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권영지 기자] 이차전지 소재 전문기업
에코앤드림(101360)이 전구체 사업 호조를 기반으로 외형과 수익성 모두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며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다만. 그동안 부족했던 현금창출력으로 인해 차입 부담이 크게 늘어난 상태라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과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에코앤드림)
매출 58% 급증…전방산업 악화에도 이차전지 소재 사업 '선방'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코앤드림이 발표한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실적은 매출 301억원, 영업이익 3.9억원, 당기순이익 5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7.5% 급증했으며,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적자를 딛고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지난 한 해 동안 기록한 영업이익이 4.9억원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 3개월 만에 거의 같은 수준의 이익을 거둔 셈이다.
에코앤드림의 이 같은 성장은 이차전지 소재 사업의 이익이 증가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차전지 소재 부문 매출은 1분기에만 200억원을 기록해 전체 매출의 67%를 차지했다. 에코앤드림의 청주 공장 전구체 양산 체계가 안정화되면서 생산 대응 속도와 품질 관리 역량이 함께 강화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회사는 또 국내 최초로 ‘소립자 전구체’를 상용화한 노하우를 기반으로,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에서 입지를 빠르게 넓히고 있다.
에코앤드림은 지속해서 사업 규모를 확대해가고 있다. 지난 3월 회사는 전북 군산 새만금 산업단지에 약 1800억원을 들여 연간 3만톤 규모의 전구체 공장을 완공했다. 현재 시운전과 고객사 검증용 샘플 생산을 진행 중이며, 오는 8월부터 본격적인 양산 가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새만금 공장이 가동되면 기존 청주 공장(연 5000톤)과 합쳐 총 3.5만톤의 생산능력(CAPA)을 확보하게 된다. 회사는 2030년까지 연간 10만톤 규모로 생산능력을 확대해 글로벌 시장 수요에 대응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에코앤드림의 전구체 제품은 벨기에 화학소재 기업 유미코아가 양극재 제조에 사용한다. 유미코아가 만든 양극재는 SK온을 통해
현대차(005380) 미국 공장에 공급된다. 업계에서 에코앤드림은 중국 의존도가 높은 글로벌 전구체 시장에서 드문 비중국산(Non-China) 공급처로 평가받고 있다.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 강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에코앤드림은 그동안 서울, 청주, 오창에 분산돼 있던 연구개발 기능을 통합해 충북 오창에 ‘미래기술연구소’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고전압 미드니켈과 LMR, 프리히팅 전구체 등 차세대 고사양 전구체 제품 개발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에코앤드림은 이를 통해 제품 개발과 시제품 생산, 품질 분석 등 모든 피드백 과정을 한 공간에서 진행할 수 있는 통합형 R&D 체계를 구축, 개발 효율성과 제품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이번에 설립된 에코앤드림의 미래기술연구소가 단순 공간 통합이 아니라, 글로벌 고객사의 고사양 요구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술 민첩성과 품질 신뢰도를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단기성부채는 현금성자산 '3배 이상' 규모
하지만 이러한 외형 성장 이면에는 차입 부담이라는 숙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에코앤드림은 지난 5월 이사회를 통해 단기차입 한도를 기존 580억원에서 880억원으로 300억원 증액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실제로 차입금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운영자금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약정 한도 확대 조치다. 다만 이로 인해 단기차입금 총액은 자기자본 대비 26.2%에서 39.7%로 상승했다.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이 2216억원 규모라는 점을 고려하면, 단기성부채 의존도가 여전히 높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재무제표를 구체적으로 뜯어보면 에코앤드림의 악화된 재무구조 상태가 여실히 드러난다. 올 1분기 기준 회사가 가진 현금성자산은 현금및현금성자산 107억원, 단기금융상품 121억원, 기타금융자산 8억원, 기타유동자산 45억원으로 총 281억원이다. 반면 회사가 감당해야 할 단기성부채는 기타유동금융부채 106억원, 기타유동부채 53억원, 단기차입금 660억원, 유동성장기부채 96억원으로 총 915억원에 달한다. 단기성부채 규모가 현금성자산의 3배를 넘어서고 있는 것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향후 에코앤드림이 새만금 공장 본격 가동을 통한 제품 양산을 통해 매출과 영업이익을 얼마나 추가로 확대할 수 있느냐가 차입 부담 해소의 핵심 열쇠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더해 미래기술연구소를 통한 차세대 전구체 개발 성과와 글로벌 고객사와의 신규 계약 여부도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실적 개선과 현금창출력 확대가 맞물려야 차입의존도를 낮추고 재무건전성을 회복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IB토마토>는 에코앤드림 측에 유의미한 연간 수익성 회복 가능성과 차입 부담 해소 방안에 대해 질의하고자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