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사업 '역마진' 지속되는 현대건설…반전 가능성은?
성과 올린 수주…아쉬운 원가율
공개 2019-08-06 09:00:00
이 기사는 2019년 08월 01일 08:3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상반기 양호한 실적으로 영업이익 1조 클럽 재진입을 노리는 현대건설(000720)의 해외 원가율이 주목받고 있다. 수주에서 성과가 나고 있는 상황에서 수익성에 영향을 미치는 원가율이 해외를 중심으로 나쁜 수치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잠정 경영실적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매출 8조5595억원, 영업이익 4503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각각 10%, 2.5% 증가한 성적표를 받았다.
 
쿠웨이트 알주르 LNG 터미널 공사, 사우디아라비아 우쓰마니아 에탄 회수처리 시설 공사 등 해외 대형공사의 공정 본격화와 국내 주택 매출 증가가 성장세로 이어졌다.
 
상반기 현대건설 지역·공종별 신규 수주 현황. 출처/현대건설

특히 해외수주가 긍정적이다.
 
3억2000억원 규모의 사우디 마잔 프로젝트를 따내며 해외에서만 5조218억원의 신규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9.3%가 늘어난 것이다. 국내 신규수주가 6조4623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5.9% 줄었음에도 전체 수주액은 11조4841억원으로 18.8% 증가했다.
 
건설사 먹거리인 수주잔고도 자연스럽게 늘었다. 해외 수주잔고는 23조8096억원으로 지난해말보다 5.1% 증가했다. 전체 수주잔고는 58조7389억원으로 약 3.5년 치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다.
 
하반기 수주 전망도 나쁘지 않다. 이라크 물류정공급시설 및 발전소, 파나마 메트로, 알제리 복합화력발전소, 카타르 LNG 등에서 가시적 성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옥의 티 된 해외 원가율
 
100%가 넘는 해외 원가율은 아쉽다.
 
현대건설의 해외 원가율은 2017년과 2018년 각각 102.2%, 104%를 기록했다. 올해 상황도 좋지 않다. 상반기 해외 원가율은 100.2%로 추정됐다. 원가율이 100%를 넘으면 사업이 손해를 보고 있다는 말인데 2017년부터 현재까지 해외 프로젝트는 손실을 보고 있는 셈이다.
 
현대건설 매출 원가율 현황. 출처/나이스신용평가

다만, 지난해 원가가 추가됐던 사업들이 연내 준공을 앞두고 있는 데다가 올해 신규 수주한 사업의 매출화가 진행되면 해외 원가율은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측됐다.
 
이와 관련 현대건설 관계자는 “UAE 원전 소송 비용 400억원 반영이 원가율에 악영향을 줬다”라며 “일회성 요인이 사라지면 원가율은 정상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건설업계는 해외 원가율이 높은 문제는 특정 건설사의 문제 만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2000년대 중반 유동성 위기를 느껴 과도한 출혈 경쟁에 돌입해 따냈던 저가수주들이 2010년 이후 수익성 악화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설명이다.
 
실제 해외 사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SK건설의 해외 원가율은 2017년 103.8%, 2018년 129.4%를 기록하고 있다. 과거 수주했던 쿠웨이트와 칠레, 베트남 등 프로젝트의 원가가 증가한 영향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원가율의 경우 과거 물량이 소진돼야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라며 “현재는 과거를 거울삼아 선별수주에 나서고 있는 만큼, 부실한 해외 사업 물량이 마무리되면 원가율이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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