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회차 CB 인수…표면 0%·만기 1% 초저리 조건CAR-T 치료제, 적응증 확대 위해 R&D 자금 투입상업화 준비 본격화…주가 반등 기대감 고조
[IB토마토 윤상록 기자]
하나금융지주(086790)의 기업형벤처캐피탈
(CVC)인 하나벤처스가 신약개발기업
큐로셀(372320)이 발행한 전환사채(CB)에 100억원을 투자한다. 발행 조건은 만기금리 1%로 발행사에 유리한 구조다. 하나벤처스는 큐로셀의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믿고 주가 상승에 과감히 베팅한 셈이다. 큐로셀은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CAR-T(키메릭항원수용체T세포) 치료제 연구개발(R&D)에 투입할 계획이다.
(사진=하나벤처스)
CB 100억 팔로우온 투자···CAR-T 치료제 R&D 지원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나벤처스는 최근 큐로셀에 1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투자 방식은 큐로셀 3회차 CB 인수다. 투자기구(비히클)는 지난해 1000억원 규모로 결성된 ‘하나테크밸류업펀드2호’다. 펀드의 주축출자자(앵커LP)는 6월 말 기준 95% 출자한 하나은행이다.
하나벤처스가 큐로셀과 인연을 맺은 건 지난 2020년이다. 당시 큐로셀의 시리즈C 라운드에 첫 투자를 진행했다. 하나벤처스를 포함해 ▲IMM인베스트먼트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아주IB투자 ▲얼머스인베스트먼트 ▲스틱벤처스 ▲컴퍼니케이파트너스 등이 투자한 바 있다.
큐로셀은 2016년 설립된 CAR-T 치료제 전문 신약개발기업이다. CAR-T 치료제는 유전자 조작을 통해 면역세포가 가진 암세포 제거 기능을 강화시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주사 한 번으로 암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치료제로 알려졌다.
큐로셀 관계자는 이번 CB 발행을 통해 CAR-T 치료제 관련 적응증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조달한 자금을 루푸스신염 치료(45억원)·T세포림프종 치료(40억원)·바이러스 벡터 내재화(15억원) 등 연구개발(R&D) 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큐로셀에 투자한 벤처캐피탈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큐로셀은 국내 면역세포 치료 관련 최고 기술과 뛰어난 인력을 보유하고 있고 미국 치료제 대비 가격이 저렴하다고 판단해 투자를 결정했다"라며 "현재 바이오 투자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향후 기업가치 상승 여력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술력 신뢰한 투자…주가 상승이 관건
하나벤처스가 이번에 투자한 CB는 표면금리 0%, 만기금리는 1%의 발행사 우위 조건이다. 향후 큐로셀 주가가 전환가액을 밑돌 경우 하나벤처스는 만기이자 1%만 수취할 수 있는 조건이다. 그만큼 큐로셀의 기술력을 믿고 주가 상승에 베팅한 셈이다. 18일 큐로셀 종가는 4만2400원으로 전환가액(4만1950원) 대비 1.0% 높다. 하나벤처스는 내년 9월26일부터 보통주 전환 청구를 할 수 있다. 향후 전환 가능한 주식수는 23만8379주로 17일 기준 큐로셀 전체주식수의 약 1.6%이다.
큐로셀은 국내 최초로 식약처로부터 차세대 ‘CD19 CAR-T’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을 받았으며, 혈액암·고형암·동종유래 CAR-T 등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있다. 또한 환자 맞춤형 치료 특성을 고려해 세일즈포스 기반 CRM 시스템과 자체 플랫폼 ‘큐로링크’를 개발, 빅5 병원과 협력 체계를 구축해 임상환자 관리와 의약품 공급까지 통합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큐로셀은 상업화 기반 확충에도 나서고 있다. 대전 공장에 구축한 의약품제조및품질관리기준(GMP) 시설은 연간 700명 환자에게 치료제를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해외 진출도 중동·남미·동남아 시장을 시작으로 미국·유럽으로 확대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다만 가시적 성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큐로셀은 올해 상반기 매출 0원, 영업손실 184억원, 순손실 18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매출 없이 영업손실 366억원, 순손실 382억원을 냈다. 이는 신약개발기업 특성상 초기 상장 단계에서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이와 관련 큐로셀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회사의 핵심 CAR-T 치료제인 안발셀이 림프종 관련 허가심사를 받고 있는 중으로 승인될 경우 제품 출시가 바로 가능해져 매출이 발생할 전망"이라며 "올해 내로 승인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회사는 그간 CAR-T 치료제가 필요한 병원과 네트워크를 쌓아왔고 실제로 대형병원에서 CAR-T 치료제를 활발하게 쓰고 있다"라며 "현 시점에서 병원 네트워크 확장이나 영업이 별도로 필요하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상록 기자 ys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