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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미래 안개 속으로…'실적·신용등급·소송' 3중고
김준 대표 찜 배터리 부문, 성장 동력 의문
올해 2조원 영업손실 및 S&P 신용등급 강등
'영업비밀 침해' LG화학과 긴 소송 리스크
공개 2020-11-26 09:30:00
이 기사는 2020년 11월 24일 10:0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노태영 기자] "모든 구성원은 전대미문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
 
김준 대표는 올해 3월 SK이노베이션(096770) 정기 주주총회에서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주총에서 김 사장은 임기 3년의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하지만 이 같은 다짐과 포부에도 현재 경영 상황은 여전히 '위기 국면'에 처해있다. 미래 먹거리로 키우고 있는 배터리 부문의 앞날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올해 대규모 영업적자 전망과 이에 따른 글로벌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 강등, LG화학(051910)과의 지난한 배터리 소송전까지 해결해야 할 현안이 산적하다.
 
김준 대표. 출처/SK이노베이션
 
24일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의 경우 다른 경쟁사보다 한 발 먼저 석유화학 본업을 넘어 사업다각화에 드라이브를 걸어왔다"면서 "문제는 LG화학 등 글로벌 경쟁사를 따라잡기 위한 원활한 대규모 인적·물적 투자인데 실적이 동반되지 않은 상황에서 계속되는 배터리 관련 투자가 무리수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라고 진단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올해 3분기 약 300억원에 이르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초부터 이어진 코로나19 장기화와 글로벌 석유화학 시황 악화가 영향을 미쳤다.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8조4192억원, 영업손실이 29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매출액은 31.5%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출처/DB금융투자
 
특히 올해 영업손실 규모는 2조원이 넘을 것으로 투자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한승재 DB금융투자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영업실적은 시장 컨센서스 1028억원을 하회했다"면서 "4분기 영업실적 역시 3분기와 비슷할 것으로 코로나 2차·3차 확산세가 나타남에 따라 극심한 석유 수요 부진이 지속되고 있으며 글로벌 정제설비들의 가동률 조정 노력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실적 악화 속에서 자금 조달의 기본이 되는 신용등급 전망은 국내외 모두 '부정적'이다. 무엇보다 지난 17일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내렸다. 이유는 실적이었다. S&P 측은 "유가 급락에 따른 재고 관련 손실과 정유 및 석유화학 수요 약화로 인해 올해 상당한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설명했다. 
 
내년 실적 전망과 관련해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후 경기회복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2021년 실적회복도 완만한 수준에 머무를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추가 신용등급 하향도 제시했다. S&P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차입금 비율이 향후 1∼2년간 크게 회복될 징후 없이 4배를 상회할 경우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내 주요 신용평가사들도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을 시사했다. 현금창출력 약화와 신규 투자로 인해 재무부담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2017년부터 배터리사업 중심의 신규 투자 규모가 확대되고 배당금 지급, 자기주식 취득 등 주주가치 제고 목적의 자금소요도 발생하면서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순차입금은 약 10조원(리스부채 포함), 부채비율은 148%로 상승했다.
 
 
 
 
홍석준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당분간 현금창출력을 상회하는 자금지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향후 영업현금 창출 수준과 더불어 자산 매각 등을 통한 적정 투자재원 확보 여부, 신규 사업의 진행 상황과 투자성과, 투자 및 배당정책 등에 따른 재무구조 변화가 불가피하다"라고 내다봤다. 
 
SK이노베이션은 차입금 축소 등 재무 안정성을 위해 알짜 계열사 지분을 팔려고 나섰다. SK이노베이션은 100%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의 지분 매각 작업을 시작했다. 앞서 2015년 MBK파트너스, 2019년 엑손모빌과 인수 협상을 벌였다. 코스피 기업공개(IPO)를 3차례 추진했으나 실패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지분을 매각하기 위해 잠재 인수 후보군에 투자설명서(IM)를 보냈고 국내외 대형 PEF들이 검토에 돌입했다.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 매각 실무를 맡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지분 49% 기준 최소 2조원 안팎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유업 부진이 장기화되는 상황하에 배터리, 분리막 등 2차전지 관련 지출은 매 년 2~3조원 소요되기 때문에 순차입금 증가세는 수년간 지속될 것이다"면서 " 적극적인 자산 유동화, 2차전지 사업 물적 분할 등 중장기 재무적 전략이 요구된다"라고 분석했다.
 
갈 길은 멀지만 영업비밀 침해를 놓고 LG화학과의 지난한 소송전은 또 하나의 리스크로 발목을 잡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4월부터 LG화학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전을 벌여왔다. 올해 2월 조기패소 예비판결이 나오면서 불리한 국면에 놓였다. 두 차례 연기된 후 다음 달 10일 최종 판결이 내려질 예정이다. 조기패소를 결정한 예비판결을 그대로 확정한다면 미국 내 공장 건립은 사실상 진행하기 어렵다. 하지만 미 대통령의 ‘거부권 카드’ 등을 감안하면 이번 소송 리스크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SK이노베이션 입장에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유·무형적 부담이 커지는 셈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실적 반등과 신용등급 관리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LG화학과의 소송전은) 진행 중인 사안으로 덧붙일 말이 없다"라고 말했다. 
 
노태영 기자 no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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