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거, 1100억 조달 뒤 메자닌 한도 또 확대…오버행 경고등
CB·BW 한도 각각 500억→5000억원 상향 추진
AI·블록체인 실탄 확보…전환 땐 희석 부담
공개 2026-06-17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6월 12일 18:02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송혜림 기자] 코스닥 상장사 핑거(163730)가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한도를 각각 5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AI와 블록체인 등 신사업 투자를 위한 추가 자금조달 여력을 확보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다만 앞서 300억원 규모 유상증자와 800억원 규모 메자닌 발행을 결정한 데 이어 임직원 스톡옵션 부여 안건까지 맞물리면서 향후 주식 전환에 따른 지분 가치 희석과 오버행 부담은 과제로 남게 됐다.
 
(사진=핑거 로고)
 
CB·BW 발행한도, 5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확대 추진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핑거는 지난 9일 주주총회 소집 공고를 통해 CB와 BW의 발행한도를 변경하는 내용을 실었다. 두 사채 모두 기존 5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한도를 확대한다. 두 사채의 한도를 합치면 최대 1조원 규모의 메자닌 발행 여지가 생기는 셈이다. 이번 정관 변경안에는 발행가능주식총수를 기존 5000만주에서 1억주로 늘리는 내용도 포함됐다. 사채 발행 한도뿐 아니라 향후 신주 발행 여력까지 함께 키우는 구조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M&A, 운영 자금 확보, 시설 투자 등 큰 규모의 자금 조달을 앞둘 때 사채의 법적 한도를 넓혀 놓는다.
 
핑거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사채 발행한도 확대 배경에 대해 "특별한 목적이 있는 건 아니고, 기존 사채 발행 한도가 다 찼기 때문에 새롭게 한도를 넓히려는 것"이라며 "하반기 중 추가 사채 발행 계획은 미정"이라고 설명했다.
 
핑거는 지난 4월 CB 500억원과 BW 300억원 발행을 결정했다. 여기에 서룡전자를 대상으로 한 30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까지 더하면 올해 들어 결정한 외부 조달 규모만 1100억원이다. 이번 정관 변경은 당장 1조원 조달을 확정했다기보다는, 기존 조달 이후에도 추가 메자닌 발행이 가능하도록 법적 여유 한도를 넓히는 성격이 강하다. 
 
조달 명분은 AI와 블록체인 신사업이다. 핑거는 올해 유상증자 자금을 AI 사업 등 성장투자 재원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BW 조달 자금도 AI 연관 신사업과 블록체인 관련 사업에 투입할 예정이다. CB 역시 운영자금 목적이다.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모두 0%로 설정되면서 핑거는 당장의 현금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됐다. 다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자수익보다 향후 주가 상승에 따른 전환·행사 차익을 기대한 구조인 만큼, 주식 전환 가능성이 커질수록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 부담은 확대될 수 있다.
 
핑거는 제1,2금융권을 비롯한 다양한 금융기관에 스마트 금융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핀테크 서비스 플랫폼 구축 및 데이터 처리·분석 과정에서 필요한 솔루션, 서류 간소화 서비스를 위한 데이터 취합 기술 등이다. 비금융 시장인 전자상거래, 모빌리티 등 신규 시장에는 페이, 결제 및 Open API 서비스 등을 적용해 금융 업무를 산업 전반에 걸쳐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향후 1년 이내 AI와 블록체인을 접목한 신규 서비스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I 기반 분석·추천 알고리즘을 활용해 토큰증권(STO), NFT, SBT 등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며, 자산 토큰화 플랫폼과 디지털 지갑에 적용할 예정이다. 또, AI와 블록체인을 결합한 분산 신원인증(DID) 기반의 스마트 KYC·AML 서비스 개발을 통해 금융기관 및 핀테크 기업 대상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출시할 계획이다.
 
지난 4월 공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도 AI·디지털 자산·SaaS 중심의 핵심 성장 축을 확보하면서 ▲AI AX 기반 생산성 혁신 추진 ▲디지털 자산 사업 본격화 ▲파로스 ERP, 결제, 디지털 자산 등 SaaS 기반 반복 매출 구조 확대를 통한 수익 구조 전환 등을 내세우기도 했다.
 
오버행 우려는 과제로
 
다만 발행 한도를 대폭 높이며 대규모 사채 발행이 가능해지자 오버행 우려도 고개를 들었다.
 

핑거가 지난 4월 발행을 결정한 CB는 전환 시 보통주 399만7120주가 새로 발행될 수 있다. BW 행사에 따라 발행될 수 있는 주식도 239만8272주다. 두 물량을 합치면 639만5392주에 이른다. 발행 당시 기발행주식총수 기준으로는 CB와 BW의 주식총수 대비 비율이 각각 42.49%, 25.50%였다. 유상증자 이후 발행주식총수가 늘어난 점을 감안하더라도 잠재 희석 부담은 작지 않다.

 

전환청구 및 권리행사 기간은 모두 2027년 5월21일부터 2029년 4월20일까지다. 해당 기간 이후 투자자들이 권리를 행사할 경우 주식 수 증가에 따른 기존 주주 지분 희석이 불가피하다. CB에는 일부 매수선택권(콜옵션)이 붙어 있지만, 전체 발행 규모 대비 크지 않아 오버행 부담을 근본적으로 낮추기에는 제한적이다. BW에는 사채권자가 2027년 5월20일부터 조기상환을 청구할 수 있는 풋옵션이 포함됐다.

 

임직원 대상 주식매수선택권도 희석 요인이다. 핑거는 미래 성장 가능성을 임직원과 공유하는 차원에서 임직원 291명을 대상으로 보통주 37만6263주를 부여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2024년 이전에 59만9825주를 스톡옵션을 부여한 후로 2년 만의 부여다. 6월 기준 잔여 스톡옵션을 제외하고 부여할 수 있는 잔여 주식 수도 131만89주에 달한다. 이번 스톡옵션의 행사 기간은 2028년 6월25일부터다.

 
본업 둔화 속 신사업 성과가 변수
 
 
핑거가 대규모 자금을 외부에서 끌어오면서까지 신사업에 집중하는 배경에는 본업 체력이 약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매출은 2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7% 감소했다. 매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플랫폼 수익이 154억원에서 140억원으로 줄면서다. 매출 원가가 늘면서 영업이익은 3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이자비용과 공정가치평가손실 등이 반영된 금융비용도 3억원으로 전년 대비 두 배가량 늘면서 순손실 부담을 키웠다.
 
현금흐름도 부담이다. 올해 1분기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49억원으로 전년 대비 42억원 넘게 마이너스 폭이 커졌다. 현금성 자산은 172억원으로 전년(216억원)보다 줄어들었다.
 
다만 단기 상환능력 자체가 급격히 악화된 상황은 아니다. 1년 이내에 상환해야 하는 유동부채 142억원은 웃돌고 있어 상환 여력은 갖췄다는 점이다. 유동비율도 260.9%로 준수한 수준이다. 부채비율 역시 40.4%로 안정적이다. 올해 상반기에 발행한 CB·BW가 주식으로 전환되기 전엔 부채로 잡힌다는 점에서 6월 말 부채비율이 오를 여지는 남아 있다.
 
수주 품목 5건 중 4건이 연내 납기며 수주 잔고가 400억원임을 고려하면, 향후 대금 유입 시 재무 건전성을 지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핑거가 투자한 AI, 블록체인 등 신사업들의 성과 가시화 속도가 장기적인 실적 안정화를 결정짓는 중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송혜림 기자 divi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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