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 조기상환 가능성' 높아진 대한항공, 유동성 부담 어찌할꼬
신탁원본 회수실적 저하…조기지급 가능성↑
현금창출력 중요…코로나19로 하락 불가피
공개 2020-03-18 09:10:00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3일 18:4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안정적인 자금조달 방안 중 하나였던 항공운임채권 유동화(ABS)가 대한항공(003490)의 유동성 관리에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확산세로 장래 매출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 조기 상환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영업현금창출력에 의존하고 있는 차입금 상환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래에 발생할 항공운임채권이 기초자산인 항공운임채권 ABS는 2009년 이후 국내 항공사의 중요한 자금조달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대한항공 역시 이를 통해 2조25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지난 1월 말 기준 칼제십팔차유동화전문, 칼제십구차유동화전문, 칼제이십일차유동화전문, 칼제이십이차유동화전문, 칼제이십사차유동화전문의 항공운임채권 ABS가 발행 중이며 월말 잔액은 1조3344억원이다.
 
장래매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만큼 트리거를 설정, ABS의 상환 안전성을 제고한다. 일반적으로 트리거는 매출액 하락 정도에 따라 △자산보유자(항공사)에 대한 가지급 중단 △자산보유자 추가신탁 △발행 중인 ABS의 조기지급 개시로 이뤄진다. 조기지급의 경우 ABS원리금이 전액 상환될 때까지 장기간 가지급이 중단되기 때문에 자산보유자에게는 가장 큰 타격이 된다.
 
인천국제공항을 통한 대한항공 여객 수송실적. 출처/한국신용평가
 
문제는 코로나19확산으로 인해 장래 매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2월 국제선 여객 수는 13만1983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6.6% 감소했다. 세계 110여개국에서 한국인 격리조치와 입국제한 등이 시행되고 북미·유럽·중동 등으로 확산되면서 전체 여객 노선 124개 중 89개가 운휴에 들어가는 등 이달 들어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인천국제공항을 통한 대한항공의 운송객 수는 3월 첫째 주 기준 1년 전보다 약 70%가 줄었다. 한국항공협회는 2월 넷째주 국제선 여객 수 65만2626명을 기준으로 피해 규모를 산출, 올 상반기까지 국적항공사의 피해액이 5조875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영향으로 항공운임채권 ABS 신탁원본 회수실적이 크게 저하됐다. 칼제십구차는 72.4%, 칼제이십일차는 43.1%, 칼제이십이차는 51.9%, 칼제이십사차는 57.8% 각각 전월 대비 감소했다. 필요적립액 대비 2월 회수실적은 칼제십구차 1.9배, 칼제이십일차 3.8배, 칼제이십이차 2.9배, 칼제이십사차 2.8배로 특히 칼제십구차와 칼제이십이차, 칼제이십사차는 조기지급 트리거인 2.9배 이하이다. 만약 이 같은 상황이 3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해당 ABS를 조기 상환해야 한다. 칼제십구차의 잔액은 3100억원, 칼제이십일차는 2400억원, 칼제이십사차는 5000억원이다.
 
물론 트리거는 단계별로 존재, 단번에 조기지급으로 이어지진 않겠지만 가지급중단, 추가신탁 등도 대한항공에게는 부담일 수밖에 없다.
 
 
 
여기다 대한항공의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810%다. 1년 이내에 갚아야 하는 단기금융부채는 지난해 9월 말 연결 기준 4조5219억원에 달했다. 대한항공은 투자설명서를 통해 단기금융부채가 유동자산보다 많기 때문에 연간 약 2조원의 현금창출력을 통해 대응한다고 밝혔는데 만약 항공운임채권 ABS의 조기지급이 확정되면 영업현금흐름의 상당 부분이 ABS 상환에 쓰여 단기금융부채 대응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더구나 코로나19로 인해 수익 및 이익창출력의 급격한 저하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대한항공이 제시한 연간 2조원의 현금창출력을 달성하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대항항공 관계자는 “뭐라 할 말이 없다”라며 “코로나19사태가 빨리 해결되길 바라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신용평가는 대한항공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BBB+(안정적)에서 BBB+(하향검토)로 변경하면서 뚜렷한 개선사항이 없을 경우 6개월 내 신용등급이 조정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칼제십구차유동화전문, 칼제이십일차유동화전문, 칼제이십이차유동화전문, 칼제이십사차유동화전문 등 대한항공의 항공운임채권 ABS도 하향검토 워치리스트에 등록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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