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자금절벽)①중소형 성장주 외면, 벤처 회수길까지 막혔다
6월 일평균 거래대금 10조…연내 최저치 기록
정책자금 공급 박차…회수-재투자 선순환 필요
공개 2026-07-09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7월 07일 10:19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코스피가 반도체 대형주를 앞세워 강세를 이어가는 동안 코스닥 시장은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다. 거래대금 감소와 지수 부진은 단순한 중소형주 약세에 그치지 않는다. 벤처투자 회수시장이 위축되고, 초기 스타트업으로 흘러가는 자금 공급까지 약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파장이 작지 않다. <IB토마토>는 코스닥 시장의 유동성 약화가 벤처투자 생태계와 스타트업 자금 조달에 미치는 영향을 짚어보고, 정책자금과 제도 개선이 회수와 재투자의 선순환을 되살릴 수 있을지 살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윤상록 기자] 올해 코스피가 8000선까지 올라서는 동안 코스닥 시장은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대형주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로 거래가 집중되면서 중소형 성장주 시장의 유동성이 약해진 영향이다. 실제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월 코스닥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10조원으로 연내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투자 업계는 코스닥이 벤처캐피탈(VC)의 투자금 회수가 이뤄지는 주요 시장이라는 점에서 회수-재투자 선순환 메커니즘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사진=한국거래소)
 
반도체 대형주로 쏠린 유동성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코스닥 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10조104억원으로 전월 대비 35.7% 감소했다. 올해 중 월간 기준 최저치다. 같은 달 코스피는 50조3381억원으로 연중 월간 기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두 시장 거래대금 격차가 약 5배로 벌어진 셈이다. 
 
지수 흐름도 갈렸다. 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는 지난 3일 장중 823.98까지 내려 연저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30일 종가(925.47) 대비 약 11% 낮다. 6일 코스피 지수 종가는 8051.33이다. 
 
코스피 활성화 배경으로는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따른 반도체 대형주 강세가 꼽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보통주의 코스피 시가총액 대비 비중은 28.24%, 24.96%로 나타났다. 두 종목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셈이다.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와 레버리지 상품의 높은 회전율이 결합되면서 코스닥으로 유입될 위험선호 자금이 대형 반도체주와 관련 상품에 머무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투자 업계에서는 코스닥 활성화를 위해 시장에 자금이 더욱 유입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과거 장세에선 대형주 상승 이후 자금이 중소형주로 옮겨가는 양상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코스피 대형주 중심의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벤처투자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코스닥 침체는 시장의 수요·공급이 무너지며 발생한 현상"이라며 "회사 차원의 부실 문제보다는 자본이 유입되지 않은 게 더 영향을 미쳤다"라고 말했다. 
 

(그래픽=AI 제작·IB토마토)
 
코스닥 부진, VC 회수시장에도 부담
 
문제는 코스닥이 단순한 중소형주 시장이 아니라 벤처투자 회수의 핵심 경로라는 점이다. 포트폴리오 상장 후 주가 흐름은 재무적 투자자(FI)들의 회수 성과를 좌우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코스닥 증시 흐름을 고려하면 포트폴리오 상장이 회수 성과를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게 벤처투자 업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일례로 지난달 초 상장한 A 기업은 공모가 2만1500원을 기록했지만, 지속된 하락세 끝에 6일 종가 5640원에 장을 마감했다. 공모가 대비 73.8% 하락한 셈이다.  
 
의무보호예수(락업)도 회수 성과를 가르는 변수로 꼽힌다. 투자자들의 보유 주식은 통상적으로 상장 후 1~6개월 락업으로 묶이는데, 해제 시점 주가가 프리IPO(상장전지분투자) 단가를 밑돌 경우 낮아진 가격에 회수를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 회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출자자(LP)의 재투자와 후속 펀드 결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올해 국민성장펀드를 통한 코스닥 시장 유동성 공급 계획을 예고한 바 있다.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는 첨단전략산업 중심으로 투자하는 정책형 펀드다. 위탁운용사(GP)들은 운용자산의 60% 이상을 첨단전략산업 기업에 투자해야 하며, 이 가운데 30% 이상은 비상장사 및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사에 신규 자금 형태로 투자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5일 벤처기업협회·한국벤처캐피탈협회·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코스닥 승강제 도입을 유예하고, 중복상장 금지 조항에 벤처기업을 위한 예외 기준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부실기업 신속 퇴출을 목적으로 한 '상장폐지 개혁안'도 일부 기업에 대한 낙인 효과 및 주가 하락 등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로 시행을 유예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다른 벤처투자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증시에 입성하는 벤처기업의 FI 보유 주식 물량은 보통 상장 후 1~6개월 락업으로 묶인다"라며 "현 코스닥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VC가 투자한 기업이 상장하더라도 손실을 입게 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상록 기자 ys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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