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유창선 기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매각을 추진 중인 ‘판교 테크원 타워’ 인수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장기적으로 높은 투자 가치가 있다고 평가받는 만큼 전략적투자자(SI)뿐 아니라 재무적 투자자(FI)까지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물밑 경쟁이 뜨겁다.
판교 테크윈타워(사진=미래에셋자산운용)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SI를 확보했거나 블라인드 펀드를 통해 자금력을 갖춘 주요 투자자들이 판교 테크원 타워 매입을 위한 사전 검토에 착수했다. 자산 규모가 큰 만큼 매입 구조와 자금 확보 방안에 대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FI까지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경쟁이 더욱 가속화되는 분위기다.
인수 검토를 중인 한 투자자는 “복합적인 요소들을 모두 고려했을 때 상당한 투자 가치가 있다고 본다”라며 “특히 판교에서의 자산 희소성으로 통상적인 대형 오피스 거래 경쟁률에 비해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534에 소재한 판교 테크원타워는 2021년 준공된 연면적 약 6만평 규모의 초대형 오피스다. 판교역 인근 4개 주요 오피스 자산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준공 시기도 최근이라 핵심 입지와 희소성을 갖춘 대표 트로피에셋(Trophy Asset·상징성 있는 자산)으로 평가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초대형 자산군 운용 노하우를 기반으로 한 임대차 운용도 강점이다. 특히 네이버와 카카오 등 우량 IT 대기업이 전체 임대 면적의 약 60% 이상을 장기 임차하고 있어 안정적인 임대 수익이 가능하다.
시장에서는 이번 거래가 ‘트로피 자산의 거래’ 이상의 의미로 평가한다. 현재 판교역 핵심업무권역(PBD Core) 내 가용 오피스 자산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실사용과 투자 수요를 모두 만족시키는 매물이 드물기 때문이다. 현재 SI와 FI 모두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금리 국면에서도 입지와 안정성이 검증된 트로피 에셋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유효하며, 금리가 점차 하락 전망되고 있어 투자 매력도가 높아지는 추세”라며 “단기 차익형 투자자보다는 중장기 보유를 통한 전략적 자산화나 안정적인 운용을 노리는 플레이어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일부 전략적 투자자들은 단기 수익보다, ‘오피스 파밍(Office Farming)’ 전략을 염두에 두고 있다. 즉시 입주가 가능한 구조는 물론이고 일정 기간 임대를 유지하면서 향후 사옥으로도 전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매각 주관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와 CBRE코리아는 “테크원 타워는 입지와 규모, 임차인 구성 등에서 전례 없이 안정적인 구조를 갖춘 오피스 자산”이라며 “투자자들의 깊이 있는 관심이 이어지고 있고, 자산 규모에 걸맞는 입찰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창선 기자 yud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