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현, 신사업 투자에 현금흐름 악화…수익화 속도가 관건
매출·수익성 동반 하락…R&D 비용은 3년째 증가
CAPEX 부담 확대에 잉여현금흐름 적자 확대
로봇·방산 신사업 수익화가 실적 반등 변수
공개 2026-06-22 07:00:00
이 기사는 2026년 06월 17일 18:35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장민지 기자] 삼현(437730)이 기존 자동차 부품 사업의 업황 둔화로 올해 수익성이 악화된 가운데 로봇 및 방산 부품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돌파구를 찾고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현금창출력 저하라는 과제에 직면했다. 사업 다각화를 통한 실적 개선을 도모하기 위해 대규모 자본적지출(CAPEX)과 연구개발(R&D)을 단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 캐즘 여파로 자동차 산업이 위축되자 현대차(005380) 등 전방 기업들이 로봇 사업에 속도를 냈고 이에 대응해 후방 산업체인 삼현 역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선 것이다. 올해 역시 업황 부진으로 실적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향후 신사업의 성과 여부가 삼현의 운명을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사진=삼현)
 
수익성·현금창출력 '뚝'…R&D·CAFEX 부담 확대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현은 올해 1분기 2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영업이익 19억원) 대비 적자 전환했다. 지난 2024년 55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8억원으로 급감했고, 결국 올해 들어 적자 늪에 빠졌다.
 
삼현의 수익성 저하 문제는 매출액 대비 과도하게 높은 연구개발(R&D) 투자 부담에서 비롯된다. 매출 대비 R&D 비중은 지난 2024년 14%(138억원)에서 지난해 21%(197억원)로 뛰었고, 올해 1분기에는 25%(47억원)까지 매출 대비 R&D 비중이 상승했다.
 
반면 매출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2024년 1004억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950억원으로 5.4% 감소했고, 올해 1분기에는 18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243억원) 대비 22.6%나 줄었다. 결과적으로 외형 축소와 투자 부담 가중이 맞물리며 수익성이 악화하는 모양새다.
 
 
삼현은 현재 강도 높은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추진 중이다. 주력이던 자동차 부품 판매가 완성차 업황 둔화로 위축되자 로봇 및 방산 부품사로의 체질 개선을 서두르는 모습이다. 특히 주요 고객사인 현대차가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하며 로봇 사업 진출에 시동을 걸자 삼현 또한 이에 발맞춰 추가 수주 기회를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신사업 확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CAPEX(자본적지출)가 현금흐름까지 압박하고 있어 신속한 사업 안정화를 통한 실적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로봇 및 방산 부품 생산을 위한 공장 인수와 생산라인 전환, 가동에 따른 고정비 등 막대한 비용 부담이 가중되고 있어서다.
 
실제로 삼현의 투자 규모는 최근 수년간 급격히 불어났다. 올해 1분기 유형자산 취득액은 37억원으로 전년 동기(10억원) 대비 3.7배 급증했다. 수익성은 꺾였는데 투자 규모만 커지면서 현금흐름 악화가 진행된 것이다. 올해 1분기 영업활동현금흐름(OCF)은 마이너스(-) 6억원을 기록했고 대규모 CAPEX까지 겹치며 잉여현금흐름(FCF) 적자 폭은 -43억원까지 확대됐다.
 
다만 회사가 올해 1분기 보유하고 있는 유동자산은 1090억원으로 이를 통해 향후 투입될 대규모 투자(CAFEX)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파악된다.
 
이어지는 대규모 투자(CAFEX)…신사업 성과 '관건'
 
삼현이 올해 1분기 수익성 악화라는 과제를 안고도 대규모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핵심은 보유 중인 자금 여력을 활용해 신속하게 체질을 개선하고 일시적으로 저하된 현금창출력을 조기에 회복하는 것이다.
 
삼현은 대규모 시설투자(CAPEX)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485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해 투자 재원을 확보했다. 이로 인해 올해 1분기 차입금 총액은 805억원으로 전년 동기(300억원) 대비 2.7배나 급증했다.
 
하지만 재무 건전성은 아직 탄탄한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1분기 기준 삼현의 유동자산은 1090억원에 달한다. 유동부채 268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으로 유동비율은 407%를 기록했다. 통상적으로 유동비율 100%를 넘으면 양호한 것으로 평가받는데 삼현은 이를 크게 상회하며 단기 채무 지급 능력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 당장의 대규모 투자와 차입금 상환에 대응할 여력은 갖췄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급격한 수익성 악화에 따른 금융비용 부담이다. 차입금이 늘면서 이자 비용이 커졌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이자비용은 9억원으로 지난 2024년(5억원) 대비 1.8배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5억원에서 -25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이자보상배율 역시 지난 2024년 10.81배에서 지난해 1.05배로 급락했다. 올해 1분기에는 아예 적자를 기록하며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상태에 놓였다.
 
올해 예정된 400억원 규모의 생산설비 투자와 향후 인도·중국 등 현지 공장 설립 계획을 고려하면 현재의 자금 여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신규 사업을 통한 수익성 증대가 절실하다. 결국 신사업이 얼마나 빠르게 수익을 내느냐가 삼현의 운명을 판가름할 핵심 변수가 됐다.
 
다행히 신사업의 청신호는 켜졌다. 삼현은 로봇 관절용 액추에이터 설계 품질 검증을 마치고 글로벌 로봇 기업으로부터 시제품을 수주하며 우호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현재 다수의 글로벌 로봇 기업과 공동 개발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방산 부문에서도 세계 최대 방산 전시회 '유로사토리'에 참가하는 등 글로벌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증권가도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로봇 핵심 액추에이터의 양산 단계 진입에 따른 수주가 연내 가시화되면 내년부터는 실적 반등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액추에이터 설계 품질 검증이 완료된 만큼 연내 수주에 성공하면 2027년 창원 2공장에서 본격적인 생산이 예상된다"며 "해당 시점부터 실적 반등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IB토마토>는 삼현 측에 관련 사항을 질의하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장민지 기자 wkdalswl05@etomato.com
 
제보하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