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토막' 난 한진칼3WR 주가…강성부, 주총서 승리 쐐기 박나
조 회장 일가, 상속세 문제 해결에 급급
주주연합, 12명 이사 제안…여론 부담
공개 2020-09-29 09:30:00
이 기사는 2020년 09월 25일 15:54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기범 기자] 한진칼(180640) 경영권 다툼이 주주연합의 우세로 흘러가고 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별다른 수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경영권 분쟁은 소강상태로 접어들며 주가는 가파르게 하락 중이다. 오히려 이제 시장의 관심은 강성부 KCGI 대표가 언제 한진 그룹의 경영권을 가져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4일 한진칼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신주인수권만 떼낸 한진칼 신주인수권부옵션(한진칼 3WR)의 주가(종가 기준)는 전일 대비 14.06% 떨어진 1만1000원을 기록했다. 장중에는 1만250원까지 내려가기도 하는 등 나흘간 30% 가까이 주가가 밀렸다. 이는 강성부 KCGI 대표의 주주연합이 공개매수한 가격의 40%에 불과한 수준이다. 거래량 역시 상당폭 줄었다. 9월 평균 거래량은 1만4345주로 7월 평균 거래량인 31만7791주 대비로는 4.5%수준으로 급감했다. 한진칼 주가도 유사한 모습이다. 지난 4월20일 11만1000원이었던 주가는 24일 6만8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40%가량 급락한 셈이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조 회장 측의 지분 취득이 없는 상태"라면서 "주주연합 역시 어느 정도 승기를 잡았다고 느끼는지 지분을 적극적으로 취득하는 모습은 나타나고 있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진칼 주가는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될 경우 하락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주주연합은 현재 한진칼의 최대주주로서 신주인수권을 포함해 2840만9819주를 보유 중이다. 리픽싱이 없고, BW 발행 후 행사 가능한 신주인수권이 모두 행사됐다고 가정한다면 주주연합의 지분율은 45.23%이다. 반면 조 회장과 우호지분인 델타항공은 2593만3463주를 보유 중이다. 신주인수권 매입 여부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신주인수권 매입이 없다고 가정할 경우, 현재 조 회장과 주주연합은 247만6356주의 지분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분율 격차는 4%다. 만약 조 회장이 주주연합과 동일한 신주인수권을 매입했다면 지분율 격차는 1.32%가 된다. 조 회장은 담보대출을 받은 400억원으로 한진칼3WR을 주주연합이 공개매수한 2만5000원에 매입했을 경우 160만주를 취득 가능하다. 하지만 상속세 납부 문제도 얽혀 있어 단순 산식처럼 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그는 "시장에는 비밀이 없기에 조 회장이 샀다고 하면 이미 다 알았을 것"이라면서 "조달한 400억원은 상속세 대응을 위한 자금으로 쓰였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설명했다. 
 
조 회장을 둘러싼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강 대표의 의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장 내년에 최대주주인 주주연합이 한진칼의 경영권을 획득, 적대적 M&A를 완성하기 위해선 이사회 장악이 요구된다. 
 
이사회 장악은 이사회 구성원의 과반수를 차지해야 한다는 의미다. 과반수를 차지하는 방법은 2가지다. 이사를 교체하던가 아니면 추가적으로 이사를 선임하는 것이다. 
 
한진칼 이사 중 임기 만료가 2021년인 이사는 없다. 그렇기에 이사를 해임해야 하는 상황인데 이사의 해임은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항으로 주주의 2/3 이상이 해임을 찬성해야 한다. 이보다 과반수 찬성이 요구되는 이사 선임이 현실적이다. 한진그룹 정관에는 이사 수 제한에 관한 조항이 없다. 
 
문제는 이사회를 장악하려면 12명의 이사를 선임해야 한다는 것이다. 추가적으로 12명의 이사가 선임될 경우, 내년 한진칼 이사회는 23명에 달할 예정이다. 우리나라 1위 기업인 삼성전자(005930)가 11명의 이사로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상당히 많은 숫자다.  
 
따라서 여론 부담이 만만찮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진칼의 주요 계열사인 대한항공(003490)은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아 직원들이 임금을 삭감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또한 코로나19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여론 부담을 떠안은 채 이사회를 장악할 필요가 있는지도 의문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주주총회까지 6개월가량 남았기에 현 상황에서 판단은 이르다"면서 "중요한 사실은 내년 주주총회의 키는 강 대표에게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금감원 전자공시
 
박기범 기자 partner@etomato.com
 
제보하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