원에서 올해 10조원으로 급성장이 예상된다. 배터리 생산 능력은 100GWh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회사 관계자는 "자동차전지 출하 증가에 따른 매출 확대가 이어지고, 신규물량 수율 안정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이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kje13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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