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전기로 늘릴수록 전기료 부담…저탄소 전환의 역설
전기·연료비 비중 13~14%…매출 늘어도 적자 지속
전기로 가동 확대에 전기요금 부담 가중
저탄소 전환 필수인데 비용 부담은 확대
공개 2026-08-06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8월 03일 18:37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현대제철(004020)이 저탄소 철강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기로 가동을 늘리고 있지만 높은 전기요금이 오히려 수익성을 압박하고 있다. 전기로 전환은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피할 수 없는 선택이지만 생산 비중이 높아질수록 원가 부담도 커지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저탄소 전환을 뒷받침할 전기요금 감면 등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대제철 전기로(사진=현대제철)
 
높은 전기요금 부담 지속…수익성 회복도 지연
 
3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올해 2분기 누적 별도기준 매출 9조 3123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 이는 직전연도 같은 기간 누적매출(8조 9699억원) 대비 3.8%가량 증가했다. 반면 수익성은 같은 기간 적자상태를 이어갔다. 현대제철은 이번 상반기 별도기준 61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누적 적자는 636억원이었다.
 
높아진 전기요금 등이 주요 원가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2024년 4분기 이후 올 상반기까지 6분기 연속 기본 요금이 동결된 상태다.
 
이에 현대제철의 비용 내역을 살펴보면, 매 분기 전기 및 연료비용으로 6000억원대의 비용이 지출되는 중이다. 올 1분기 현대제철이 지출한 전기요금 등은 6337억원으로, 이는 직전연도 1분기(6203억원) 대비 소폭 증가했다. 전체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3~14%대로 상당한 수준이다.
 
올 상반기 시간대별 전기요금 부과 기준이 개편됐다. 낮 시간 요금은 인하되는 반면, 야간 시간대 전기요금은 인상된다. 다만, 철강업계에 따르면 이에 대한 실효성은 낮다는 평가다. 24시간 가동되는 제철소 특성상 시간대별 전기요금 부과 기준이 변경된다 해도 유의미한 전기요금 부담 경감이 나타나기 어렵다는 것이다.
 
현재 전기요금 체계에서 현대제철의 전기요금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월부터 전기로-고로 복합 프로세스 양산(전기로와 고로를 함께 사용해 철강재를 생산하는 방식)에 따라 전기로 가동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전기로가 매출원가를 갈수록 크게 압박하고 있다. 전기로를 가동 유무에 따른 수익성 방향도 다르다. 전기로를 가동하는 현대제철은 분기 영업이익률 1% 내외를 기록하고 있지만, 전기로가 없는 자회사 현대비앤지스틸(004560)은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1분기 1.3%에서 올 1분기 4.2%로 뛰었다. 전기요금 부담이 빠듯한 원가관리로 이어진다는 평가다.
 
세계 각국의 철강 탄소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철강업체의 경쟁력이 저탄소 철강 생산 역량에서 판가름 나게 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전기로 가동 확대에 따른 전기요금 부담이 불가피하다. 저탄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기요금 감면 등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저탄소 철강 공급망…높아지는 전환 난이도
 
전기요금 문제는 현대제철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국내 다수 철강업체가 전기로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점 등은 전기요금 부담이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근거로 꼽힌다. 철강업계의 원가부담은 최근 몇 년 사이 점진적으로 커지는 중이다. 글로벌 철강 수요 감소로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저탄소 철강으로의 전환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
 
저탄소 공급망 전환에 드는 재원을 마련하기가 철강 가격이 높았던 2020년대 초반보다 더 어려워진 상황이다. 전기로 가동을 늘리는 철강사일수록 원가부담이 이어지고 있어 저탄소 공급망 구축 난이도가 높아지고 있다.
 
현대제철은 2022년 이래로 꾸준히 총차입금을 낮추는 등 재무개선을 지속했다. 다만, 올해 차입 감소 추세가 반전됐다. 수익과 현금흐름만으로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어려워지면서 차입금 규모가 반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제철의 총차입금은 2022년 9조 9776억원에서 지난해 8조 707억원으로 감소했지만, 올해 상반기 8조 9556억원으로 반등했다.
 
문제는 전기로 가동 확대가 필수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현재 전기요금 부담은 전환을 지원하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높은 전기요금 부담이 계속된다면 전기로 가동 확대가 기대보다 더디게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단순 손실 보전이 아닌 저탄소 전환 과정서 발생하는 전기요금 등 비용에 대해 감면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철강산업 등 전기요금에 비용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산업의 경우 24년 이후 높은 전기요금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라며 "통상압력 등 전기요금 인상 부담 외 다른 압박까지 겪고 있어 전기요금의 체감 부담이 더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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