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분할 앞두고 또 주주 설득…계열 지원과 주주환원 사이
노조 반대 속 추가 소통 검토…2차 간담회 개최는 미정
이사회 비경상 안건 85%가 자회사 관련…본업 성장 집중
분할 후 계열 지원·성장 투자·주주환원 배분안이 관건
공개 2026-10-12 07:40:00
이 기사는 2026년 10월 07일 18:08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규리 기자] 카카오(035720)가 연내 인적분할 안건의 주주총회 통과를 위해 주주 설득에 또다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분할 발표 이후 주가 하락과 노조의 반대 주주 결집이 겹치면서 추가 소통의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회사는 계열사 관리에 밀렸던 본체의 성장 전략을 되살리겠다는 분할 취지를 넘어 주주가치 개선을 뒷받침 할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제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올해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이 종료되는 만큼 분할 이후 계열사 지원과 신규 성장사업에 재원을 어떻게 배분하고 양사의 사업·투자 성과를 주주환원으로 연결할지가 주주 설득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사진=카카오)
 
투자·사업 기능 분리…추가 주주 소통 방안 검토
 
7일 재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오는 12월17일 인적분할 안건을 다룰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추가 주주 소통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카카오 노조가 국민연금에 면담을 요청하는 등 분할 반대 입장을 대외적으로 전달하기 시작하면서 2차 주주간담회 개최 여부도 관심사로 떠오른다. 예정대로 주주총회 승인을 받으면 카카오는 내년 1월1일 카카오X와 카카오AI로 분할할 계획이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달 21일 인적분할과 관련한 온라인 소액주주 간담회를 진행했다. 그러나 카카오 노조 등은 이미 정해진 결론을 다시 통보하는 데 그쳤다고 비판했다. 분할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것만으로는 주주들의 우려를 해소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내부에서도 추가 소통의 필요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카카오 노조)가 인적분할에 대한 반대 입장과 우려를 전달하기 위해 국민연금에 면담을 요청하면서 주주 설득 부담이 더해지고 있다.
 
카카오 노조 측은 대외적으로 "회신과 일정 조율을 기다리고 있다"며 "이번 분할이 카카오의 장기적인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인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카카오가 인적분할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자회사 관리에 집중됐던 경영자원을 본체의 성장사업으로 돌려야 한다는 경영진의 판단이 자리하고 있다. 실제 최근 5년간 카카오 이사회 비경상 안건 27건 가운데 자회사 관련 안건은 23건으로 85.2%에 달했다. 지난해 투자심의기구 안건도 32건 중 27건이 자회사 관련 사안으로 전체의 84.4%를 차지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이용자 기반을 활용해 다양한 사업에 진출하면서 사업회사와 계열사 관리 기능을 동시에 수행해 왔다. 초기에는 플랫폼과 신규 사업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외형을 확대했지만, 그룹 규모가 커진 이후에는 자회사 자본 확충과 투자계약 대응 등 재무 현안을 처리하는 데 경영자원이 투입됐다.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고 사업모델을 구체화해야 할 본체가 사실상 지주사 역할까지 맡으면서 자체 성장사업에 집중하기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특히 적자가 확대된 게임 계열사의 증자와 재무적투자자(FI)의 투자 만기에 따른 자금 투입, 재무 상황이 악화된 계열사에 대한 대여금 지원 등이 대표적인 부담으로 꼽힌다. 계열사의 재무 상황이나 투자계약 일정에 맞춰 자금을 집행해야 하는 구조에서는 본체가 창출한 현금을 자체 성장사업에 우선 배분하기 어려워진다. 자회사 지원에 대한 의사결정이 반복되면서 AI 서비스와 광고·커머스의 확장 전략에 집중할 여력도 제한된 것이다.
 
결국 회사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존속법인 카카오X(투자사)와 신설법인 카카오AI(사업회사)의 역할을 나눠 투자회사와 사업회사의 기능을 명확하게 구분하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 측은 <IB토마토>에 "추가적인 소액주주 간담회 일정 등은 내부 협의 중"이라며 "인적분할 이후에는 매출, 수익성, 투자집행, 주주환원 등 핵심지표와 자본배분 원칙을 정례적으로 공개하고 국내외 기업설명회와 주주 소통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X, 자산 유동화로 투자·환원 재원 확보…계열사 지원 부담은 남아
 
 
 
카카오AI에는 카카오톡과 광고·커머스, AI 에이전트 사업 등을 배치한다. 카카오X는 금융·콘텐츠·모빌리티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면서 기존 사업의 가치를 높이고 새로운 투자 기회를 발굴한다. 카카오톡 사업에서 발생하는 현금을 AI와 플랫폼 고도화에 재투자할 수 있도록 자본배분 체계를 나누는 것이 핵심이다.
 
카카오X 대표에 김도영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대표 겸 CA협의체 그룹투자전략실장을 내정한 것도 이 같은 역할 분담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투자은행(IB)과 기업 재무 경험을 갖춘 인물에게 계열사 투자와 자본배분을 맡기고 정신아 대표가 이끄는 카카오AI는 서비스 개발과 사업 실행에 집중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카카오는 카카오X를 법적 지주회사로 전환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분할 이후에는 기존 CA협의체와 같은 공동 조직 없이 양사가 독립적으로 경영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카카오의 2024~2026년 3개년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이 올해로 종료되는 만큼 분할 이후에는 각 회사의 현금창출 구조에 맞는 환원 정책이 적용될 예정이다. 카카오AI는 사업에서 창출한 잉여현금흐름(FCF)을 기반으로, 카카오X는 자회사 배당금과 투자차익을 바탕으로 주주환원 재원을 마련하는 방식이다.
 
기존 카카오가 보유한 현금 약 2조 3000억원은 카카오AI로 이전된다. 이 금액에는 커머스 고객 예수금 약 1조 8500억원이 포함돼 있다. 카카오X는 카카오인베스트먼트를 흡수합병해 해당 회사가 보유한 현금과 투자자산을 활용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카카오X의 투자와 주주환원 재원 마련은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 지분 매각대금과 SK텔레콤(017670)·카도카와 등 투자자산의 유동화 자금이 꼽힌다.
 
앞서 김 대표 내정자 역시 "기존 카카오가 보유한 현금 2조 3000억원이 카카오AI로 이전되는 만큼 카카오X의 투자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카카오인베스트먼트의 현금과 투자자산을 합병해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다만, 분할 이후 카카오X가 기존 투자와 계열사 관리 책임을 맡게 되면서 주주환원 재원까지 확보할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자회사 실적이 부진하거나 FI 투자계약에 따른 자금 수요가 발생하면 신규 사업에 앞서 기존 계열사를 지원해야 할 수 있다. 결국 추가 출자와 대여금 지원이 반복되면 주주환원에 활용할 재원이 줄어들면서 시장이 기대하는 환원 확대에도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얘기다.
 
카카오 측은 <IB토마토>에 "카카오AI는 별도 조정 잉여현금흐름(FCF)의 20~35%를 기본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하고 추가 FCF가 확대되면 최대 40%까지 활용할 예정"이라며 "카카오X는 자회사 배당금의 30%와 투자차익의 30%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규리 기자 kk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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