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수주 목표 60% 미달에도…유동성 등 수주 밑거름 '자신감'
선수금 매출 대부분 사업 실행 의무 있어 비용 등으로 지출
폴란드 전투기 인도 시작, 향후 안정적 현금성자산 쌓을 전망
공개 2023-12-12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8일 15:43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한국항공우주(047810)(KAI)가 올해 목표치를 크게 밑도는 신규 실적 수주를 기록했다. 신규 수주 감소는 향후 매출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우려를 자아낸다. 방산업계에서는 KAI의 수주 목표 미달이 각국 정세 및 내부 사정에 따른 불확실성 때문이라 보고 있다. 그러나 KAI는 9천억원에 달하는 유동성과 재무건전성을 바탕으로 지연된 수주를 내년에 성사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속적으로 매출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KAI가 수출하는 FA-50 전투기(사진=KAI)
 
줄어든 계약부채와 신규 수주
 
8일 KAI에 따르면 KAI는 올해 총 신규 수주목표액을 4조4769억원으로 설정했으나 올해 3분기까지 1조8362억원을 신규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수주목표액의 38.7% 수준이다. 전투기 등 완제기 신규 수주는 올해 1분기 말레이시아 FA-50 계약 성사로 목표치(1조1669억원)을 채웠으나 국내 사업의 신규 수주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KAI는 올해 국내 사업 신규 수주목표를 2조4643억원으로 잡았으나 3분기까지 2383억원 수주에 그쳤다.
 
방산업계에 따르면 KAI의 수주 부진은 각 국의 국내 정세 및 국제 정세 변화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각국 사정에 따라 계약이나 발주 일정에 변동이 생기기 때문이다. 방산산업의 불확실성을 보여주는 예시로 말레이시아 FA-50 수출 사업이 꼽힌다. 지난 5월에 본계약이 체결된 말레이시아 FA-50 전투기 사업은 2021년부터 계약이 언급되다 2년이 지난 올해 본계약이 체결된 바 있다.
 
KAI의 신규 수주는 내년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KAI는 이집트에 FA-50 전투기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방산업계에 따르면 KAI는 지난 10월 서울국제항공우주방위산업전시회(ADEX)에서 이집트 측과 FA-50 수출에 대한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수출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방산업계에서는 최대 70대에서 100대까지도 예상하고 있다. KAI는 1~2년 이내로 본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더불어 매출로 이어지는 계약부채 규모도 줄었다. 제품이 인도될 경우 계약부채가 매출로 전환된다. 계약부채가 줄었다는 것은 매출이 증가했다는 의미도 되지만 반대로 향후 매출은 줄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AI의 올해 3분기 계약부채는 1조8231억원으로 지난해 말(2조1893억원)보다 16.7% 줄었다.
 
관련 업계에서는 내년 KAI의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올해 KAI의 예상 매출액은 3조6699억원이지만 내년에는 3조35710억원으로 2.7%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 역시 올해 2094억원에서 내년에는 1832억원으로 예상된다.
 
KAI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방산 수주는 국제 정세에 따라 지연되는 경우가 있다”라며 “정부 여건에 따라 수주 계약에 지연되고 있는데 지금(올해 3분기)이 그 시점”이라며 "지연된 발주 등은 내년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수주 감소에도 버틸 수 있는 체력 
 
KAI의 신규 수주가 줄어드는 가운데에도 이를 버틸 체력은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KAI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현금성자산)은 8837억원이다. 지난해 말(2조1896억원)에 비해 59.6% 줄었지만 9천억원 규모로 작지 않은 규모다. 3분기 기준 KAI의 순차입금 의존도는 0.1%로 무차입경영에 가깝다.
 
 
 
아울러 KAI는 넉넉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부채도 상환했다. KAI는 지난 5월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전액 현금으로 갚았다. 통상 유동성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회사들이 회사채를 차환하는 방식을 채택하지만, KAI는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이자비용을 부담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 3분기 KAI의 차입금 규모는 8911억원으로 지난해 말(1조828억원)에서 17.7% 줄었다. 이어 지난달 5일 만기였던 회사채 3천억원도 차환이 아닌 상환한 만큼 차입금 규모를 더 줄이고 있다.
 
내년에는 말레이시아 전투기 사업에 따른 선수금 등이 들어오는 데다 LAH(공격용 소형헬기) 양산, KF-21 초도물량 생산 등에 따른 등 현금성자산이 유입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LAH 양산 사업의 초도물량 계약금액은 3020억원으로 알려졌다.
 
KAI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이자비용을 부담할 필요성이 없어 회사채를 상환했다"라며 "이자비용 절감 차원에서 회사채 상환에 나선 것"이라 설명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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