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자액 줄인 큰손들, 중형 GP 쟁탈전 가열
교직원공제회 출자 57% 줄이고 중·소형 리그 신설
중형 GP에 수요 몰려도 추가 매칭자금 확보 부담
공개 2026-09-22 07:40:00
이 기사는 2026년 09월 18일 15:14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송혜림 기자] 연기금과 공제회가 사모펀드 출자 규모를 줄이면서도 중소형 운용사에는 문을 넓히고 있다. 국민성장펀드가 주요 운용사를 선점한 가운데 기관 자금의 무게중심이 대형사에서 중형사로 옮겨가면서 검증된 중형 GP(위탁운용사)를 확보하려는 출자기관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다만 운용사 입장에서는 기관별 출자 단위가 작아져 펀드를 결성하려면 더 많은 LP(유한책임출자자)를 끌어모아야 하는 부담이 커졌다.
 
(그래픽=AI 제작·IB토마토)
 
한국교직원공제회, 블라인드 PEF 운용사당 출자 52% 축소
 
18일 금융투자(IB) 업계에 따르면 한국교직원공제회는 최근 30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 사모펀드(PEF) 위탁 운용사 선정 공고를 냈다. 출자 규모는 기존 7000억원에서 57% 줄이고 대형 펀드 중심의 단일 선발 구조를 중·소형 리그로 세분화했다. 운용사당 출자 단위를 낮춰 중소형 GP까지 선정 범위를 넓혔다.
 
 
선정 운용사 수는 지난해 10개사 이내에서 올해 9개사 이내로 한 곳 줄어드는 데 그쳤다. 총출자액을 선정 가능 운용사 수로 나눈 산술평균 출자 여력은 지난해 한 곳당 700억원에서 올해 약 333억원으로 52.4% 감소한다.
 
올해는 출자 사업을 중형과 소형 리그로 나눴다. 중형 리그에는 총 1500억원을 배정해 최대 3개사를 선정하고 운용사별로 500억원 이내를 출자한다. 소형 리그에는 나머지 1500억원을 배정해 최대 6개사를 선정하며 운용사별 출자 한도는 250억원이다.
 
지난해에는 운용사가 400억~1000억원 범위에서 출자액을 제안할 수 있었다. 최종 출자액은 펀드 결성 규모의 25%를 넘을 수 없었지만 운용사 한 곳이 최대 1000억원을 받을 수 있는 구조였다. 올해는 운용사별 출자 한도가 중형 500억원, 소형 250억원으로 낮아지면서 출자금이 보다 많은 GP에 분산되도록 기획했다.
 
펀드 결성 규모 요건도 달라졌다. 지난해에는 2000억원 이상이라는 하한만 있었을 뿐 별도의 상한을 두지 않았다. 다만 올해는 중형 리그의 결성 규모를 2000억원 이상 4000억원 미만으로 제한했다. 소형 리그는 1000억원 이상 2000억원 미만이다. 4000억원 이상 대형 펀드는 지원 대상에서 사실상 제외한 반면, 지난해 참여할 수 없었던 1000억~2000억원 미만 펀드에는 지원 기회를 열었다.
 
이에 대해 교직원공제회 측은 <IB토마토>에 "본회 및 시장상황을 감안하여 출자사업을 진행하므로 출자규모 및 리그형태는 당시 상황에 맞추어 변동된다"라면서 "심사의 공정성과 운용사들의 영업상 비밀 보호를 위해 지원 GP 명단은 비공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출자 규모 줄이고 중형 GP로 눈 돌리는 LP들
 
올해는 교직원공제회뿐만 아니라 다른 LP도 PE 출자액을 연달아 줄이고 있다. 군인공제회 또한 지난 7월 국내 사모펀드(PE)와 벤처캐피털(VC) 블라인드펀드에 총 300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PE 분야에 2000억원, VC 분야에 1000억원을 배정해 모두 18곳 안팎의 운용사를 선정한다.
 
올해 위탁 운용 규모는 5000억원가량으로 지난해보다 200억원 늘었지만, 정기 출자 규모는 지난해보다 1800억원 줄었다. 군인공제회는 지난해 PE 3400억원, VC 1400억원 등 총 4800억원을 출자해 운용사 20곳을 선정한 바 있다.
 
국민연금의 경우 올해 10월 중형 PEF를 중심으로 국내 PEF 출자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의 경우 지난해 PEF 출자 사업을 중단했다가 2년 만에 재개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선 기금운용본부장(CIO) 인선이 마무리된 이후 출자 사업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 국내 LP들은 PEF 출자 계획이 없다고 알려왔지만 하반기 들어 규모를 줄여서라도 위탁운용사 선정에 나서는 모습이다. 통상 PEF는 기존 투자자산을 매각해 회수한 자금을 다시 출자하는 구조다. 다만 최근 인수·합병(M&A) 시장 침체로 회수 기간이 길어지면서 신규 출자에 투자할 재원이 묶여버렸다. 고려아연(010130)과 홈플러스 등 일부 투자 논란까지 불거지며 기관투자자들이 대규모 출자에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는 교직원공제회가 소형 리그를 신설하고 국민연금도 중형 PEF를 중심으로 출자를 재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소형 GP에는 기회가 열릴 전망이다. 전체 출자 규모는 줄어들더라도 선정 대상을 중소형 운용사로 넓히면 대형 GP에 집중됐던 기관 자금이 분산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대규모 정책금융으로 추진하는 국민성장펀드 역시 출자 시장 재편에 한몫한다. 이번 간접투자 자펀드가 초 예상 결성액의 두 배가량인 10조~11조원 규모로 결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5월 선정된 1차 GP들이 최소 결성금액을 넘어서는 하드캡 수준까지 자금을 확보한 데 이어 2차 출자 사업 역시 운용사들이 몰리며 9.3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다만 국민성장펀드 출자 사업에 중소형 운용사들이 대거 지원하면서 정책자금 유치에 실패한 하우스도 쏟아졌다. 이에 공제회와 연기금 등 기존 LP들이 이미 자금 모집을 상당 부분 마친 대형 GP보다 추가 자금 수요가 남아 있는 중형 GP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교직원공제회 출자 사업에도 국민성장펀드 운용사 선정에서 탈락한 GP들이 다수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제회와 연기금의 출자 수요가 중형 GP에 겹치면 대형과 중형 간 자금조달 양극화는 완화될 수 있다. 반면 안정적인 중형 GP를 모시려는 LP 간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수 있다. 여기에 교직원공제회처럼 LP들이 전체 출자액과 운용사별 출자 한도를 동시에 낮추면 GP는 펀드 결성에 필요한 매칭 자금 확보를 위해 더 많은 기관을 유치해야 한다.
 
IB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대형 정책자금이 주요 운용사를 선점한 상황에서 공제회와 연기금까지 중형 시장으로 출자 대상을 넓히면서 검증된 중형 GP를 둘러싼 LP 간 경쟁은 치열해질 가능성이 있다"라며 "다만 개별 LP의 출자 단위가 줄어든 만큼 운용사로서는 더 많은 기관을 유치해야 하는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송혜림 기자 divi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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