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한국조선, 고환율 수혜보다 안정성…순노출자산 24% 줄였다
달러환율 지속 상승…변동성 커지고 예측가능성 낮아져
산하 조선소 1분기 순노출자산 크게 줄여…변동성 영향 축소
전략 변화에 추가 수익폭 줄어도 예측 가능성 확보가 더 실익
공개 2026-06-10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6월 08일 06:0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HD한국조선해양(009540) 산하 조선소들이 수출우호적 환경에도 불구하고 환율 변동성 축소에 공을 들이고 있다. 환율 변동성이 한층 더 높아진 까닭에 향후 경영환경을 예견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 방어적 외환전략의 원인으로 풀이된다. 현대 계열 조선소들은 이미 3년치 수주를 확보해 앞으로도 대규모 외화가 유입될 예정이다. 리스크를 감수하며 수익을 극대화하기보다 환율 변동성 최소화로 미래 예측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HD한국조선해양)
 
우호적 수출 환경에도 방어적 외환전략
 
8일 업계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당일 주간거래에서 1540원을 넘기는 등 고공행진 중이다. 대표적 수출산업인 조선업계는 업황 회복과 환율 상승이 맞물려 외화 기반 자산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조건을 맞았다.
 
조선업계는 지속되는 수주 증가에 힘입어 달러 등 외화자산을 다수 비축한 상태다. 외화 현금, 외화 기반 매출채권, 해외 수주건에 대한 계약자산 등이 대표적인 외화자산으로 꼽힌다.
 
환율이 상승하면 수출기업은 환율 상승에 힘입어 자산가치를 추가로 높일 수 있다. 가령 1억달러의 순노출자산(환율 변동의 영향을 받는 외화자산)을 보유한 기업의 경우 환율이 1000원에서 1100원으로 오르면, 원화기준 순노출외화자산 가치는 1000억원에서 1100억원으로 증가한다.
 
반면 순노출자산이 1000만달러라면, 같은 상황에서 100억원인 원화환산 자산가치는 110억원으로 증가하는 데 그친다. 순노출자산이 축소되면 환율 상승에 따른 자산가치 극대화 효과가 줄어드는 셈이다.
 
올 1분기 한국조선 산하 HD현대중공업(329180), HD현대삼호 등 조선소는 순노출자산 규모를 대거 축소했다. 한국조선의 연결 순노출자산 규모를 통해 이를 알 수 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조선은 지난해 말 6조 5185억원이었던 연결 순노출자산 규모를 올 1분기 24%가량(4조 9424억원) 축소했다.
 
순노출자산 축소를 두고 수익보다 안정성에 무게를 둔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2020년 이래로 환율이 지속적인 상승추세를 그려온 탓에 환율 변동성이 한층 더 커졌다.
 
아울러 환율 예측도 한층 더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달러 기반 재무활동이 많은 조선업계 특성상 환율 예측가능성은 미래 자산가치뿐 아니라 매출과 비용에 큰 영향을 미친다.
 
가령 환율 지속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재고를 선매입했다가 추후 환율 하락에 외환차손이 발생할 수 있다. 선수금 수령과 최종 인도 대금 수령 시점까지 2~3년가량의 시차가 있다는 점도 환율 예측가능성이 중요한 이유다. 예측가능성이 낮아질 경우 순노출자산 축소 등 방어적 외환전략의 실익이 높아진다.
 
이러한 상황에서 순노출자산 확대를 통해 자산가치 극대화를 추구한다면 재무적 타격이 급증할 가능성을 내포하게 된다. 한국조선 산하 조선소들이 방어적 외환전략으로 선회한 것도 환율 급변에 따른 리스크 예방이라는 평가다.
 
지난해 일부 업체들은 헤지 최소화 등 순노출자산 확대 전략으로 적극적인 이익 확대를 추구했지만, 올해 들어 순노출자산 축소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전략 선회 역시 예측가능성 하락과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다.
 
 
외화 유입 지속 전망…방어적 환전략써도 수익 충분
 
현재 한국조선 산하 조선소는 향후 3년치 일감을 미리 확보한 상태다. 앞으로도 외화자산이 꾸준히 유입될 예정이다. 환변동에 노출되는 잠재적 금액이 늘어날 수 있는 환경이다. 환율이 여전히 우상향하며 고공행진하는 중이라 방어적 외환전략에 고삐를 죌 공산이 크다.
 
방어적 외환전략이 중요한 이유는 수주전략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LNG선 화물창 등 외화 거래가 중요한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외화 거래 중요도가 높아지면 손익 변동성, 현금흐름 관리 차원에서 방어적 외환전략이 중요해진다.
 
현재 한국조선 산하 조선소는 일정 규모로 달러자산을 유지하면서 헤지 계약 추가 등을 통해 순노출자산을 조정 중이다. 인건비 상승 등 원화 환전 수요가 높아진 점 등이 외화자산 규모 유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고가 수주 전략 등 영향으로 한국조선의 연결기준 원가율은 꾸준히 낮아지는 추세다. 방어적 외환전략을 구사해도 수익과 자산가치가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환율 상승에 따른 예상 밖 외환차익 등이 줄어들더라도 수익성이 확대될 여지가 있어 이에 따른 재무적 여파는 적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한국조선의 영업이익은 1조 356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8592억원) 대비 5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영업이익 증가는 매출원가율 하락의 영향을 받았다. 회사의 매출원가율은 올 1분기 78.6%로 1년 사이 4.2%포인트가량 하락했다. 고수익 선박 인도에 따른 원가율 하락으로 파악된다. 관련 업계는 고가 선박 수주 지속에 따라 낮은 매출원가율이 지속될 것이라 내다본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현재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 상황이 원활한 까닭에 견조한 수익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안정성에 무게를 둔 외환전략으로 환율 변동성에 대응할 필요성도 커졌다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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