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낮춰 상속세 줄인다?…'주가누르기 방지법'에 코스닥 긴장
상속세 평가 개편·밸류업 공시 의무화 추진
저평가 유인 차단…코스닥 오너기업 대응 촉각
공개 2026-07-16 15:30:54
이 기사는 2026년 07월 16일 15:3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윤상록 기자] 낮은 주가를 활용해 상속·증여세 부담을 줄여온 오너기업의 승계 관행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상장주식 평가방식을 손질하는 상속세및증여세법 개정안과 저평가 기업에 기업가치 제고계획 공시를 의무화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동시에 추진되면서다. 주가를 낮게 유지할수록 세 부담이 줄어드는 구조를 바꾸고, 저평가 상태를 방치한 기업에는 주주환원과 기업가치 개선 계획을 요구하겠다는 취지다. 오너기업 비중이 높은 코스닥 상장사들도 승계와 지배구조 개편 전략을 다시 짜야 할 가능성이 커졌다.
 

(사진=한국거래소)
 

주가누르기 방지법 논의 지속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주가누르기 방지법은 상장사의 지배주주 등이 낮은 주가나 저평가 상태를 방치·활용할 유인을 줄이는 게 목적이다. PBR는 주가가 회사 순자산가치 대비 어느 수준인지 보여주는 지표다. 1배를 밑돌면 시가총액이 장부상 순자산가치에 못 미친다는 의미다.

 

현행 상속세및증여세법은 상속개시일 또는 증여일 전후 각 2개월간 평균 주가를 기준으로 세금을 산정하기 때문에 주가가 낮을수록 세 부담이 줄어드는 구조다. 정치권은 이 같은 제도가 일부 최대주주의 저평가 유인을 키웠다고 보고 제도 손질에 나섰다.

 

법안 핵심은 상속·증여세 평가 기준을 바꾸는 데 있다. 이소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이 법안은 상장주식 시세가 1주당 순자산가치의 80%에 못 미치면 비상장주식 평가방법에 준해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반영해 평가하고, 평가액 하한을 순자산가치의 80%로 두도록 했다. 저평가 상태를 유지해 상속·증여세를 낮추려는 유인을 줄이려는 취지다.

 

상속세 개편과 함께 저평가 기업에 대한 공시 의무도 강화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김현정 의원(더불어민주당)은 PBR가 2개 사업연도 이상 연속 1배 미만인 상장사에 배당가능이익 처분과 자기주식 취득·소각 등을 담은 기업가치 제고계획서 공시를 의무화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계획서를 내지 않으면 1억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안도걸 의원안(더불어민주당)은 최근 3개 사업연도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 8% 미만 요건을 더해 자본효율성이 낮은 기업 중심으로 공시의무를 부과하자는 법안을 냈다.

 

입법 논의와 별개로 거래소의 저평가 기업 관리도 강화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1일 코스피·코스닥 시장 상장규정을 일부 개정하고, 2일부터 PBR이 2개 반기 연속 업종별 하위 20% 이내인 기업을 저PBR 기업으로 선정·공표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거래소는 종목명에 '저PBR' 표시를 부여하되,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공시한 기업은 일정 기간 표시를 면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저PBR 코스닥도 영향권…승계·지배구조 전략 변화 불가피


이소영 의원안에 대한 국회 검토보고에 따르면 개정안 기준인 PBR 0.8배 미만 상장사는 지난해 10월 기준 코스피·코스닥을 합쳐 2521곳 중 1053곳(41.8%)으로 집계됐다. 이 중 저PBR 코스닥 종목에도 적지 않은 정책 여파가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이 코스닥 상장사의 교환사채(EB) 발행 구조와 관련한 주가누르기 의혹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싣는 요인으로 꼽힌다. 코스닥 상장사 중 승계나 지배구조 개편을 앞둔 기업일수록 해당 정책에 대비한 전략 수립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거래소 규정 개정에 담긴 상장유지 요건 강화도 코스닥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평가다. 지난 1일부터 상장폐지 시가총액 기준이 코스피 300억원·코스닥 200억원으로 상향됐고, 주가 1000원 미만 '동전주'의 상장폐지 요건도 새로 도입됐다. 공시위반에 따른 상장폐지 기준도 1년 누적 공시벌점 15점에서 10점으로 낮아진 등 전반적으로 상장유지 요건이 강화됐다.

 

현재 이소영 의원안은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 상정돼 있고, 김현정 의원안과 안도걸 의원안은 각각 정무위원회에서 심사를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달 발표 예정인 정부 세법개정안에 주가누르기 방지법 관련 내용이 포함될지가 향후 입법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법무법인 세종 기업지배구조전략센터는 <IB토마토>에 "주권상장법인은 주가누르기 법안 통과 여부를 주시하면서 선제적으로 회사의 PBR·ROE 수준을 관리하고, 배당·자기주식 정책·IR 활동 등의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라며 "특히 저PBR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고 있거나 최대주주의 승계 또는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이 있는 회사의 경우에는 세무상 영향과 함께 기업가치 제고계획의 수립·주주환원 정책·공시전략과 행동주의 대응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전했다.

 
윤상록 기자 ys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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