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총액은 신세계 2배인데 기업가치는 저평가비백화점 자산 40% 묶였지만 이익 기여는 한 자릿수저효율 점포 정리·핵심 점포 리뉴얼로 ROE 개선 추진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국회에서 2년 연속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 상장사에 '기업가치 제고계획(밸류업)' 공시를 의무화를 논의하는 등 자본시장을 선진화하기 위한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 국내 유통 대형 3사는 지난 2024년 이미 밸류업 계획을 공시한 이후 매년 이행상황을 공개하고 있지만 오프라인 유통업 위축과 낮은 자본 효율성 등으로 여전히 PBR 1배 미만에 머물고 있다. 특히
롯데쇼핑(023530)은 백화점에 편중된 이익 구조와 비백화점 부문의 낮은 수익성 탓에 유통 3사 가운데 가장 낮은 PBR을 기록하며 저평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진=롯데쇼핑)
유통 빅3 중 PBR 최하위 '0.13배'
28일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KIND)에 따르면 지난해 말 롯데쇼핑의 PBR은 0.13배를 기록했다. 이는 유통 대형 3사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신세계(004170)는 0.49배,
현대백화점(069960)은 0.42배를 기록했다. 롯데쇼핑은 지난 2024년 PBR이 0.1배까지 떨어진 이후 지난해 소폭 개선됐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이커머스 기업이 급격히 성장했던 2021년 0.24배와 비교해도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업체 측은 PBR 수치가 2021년(0.24배) 대비 낮게 나타난 이유가 기업가치 하락이 아닌, 지난 2024년 실시한 자산재평가로 인해 자기자본이 큰 폭으로 확대된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지난 2024년 자산재평가를 통해 약 9조원 규모의 자본이 증가하면서 PBR을 결정하는 분모인 자기자본이 커진 영향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2024년 10월2일 1조 7341억원이던 시가총액은 이달 27일 3조 7709억원으로 2조원 넘게 성장했다.
다만 자산재평가 효과를 제외하더라도 롯데쇼핑의 저평가 흐름은 경쟁사 대비 뚜렷하다. 자산재평가 이전인 2023년에도 롯데쇼핑의 PBR은 0.22배로 신세계(0.39배), 현대백화점(0.25배)보다 낮았다. 시가총액이 비슷한 신세계와 비교해 롯데쇼핑의 자산총액이 2배 이상 크지만, 시장에서 부여받는 평가는 비슷한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PBR은 주가를 주당순자산가치(BPS)로 나눈 비율로, 시장이 기업의 장부상 순자산을 어느 정도로 평가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PBR이 1배 미만이라는 것은 시가총액이 회계상 순자산가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의미다. 자산가치 대비 시장평가가 낮은 기업일수록 주주환원 확대와 사업 재편, 자산 효율화 요구가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롯데쇼핑은 지난 2024년 10월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 오프라인 기반 유통업 시장 매력도 하락과 재무무구조 개선 방안 제시 부족, 경쟁사 대비 지속적인 매출 감소세 등을 저평가 원인으로 꼽았다. 이에 이커머스 시장 경쟁력 확보와 신성장동력 확보, 해외사업 확대, 재무구조 안정화를 통한 신용도 개선 등에 주력해왔다.

백화점에 쏠린 이익…비백화점 효율화가 관건
하지만 지난해 롯데쇼핑의 연결 매출 실적을 살펴보면 영업이익 중 92.2%가 백화점에서만 발생하고 있다. 두번째로 높은 영업이익 기여도를 보인 사업부서는 홈쇼핑(8.2%)으로 나타났다. 전자제품할인점(하이마트)와 슈퍼는 각각 1.8%, 1.5%를 기록했지만 할인점(마트), 영화상영업, 이커머스는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롯데쇼핑이 다양한 유통 채널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백화점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최근 3년 평균 90.1%에 이른다. 경쟁사인 신세계의 영업이익에서 백화점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 84.3% 보다 높은 수준이다. 특히 롯데쇼핑의 백화점 부문은 높은 이익기여도를 보이고 있음에도 3년 평균 매출기여도는 23.63%에 불과했다. 매출의 76.37%를 차지하고 있는 6개 사업부문에서 수익이 거의 나지 않는 셈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기준 이익기여도는 93.9%로 비슷한 수준을 보였지만, 매출기여도는 55.8%로 절반을 넘어섰다.
이 같은 수익 구조는 롯데쇼핑의 자산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전체 자산 중 백화점 부문이 59.87%, 비백화점 부문이 40.13%로 양분해 있다. 비백화점 부문이 전체 자산의 절반에 가까운 규모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이익 기여도는 낮거나 일부 부문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자산이 투입된 만큼 수익을 내지 못하면서 ROA와 ROE 개선을 제약하고, 이는 다시 PBR 회복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지난해 롯데쇼핑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0.34%에 그쳤다. 신세계(0.32%)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현대백화점(4.64%)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다. ROE는 기업이 투입한 자기자본으로 얼마나 많은 이익을 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PBR 개선을 위해서는 단순히 자산가치를 부각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보유 자산과 자기자본을 활용해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것이 핵심이다.
이 가운데 롯데쇼핑은 낮은 수익성에도 불구하고 배당을 확대하며 주주환원을 높이고 있다. 지난 2024년과 2025년 주당 배당금 3800원, 4000원을 지급했다. 지난 2024년에는 당기순손실 기록에도 배당금 1074억원, 지난해에는 1131억원을 지급했다.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 736억원 보다 높은 금액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사업별 경쟁력과 성장성을 고려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전사적 자본 효율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라며 "저효율 점포 종료와 핵심 점포 리뉴얼 등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해 ROE를 개선하는 한편 연결 영업이익 비중이 높은 백화점 외에 비백화점 부문의 투자자본이익률(ROIC)를 높이기 위해 그로서리 상품 경쟁력 강화, 동남아시아 중심의 글로벌 사업 확장 등 자산 효율성과 기업가치를 동반 상승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