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10년 만에 다시 품은 증권…실적 부진은 '과제'
IB·디지털 양 축으로 전략 구상
당기실적·자기자본 확대 과제
공개 2024-05-09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7일 11:39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우리금융지주(316140)가 한국포스증권을 품에 안는다. 비은행 자회사라는 10년 숙원이 해결됐다. 우리금융은 자금부담을 최소화하는 합병 방식을 취해 자본적정성에 대한 우려도 해소했다. 특히 포스증권은 부동산 잠재 부실자산도 없어 위험가중자산에도 별다른 위협요소가 없다. 다만 10년 내 업권 순위 여덟 계단을 올라가야 하는 만큼 지난해 업권 악화로 인한 실적 부진은 해결 과제다.
 
우리금융그룹. (사진=우리금융그룹)
  
'비은행 자회사' 10년 숙원사업 해결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3일 이사회를 열고 한국포스증권을 자회사에 편입하기로 결정했다. 인수합병이 아닌 직접 합병을 통해 증권업에 진출한다. 증권업 라이선스를 보유한 법인만이 증권업 영위가 가능해 한국포스증권이 존속법인으로 남고 우리종금을 흡수합병한다.
 
우리금융은 이번 결정으로 지난 2014년 옛 우리투자증권을 NH농협금융지주에 매각한 지 10년 만에 다시 증권사를 품에 안게 된다. 세부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오는 7월 중 감독 당국의 승인 시 포스증권의 주주총회와 우리종합금융의 이사회를 개최하고 8월 중 양 사 통합된 우리금융 증권사가 출범될 예정이다. 법률 검토 과정이 남아있으나 우리금융지주는 통합 법인의 사명 중 우리투자증권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포스증권이 투자매매와 투자중개업 및 신탁업 라이선스를 보유한 점과 28만명에 달하는 리테일 고객 기반을 보유하고 있어 적합 매물로 판단했으며, 합병 시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고있다. 
 
특히 이번 합병은 직접합병 방식으로 합병비율은 우리종금 주식 1주당 포스증권 약 0.34주다. 합병 후 지분율은 우리금융지주 97.1% 한국증권금융 1.5%로 예상한다. 우리금융지주는 자회사 지분 100% 소유하는 완전자회사화를 기본 거버넌스 대응 원칙으로 두고 있어 나머지 약 3%도 추후 소수 주주들이 원한다면 협의를 통해 확보할 계획이다.
 
우리금융은 이번 합병 이후로 적합한 매물이 나온다면 추가 인수합병도 진행한다. 자본이 확대될수록 자기자본을 활용한 상품 개발을 통해 고객자금 유입에 이점이 있어 고객기반이 확대되는 선순환 구조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합병이 직접합병 방식으로 자본 부담이 없는 덕분에 앞서 인수의사를 밝힌 롯데손해보험(000400)을 비롯해 추가적인 자회사 편입도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10년 내 톱10 증권사 진입 목표
 
우리금융지주는 합병 법인을 10년 내 자기자본 기준 업계 톱 10 증권사로 지위를 끌어올린다는 포부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종합금융의 자기자본은 1조1274억원이며, 지난해 말 기준 한국포스증권의 자기자본은 500억원으로 합병할 경우 1조2000억원 규모로 커진다. 우리금융은 자기자본 기준 합병 후 업계 18위를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포스증권은 53위다. 우리금융을 제외한 5대 금융의 자기자본은 ▲KB증권 6조1572억원 ▲신한투자증권 5조2633억원 ▲하나증권 5조7525억원 ▲NH투자증권 7조1066억원으로, 크게는 5조9000억원, 적게는 4조633억원 차이다.
 
우리금융지주는 기업금융(IB)과 디지털 양 축으로 증권업 진출 로드맵을 구상했다. 5월 기준 한국포스증권은 지점이 없으며, 우리종합금융만 4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국내 증권사의 흐름은 대면이 아닌 디지털이라고 판단하고 영업점을 확대할 계획은 없다고 못 박았다.
 
기존 지점은 고액자산가 위주의 대면 영업을 주요 업무로 수행하게 되며, 한국포스증권의 디지털 방면을 최대한 살린다. 포스증권이 보유한 펀드수퍼마켓앱과 우리금융그룹투자정보 앱인 원더링이 탑재된 증권 통합앱을 구축하는 한편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우리금융의 통합앱 '뉴원'을 연계한다.
 
  
다만 차별화를 통한 실적개선은 과제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종합금융과 포스증권 모두 적자를 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우리종합금융은 530억원, 포스증권은 59억원 규모로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증권 업황 악화로 인한 결과지만 합병 후 IB를 주요 수익원으로 예상하는 만큼, 업황 악화가 이어질 경우 비은행 포트폴리오 다각화의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일정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우리금융을 제외한 5대 금융지주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은 ▲KB증권 3524억원 ▲신한투자증권 1083억원 ▲NH투자증권 4250억원이다. 하나증권만 3187억원 순손실을 기록해 5대 금융지주 증권사와도 차가 크다. 당기순익을 키워야만 이익잉여금 확보를 통한 자기자본 확대도 노릴 수 있어 10위권 진입을 위해서는 실적 개선이 필수다.
 
이정수 우리금융 전략부문장은 <IB토마토>에 "지난해 업권 불황으로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이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으나, 시장이 회복되면 기업금융을 중심으로 평년 수준의 수익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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