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로 세상보기
투명회계를 위한 경영자와 공인회계사의 역할
공개 2019-10-18 08:30:00
이 기사는 2019년 10월 15일 08:0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전규안 전문위원] '회계'와 '회계감사'는 어떻게 다를까? 회계는 회계정보이용자가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재무제표를 작성해서 전달하는 것을 말한다. 반면에 회계감사는 기업이 만든 재무제표가 회계기준에 의해 제대로 작성되었는가를 공인회계사가 확인하는 것을 말한다. 회계의 영어 표현인 'accounting'은 'count(숫자를 세다)'에서 유래한 것으로서 회계는 '숫자(화폐)로 표현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회계감사의 영어 표현인 'auditing'은 라틴어 'audire(듣다)'에서 유래한 것으로서 오디오(audio)와 어원이 같다. 회계감사의 어원이 "듣다"에서 유래한 것은 과거 통치자들이 회계기록을 눈으로 보기보다 귀로 들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경영자는 자기 책임하에 기업의 경영성과와 재무상태를 나타내는 재무제표를 '회계기준'에 의해 작성한다. 감사인(회계법인과 감사반)은 경영자가 작성한 재무제표가 회계기준에 의해 제대로 작성되는가를 '회계감사기준'에 의해 회계감사를 수행하고 감사의견을 표명한다. 너무나 당연한 이러한 과정에서 그동안 문제가 된 것은 공인회계사에 의한 재무제표의 대리작성이다. 
 
공인회계사가 회사의 재무제표를 대신 작성해주면 공인회계사의 '생명'이라고 할 수 있는 '독립성'이 훼손되므로 절대로 해서는 안 됨에도 불구하고 과거에는 이를 위반한 경우가 있었다. 특히 현금흐름표와 주석의 경우에는 공인회계사가 대신 작성해주는 경우가 적지 않았었다. 따라서 정부에서는 2014년부터 상장법인과 자산이 1천억원 이상인 비상장법인은 감사인에게 제출한 '감사전(前) 재무제표'를 증권선물위원회에도 동시에 제출하도록 함으로써 '재무제표 대리작성 금지'를 위한 조치를 취해 오고 있다. 지난 9월의 금융감독원 보도자료에 의하면 감사전 재무제표를 증권선물위원회에 제출하지 않거나 지연 제출한 상장법인이 39개(1.8%)이고 비상장기업이 107개(4.0%)이다. 매년 감소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적지 않은 수가 존재하고 있다.
 
기업이 재무제표를 스스로 작성하기 위해서는 회계전문가의 고용이 필수적이다. 만약 기업의 사정상 회계전문가를 고용하지 못한다면 회계감사를 받지 않는 제3의 공인회계사에게 재무제표 작성을 맡기는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물론 이러한 경우에 추가적인 비용이 소요되므로 기업에게는 부담이 되지만 기업이 스스로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한편 공인회계사는 어떠한 경우든 기업의 재무제표를 대신 작성해서는 안 되며, 기업이 작성한 재무제표를 독립적인 외부감사인의 입장에서 회계감사를 철저히 하여야 한다. 이렇게 경영자와 공인회계사가 각자에게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때 우리나라의 회계 투명성이 향상되는 것이다. 
 
현실에서는 재무제표의 작성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특히 현재 우리나라에서 상장법인과 금융회사가 채택하고 있는 국제회계기준(K-IFRS)은 '원칙중심의 회계기준'이므로 기본원칙만 제시하고 명확한 회계 처리를 규정하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우에는 기업에서 판단할 능력을 갖춘 회계전문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다. 따라서 AI, 빅데이터, IoT 등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회계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경영자는 기업 내에서 회계에 대한 투자가 결국 기업가치를 증가시켜 이해관계자에게 도움이 됨을 인식하여야 한다.
 
경영자와 공인회계사가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면 회계 투명성 최하위라는 불명예는 다시는 없을 것이다. 그러한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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