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현장
‘소부장 특례 2호’ 서남, “우리가 세계 최고”
“업계 동급 업체 대비 생산량 10배”…“올해 흑자전환 가능”
공개 2020-02-03 15:2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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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김태호 기자] “국내 유일 2세대 고온초전도 선재 제조기업으로, 세계 유수의 라이벌 업체보다도 생산성·효율성 높은 제조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3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서남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문승현 서남 대표이사는 자사의 기술력을 이같이 자랑했다.
 
3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서남 기업공개(IPO) 간담회에서 문승현 서남 대표이사가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태호
 
서남은 2세대 고온초전도 선재(Wire)를 제조하는 기업이다. 매출의 99%가 해당 제품에서 발생한다.
 
일단 초전도 선재(Wire)는 말 그대로 초전도체를 이용해 만든 전선이다. 초전도체는 일정 온도 이하로 내려가는 등 특정 조건을 갖췄을 때 전기저항이 ‘제로(0)’가 되는 물질을 말한다. 전력손실이 발생하지 않아 이른바 ‘꿈의 물질’이라고 불린다. 교과서 등에서 접해온 공중부양 자석도 초전도체 원리 응용에서 비롯되는 현상이다.
 
초전도선재는 크게 저온과 고온으로 나뉜다. 저온 초전도 선재는 병원의 자기공명영상촬영장치(MRI) 등에 이용되며, 초전도현상이 나타나는 지점까지 온도를 낮추기 위해 1리터에 2만원이 넘는 액체헬륨을 사용한다. 반면, 고온 초전도 선재는 헬륨 대비 약 200분의 1 이상 저렴한 액체질소를 이용하므로 생산비용이 더 저렴하다. 게다가 냉각온도도 높으므로 활용처도 크게 넓어진다.
 
고온초전도체는 다시 1세대와 2세대로 분류된다. 1세대는 은을 이용하므로 단가가 비싸고 강도가 약하다. 반면 2세대는 일반 금속을 이용해 코팅하므로 보다 저렴하고 강하다. 서남에 따르면, 현재 2세대 초전도체를 제작하는 회사는 세계에서 약 20개 내외가 있다.
 
서남은 자사 기술이 업계 최상위권(Tier 1)이라고 자부한다. 현재 초전도 선재 업계는 본격적인 양산체제를 누가 먼저 구축하느냐를 두고 경쟁하는 시점에 와있는데, 서남은 자사의 독자적 증착기술 'RCE-DR'이 라이벌 기업인 슈퍼파워(Superpower)나 AMSC 보유 기술보다 생산성 및 효율성 측면에서 우수하다고 설명한다. 현재 서남은 제반 기술에 대한 지적재산권도 한국, 미국, 중국, 유럽, 일본, 러시아 등으로부터 확보한 상태다.
 
문승현 대표는 “자사의 초전도층 공정은 완전히 독자적인 기술이며 생산성이 타사 대비 2배에서 10배가량 우수하므로, 대량생산에 들어갈 경우 가격경쟁력이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라며 “다수의 특허를 보유했을 뿐만 아니라 기술실현의 난이도가 매우 높아 모방도 거의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서남에 따르면, 초전도선재는 현재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다. 지난해 11월 한국전력(015760)은 세계 최초로 흥덕~신갈 변전소 1.1킬로미터(km) 구간을 초전도케이블로 연결했다. 1km 연결에 필요한 초전도선재 길이는 약 100km며, 서남이 납품했다. 현재 한전은 역곡~온수의 1.6km 구간의 초전도 송전사업과 문산~선유 간 2km구간 송전플랫폼 사업을 추가로 추진하고 있다. 올해 시작될 예정이다.
 
이호엽 서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서남이 국내 유일 2세대 초전도선재 제조업체로 있고, 현재 상용화 중인 흥덕~신갈 구간에도 참여한 만큼, 이후의 한전 프로젝트에서도 수주를 따낼 확률이 매우 높다”라며 “매출은 흥덕~신갈보다 4.5배 늘어날 것이며, 환산하면 대략 80억원 내외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에 따르면, 해외에서도 초전도케이블 상용화 움직임이 있다. 중국 장수시에서 250m 초전도 케이블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현재 서남이 공급을 협상하고 있다. 독일도 뮌헨시의 약 6km 구간에 초전도 케이블을 설치하는 프로젝트의 최종 승인을 앞두고 있다. 서남은 이 사업에 제조 파트너로 참여한다.
 
문승현 대표는 “한전 국정감사 결과를 보면,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송전손실이 가장 적은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송전손실량은 1조8000억원에 이른다”라며 “초전도 케이블은 이 같은 손실을 대폭 줄일 수 있기 때문에 향후 관련 프로젝트는 전 세계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비전 때문에, 서남은 현재 매출 기준 세계 1위의 반도체 장비업체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Applied Materials)와 그 산하 벤처캐피탈(VC)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거래도 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손익분기점(BEP)를 넘지 못해 영업이익 적자를 시현하고 있다. 2019년도 적자일 것으로 전망된다. 서남에 따르면, 2019년도 매출액은 직전연도 대비 70%가량 급감한 14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호엽 CFO는 “지난해 매출액이 급감한 이유는 한전 관련 프로젝트와 러시아 한류기 관련 프로젝트가 순연됐기 때문”이라며 “매출이 5~6개월 딜레이 됐지만 해당 프로젝트는 없어진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서남은 금번 공모자금의 65%인 60억원 내외를 시설투자비에 사용해, 생산량을 현재의 2배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사세를 확장해, 2022년 매출을 약 300억원으로 늘릴 예정이다. 영업이익률도 2020년 21%에서 2022년 43%로 급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 CFO는 “당사 손익분기점(BEP)이 매출 60억~70억원 수준이므로, 이를 넘어서면 고정비 부담이 낮아져 영업이익률이 크게 뛸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문승현 대표도 “초전도선재에서 초전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1.5%에 불과하므로, BEP를 넘어가는 순간 재료비 비중이 적어지기 때문에 이익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라고 해설을 덧붙였다.
 
서남은 기술특례상장으로 오는 20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예정이다.
 
김태호 기자 oldcokewa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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