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투자 점검)②스타트업 돕던 AC, 직접 창업까지…이해상충 과제
지난해 AC 경영지배목적 투자 규제 완화
새 분야 기획 창업, 이해상충 여부 살펴야
공개 2026-10-13 06:50:00
이 기사는 2026년 10월 08일 17:06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초기투자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투자 확대를 뒷받침할 성과평가와 관리체계는 점검이 필요하다. 투자금액과 보육실적뿐 아니라 회수·청산 성과, 운용 과정의 이해상충 가능성, 창업지원 사업 개편의 근거까지 함께 살펴봐야 한다. <IB토마토>는 초기투자 시장의 성장을 평가하고 이면에 남아 있는 제도 공백과 개선 과제, 쟁점 등을 짚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윤상록 기자]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키우던 액셀러레이터(AC)가 직접 회사를 세우는 '벤처스튜디오'로 역할을 넓히면서 이해상충 관리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경영지배 목적 투자 요건이 완화되면서 투자·보육 역량을 창업 단계부터 활용할 여지가 커졌지만 직접 세운 회사가 기존 투자기업의 경쟁자가 될 수 있어서다. 기업을 지원하며 얻은 정보의 활용 범위부터 인력·자금 배분, 출자자(LP) 자금의 투자 기준까지 성장 지원과 이해상충을 가르는 원칙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AI제작·IB토마토)
 

AC, 초기창업기업 투자 문 넓어졌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벤처투자법 시행령 개정으로 창업기획자의 경영지배 목적 투자 요건이 완화됐다. 종전에는 창업기획자가 직접 선발하거나 보육한 초기창업기업에 한해 경영지배 목적 투자를 인정했지만, 개정 이후에는 직접 선발·보육하지 않은 초기창업기업 투자도 허용됐다. 

 

개정이유는 초기창업기업 등에 안정적으로 투자금을 공급하기 위해 전문 개인투자자·민간 재간접 벤처투자조합의 등록요건을 완화하고, 벤처기업 등의 인수·합병(M&A)을 활성화하기 위해 벤처투자회사 및 벤처투자조합 등의 투자행위와 관련된 제한 규정을 정비하기 위함이다. 

 

벤처스튜디오는 이미 설립된 스타트업을 찾아 투자하는 기존 방식과는 다르다. 투자자가 유망한 기업을 발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장에서 사업 기회를 발굴해 아이디어를 만들고 창업자와 팀을 구성해 직접 회사를 세우는 방식이다. 초기 자금 투자뿐 아니라 ▲제품·서비스 개발 ▲후속 투자 유치 ▲경영까지 함께하는 공동창업자 역할을 한다.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초기투자AC협회)는 지난달 '벤처스튜디오 인사이트 세미나'를 개최했다. 벤처스튜디오 모델의 국내 선행 사례를 공유하고, AC 맞춤형 추진 방안과 실질적인 도입 전략을 모색하기 위함이다. 벤처스튜디오 관련된 정책·법률적 관점의 쟁점 검토부터 현장 적용 사례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사진=국가법령정보센터)

 

문 열린 벤처스튜디오…LP 자금 투입은 별도 문제

 

AC가 직접 설립한 회사와 기존 투자·보육 기업이 경쟁한다면 양쪽을 돕는 역할이 충돌할 여지가 있다. 한쪽 회사의 주요 주주이면서 다른 회사의 투자자일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회사에 인력이나 투자 기회를 먼저 제공하느냐에 따라 이해가 엇갈릴 수도 있다. 다만 업종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이해상충을 단정하기보다 실제 제품과 고객이 얼마나 겹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기업을 돕는 과정에서 알게 된 정보도 확인할 부분이다. AC는 투자 검토나 보육 과정에서 기업의 사업계획과 기술, 고객 정보를 접할 수 있다. 이후 비슷한 사업을 직접 시작한다면 기존 기업의 정보가 활용됐는지를 두고 이견이 생길 여지가 있다. 누가 어떤 목적으로 정보를 제공받았고 어디까지 사용하기로 했는지 확인하면 판단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새 사업의 기획 과정도 함께 점검할 대목이다.

 

출자자(LP) 보호를 위해서는 누구의 돈을 쓰는지도 구분할 필요가 있다. AC의 자기자본으로 회사를 설립하는 것과 출자자들이 조합에 맡긴 돈을 투자하는 것은 별개다. 조합 자금 투입 여부는 법령과 조합 규약에 따라 확인할 사항이다. 회사 가치를 얼마로 평가했는지, 투자조건은 어떤지, 이해관계자가 결정에 참여하는지도 살펴볼 부분이다. 

 

AC가 완전히 새로운 사업을 만드는 경우와 기존에 보육하던 기업과 연관된 회사를 만드는 경우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직접 만든 회사의 성장과 함께 기존 기업에 대한 지원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사업 분야에 따라 AC의 인력과 자금 배분 기준이 달라지는지도 점검할 대목이다.

 

한 AC 대표는 <IB토마토>에 "AC가 기업 대상 투자·보육을 하면서 새로운 사업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 해당 분야 스타트업이 없는 경우 기획창업을 하는 게 원칙"이라며 "스타트업이 특정 분야에서 플레이를 하고 있는데 AC가 그 분야 기획창업을 하는 건 개인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윤상록 기자 ys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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