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난달 30일부터 중국인 무비자 입국 한시 허용항공업계 내외에서 중국 관광객 수요 급증 전망LCC 중 최다 중국 노선·최다 기단…매출 확보 동력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우리 정부의 중국인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 허용 제도를 계기로
제주항공(089590)이 수익성 개선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제주항공은 LCC(저비용 항공사) 업계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중국 노선을 확충해왔다. 중국 노선은 일본 노선 대비 경쟁 강도가 낮아 고환율 환경에서도 수익성 개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앞선 중국의 무비자 입국 허용 조치가 항공 수요 증대에 영향을 미친 점을 고려하면, 이번 우리 정부의 조치가 수익성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제주항공)
LCC 중 중국 최다 노선 개척
2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대상으로 지난 9월30일부터 내년 6월30일까지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다. 무비자 입국 허용 시 입국 전 비자 신청 및 발급 절차가 생략되기 때문에 관광객 증대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일례로 지난해 11월 중국은 한국을 포함한 외국 9개국을 대상으로 관광 등 목적에 한해 15일간 무비자 입국을 허용했다. 이에 지난해 11월 한국과 중국을 오간 항공 여객 수는 106만5281명을 기록했다. 직전연도 11월(73만5936명) 대비 44.8% 증가한 수치다.
올해 1~8월 한국과 중국을 오고 간 월평균 항공 여객 수는 138만3334명으로 무비자 입국 허용 후 높은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이번에 우리 정부도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면서 양 국간 항공 여객수 증가폭이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양 국의 무비자 입국 허용 조치가 제주항공의 실적 개선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은 2022년 엔데믹 국면 전환 후 꾸준히 중국 노선을 확대해 왔다. 현재 제주항공은 국적 LCC중 최다 중국 노선을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 1일 제주항공은 인천-구이린 노선 운항을 개시하는 등 중국 노선 확충에 공을 들이고 있다. 2일 현재 제주항공이 취항한 중국 내 도시는 14곳이다.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가용 항공기 수도 현재 43대로 LCC 중 가장 많다.
중국 노선은 탑승률이 상승하는 추세다. 탑승률이 높을수록 수익성을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다. 지난 1월 겨울 성수기 제주항공 중국 노선의 평균 탑승률은 70%대 초반이었지만, 지난 8월 여름 성수기 중국 노선 평균 탑승률은 80%대 후반으로 고점이 높아졌다. 한국으로 들어오는 중국 여객 수요가 늘어나면 탑승률이 추가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
고환율 악재 완화 예상
제주항공은 LCC 업계에서 가장 많은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고환율 상황에서 고정비 부담이 불어날 수밖에 없다. 지난해 상반기 1300원 중후반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올해 상반기 1300원 후반까지 높아졌다. 환율이 수익성 악화에 미치는 영향은 더 커진다.
외화 부채가 늘면서 환율의 영향력이 더 커지는 모습이다. 올해 상반기 제주항공의 달러 등 외화 부채 규모는 613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900억원가량 늘었다. 신형 항공기 도입 등이 원인으로 파악된다. 이에 원-달러 환율이 5% 오를 경우 제주항공 순이익은 307억원 감소할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상반기 평가 결과는 환율 5% 상승시 214억원의 순이익 감소가 예상된 바 있다.
이에 제주항공은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로 전환했다. 올해 상반기 제주항공은 별도기준 매출 6805억원, 영업손실 807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회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9671억원, 656억원이었다. 동시에 가용할 수 있는 현금도 급감했다. 회사의 영업현금흐름은 지난해 상반기 1107억원 유입에서 올해 상반기 1215억원 유출로 전환했다. 환율 상승, 외화 부채 증가에 따라 원화로 환산된 지출 액면가가 더 커진 영향이다.
다만, 경쟁 강도가 덜한 중국 노선 수요가 늘어날 경우 고환율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개선이 일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할인 경쟁이 덜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수익성을 챙길 수 있어서다.
일례로 일본 노선은 국내 LCC의 핵심 시장이기 때문에 점유율 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지면서 경쟁적인 티켓 가격 인하 현상이 나타났고, 올해 LCC 국제 여객 단가가 3%가량 하락하는데 영향을 미쳤다. 수요가 높은 중국 노선의 비중이 늘어날 경우 여객 단가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제주항공 측은 <IB토마토>에 “자사뿐 아니라 항공업계가 꾸준히 중국 내 여객 수요를 잡기 위해 중국 노선 확충에 매진해 왔다”라고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