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 리스크 안은 SG, '빚내서 빚갚기' 효과 볼까
150억원 공모 BW 발행…발행 CB 조기상환 대비
유동성 우려 경감 효과…평균보다 과중한 차입 여전
공개 2023-03-28 07:00:00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4일 11:5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SG(255220)가 보유하고 있는 사모 전환사채의 조기상환에 대응하기 위한 자금조달에 나섰다. 전체 차입금 중 1년 이내로 상환해야 하는 차입금 규모가 84.7%에 달하는 만큼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유동성 우려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다만 소송리스크에 따라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이번 자금조달이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물음표를 안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G는 150억원 규모의 17회차 무보증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일반공모 방식으로 발행한다. 발행 수익률은 5.5%이며 이자율은 연 3%가 적용된다. 발행일로부터 1년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조기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 신주인수권 행사는 발행이 1개월 이후부터 만기 1개월 전까지 가능하다. 예정 행사가액은 1238원이다.
 
조달자금은 채무상환과 운영자금으로 활용된다. 채무상환에 100억원을 배정했는데 과거 발행했던 사모 전환사채(7, 9, 12회)의 조기상환청구에 대비하는 목적이다. 이들 전환사채는 모두 현재 조기상환이 가능하며 잔액은 총 201억원에 달한다. 전환가액이 각각 1510원(7회), 1456(9회), 1233원(12회)로 현재 주가(23일 종가기준 1137원)보다 높아 조기상환이 청구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남은 50억원을 운영자금으로 활용하며 7, 9, 12회 전환사채의 조기상환이 청구되지 않거나 전환권이 행사될 경우 남은 금액 역시 운영자금으로 쓰일 예정이지만 배정 금액 등을 고려할 때 기존 전환사채 상환에 대비한 자금조달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SG가 지난해 흑자전환과 부채·차입부담을 경감하는데 성공한 가운데 높은 단기성차입금 비중을 낮춰 지표상 보이는 유동성 우려를 줄이려는 의도로 해석 가능하다.
 
SG의 유동비율의 경우 매출감소와 영업이익·당기순이익 적자를 기록했던 2021년 125.3%를 기록했으나 2022년에는 100.1%로 25.2%p 하락하며 100%를 겨우 유지했다. 동종업계 평균(한국은행 2021년 기업경영분석보고서 기준) 180.9%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현금성자산(현금및현금성자산+매매목적파생상품을 제외한 단기투자자산)은 172억원으로 전년보다 10.3% 늘었지만 유동성장기차입금과 유동성전환사채를 포함한 단기차입금 540억원과 비교하면 부족하다. 보유 현금성자산은 유동성장기부채를 제외한 단기차입금 232억원보다도 적다.
 
부채와 차입부담 자체도 업계 평균보다 과중한 수준이다. 2022년 기준 부채비율은 158%, 차입금의존도는 33%로 동종업계 평균 부채비율 82%와 차입금의존도 27.1%보다 높다.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이 완료돼 목적대로 자금을 활용한다고 해도 단기성차입금을 장기차입금으로 대체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차입부담이 경감된다고 할 수는 없다.
 
 
 
결국 중요한 것은 지난해 성공한 실적 개선세를 계속 유지하는가 여부이다. SG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899억원으로 전년 대비 28.2%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6억원, 당기순이익은 24억원으로 각각 흑자로 돌아섰다.
 
이 영향으로 지난해 영업활동 현금흐름에서 14억원 유입으로 전환됐으며 레미콘사업 매각 영향으로 투자활동 현금흐름에서도 310억원이 발생하면서 현금흐름 상 차입금을 상환할 수 있는 여유가 발생했다. 실제 차입금 상환 등으로 재무활동 현금흐름에서 309억원의 유출이 발생했음에도 영업활동·투자활동 현금흐름에서의 현금창출로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전년보다 11.1%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2021년 대비 81.5%p, 6.3%p 하락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즉 단기성차입금의 장기차입금 전환 효과와 차입부담 축소 등을 위해서는 수익성 개선을 통한 자체적인 현금창출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문제는 실적 개선세 유지에 대한 불안정성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SG의 2021년 적자 이유는 2020년 중견기업으로 선정되면서 중소기업간 경쟁제품인 아스콘의 관급 경쟁입찰 참여 금액 일부 제한을 적용받았기 때문이다. SG는 민수 영업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대응했으나 민수의 경우 관급과 달리 원자재와 물가상승률이 판매가격(판가)에 바로 반영되기가 어려워 채산성이 낮다.
 
 
 
2022년에는 중소벤처기업부의 고시에 따라 수도권과 충청권의 아스콘 연간 예측량 20% 이내에서 중소기업자 간 경쟁제품 지정이 제외되면서 관급 매출이 증가했고 수익성 개선이 이뤄졌다. 
 
변수가 존재한다. 아스콘 협동조합이 중소벤처기업부를 대상으로 고시 취소 소송을 제기, 판결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소송 결과에 따라 아스콘 관입입찰 참여 제한이 지속될 수 있으며 회복세를 보였던 실적에 악영향이 될 수도 있다.
 
물론 지난해 4분기 이후 아스팔트유 가격이 안정되면서 원자재 가격 부담이 줄어들어 영업수익성에 긍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지만 경기침체에 따른 건설경기 악화 등 전방산업에 대한 불안감도 존재한다. 이와 관련 한국기업평가(034950)는 “중소기업벤처부 지정 요건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큰 수준”이라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SG 측은 소송 결과를 긍정적으로 기대했다. 아스콘 협동조합은 지난해 관련 고시 이후 취소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도 함께 신청했는데 같은 해 4월 서울행정법원은 집행효력을 정지했다. 그런데 지난 2월 이 집행효력 정지가 취소되면서 본안 소송이라고 할 수 있는 고시 취소 소송도 고시가 유지되는 방향으로 판결되지 않겠냐는 분위기다.
 
특히 집행정지로 인해 관급매출이 완전히 반영되지 못했음에도 실적개선에 성공한 만큼 고시가 유지되는 방향으로 판결이 날 경우 예년 수준의 수익성 회복은 물론 그 이상의 성적도 예상할 수 있기에 유동성 우려나 부채·차입 등을 개선할 수 있는 현금창출력이 가능할 것이란 입장이다.
 
SG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지난 2월 집행효력 정지 판결과 타 업종(레미콘) 소송 결과 등을 고려할 때 회사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판결이 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이에 올해 수익성은 더욱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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