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훈풍에 FI 회수 본격화…스타트업 투자심리도 반등
증시 훈풍 속 21개 기업 상장…엑시트 기대감 높아져
스타트업 투자 유치도 회복세…지난달 4000억원 넘겨
공개 2025-12-10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12월 08일 06:0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홍준표 기자] 지난달 국내 스타트업 투자 시장이 총 9곳의 기업공개(IPO)와 함께 활력을 되찾고 있다. 한동안 투자가 위축됐던 시장은 상장 기대감이 커지면서 기술 경쟁력을 갖춘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투자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는 흐름이다. 특히 이달에만 20곳 이상의 기업들이 상장에 도전하면서 재무적투자자(FI)의 회수 기대감도 커질 전망이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따르면 이번 달 상장에 나서는 기업은 페스카로, 쿼드메디슨, 이지스, 티엠씨, 아크릴, 알지노믹스, 리브스메드, 세미파이브 등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을 포함해 총 21곳이다. 이는 지난해 12월 10곳이 상장에 도전한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2023년 총 11개 기업이 상장에 성공한 것과 비교해도 올해 연말 IPO 시장은 활황이다.
 
(사진=한국거래소)
 
12월에만 21개 기업 상장…FI 엑시트 '솔솔'
 
최근 상장한 기업들도 공모가 대비 주가 흐름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최근 코스피가 4000선을 돌파하고, 코스닥 시가총액은 장중 사상 첫 500조원을 돌파하는 등 국내 증시 강세가 지속되면서다.
 
이에 FI의 기대감도 덩달아 높아졌다. 우선 7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는 자동차 보안 솔루션 전문기업 페스카로는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희망밴드(1만2500~1만5500원) 최상단인 1만5500원으로 공모가를 결정했다.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공모주 청약에선 경쟁률 1430대 1을 기록하며 청약증거금이 약 3조6000억원에 달했다.
 
페스카로는 안랩 등 전략적 투자자(SI)와 FI로부터 누적 30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주요 FI로는 ▲한화투자증권(003530) ▲아이디벤처스 ▲인터벨류파트너스 등이 있다. 특히 한화투자증권은 페스카로 기관투자자 가운데 가장 많은 지분 8% (66만3800주)를 보유한 FI로, 공모가 상단 기준 환산 시 약 100억원을 회수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리즈B 라운드 참여 등 투자금액이 약 80억원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약 20억원의 차익을 노릴 수 있게 된다.
 
지난 3일 공모 청약을 끝낸 의료용 마이크로니들 플랫폼 기업 쿼드메디슨도 최종 공모가를 희망밴드(1만2000원~1만5000원) 최상단인 1만5000원에 확정지었다. 경쟁률은 607대 1을 기록, 청약증거금 약 1조9360억원을 끌어모았다.
 
쿼드메이슨은 주요 SI로는 ▲한림제약 ▲광동제약(009290)이 있으며, 주요 FI로는 ▲신한벤처투자 ▲키움인베스트먼트 ▲코너스톤투자파트너스 ▲스파크랩 ▲NH투자증권 등이다. FI 가운데 지분율이 가장 높은 키움인베스트먼트가 10.8%(103만7400주)를 보유하고 있다. 공모가 상단을 기준으로 해당 지분 가치는 약 155억원 수준인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키움인베스트먼트는 초기 투자자로 65억원을 투입했다. 이를 고려하면 투자원금 대비 2배가량 차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12개 스타트업 투자 유치…4000억원대 규모
 
스타트업 투자 유치 금액도 올 하반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스타트업 성장분석 플랫폼 혁신의숲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에서 신규 투자 유치에 성공한 스타트업은 총 112개사로 투자 유치 금액은 총 404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 총 101개 스타트업이 5530억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한 것과 비교하면 1500억원가량 적은 금액이지만, 올해 9월(81개사, 3807억원)과 10월(84개사, 3862억원)에 이어 꾸준히 증가세에 있다는 진단이다.
 
총 투자 유치 금액 4049억원 중 ‘헬스케어·바이오’ 분야서 가장 많은 980억원의 투자 유치가 발생한 가운데, AI·딥테크·블록체인은 약 751억원, 제조·하드웨어 분야에선 약 599억원의 투자금을 끌어모았다. 주요 기업으로는 코닉세미텍(240억), 본에이아이(170억), 클레(160억), 배럴아이(140억), 에이드로(100억) 등이 주목을 받았다.
 
이처럼 국내 증시 분위기가 호조를 띄고, 스타트업 투자 시장이 회복를 보이면서 시장에서는 새해 상반기부터 상장 수요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특히 새해엔 조 단위 몸값에 도전하는 기업들이 상장을 앞두고 있다.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패션 플랫폼 무신사의 경우 유가증권시장서 10조원대 몸값에 도전한다. 국내에선 한국투자증권·KB증권이, 해외에서는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 대표주관사로, JP모간이 공동주관사로 참여한다. 상장 과정에서 10조원대의 높은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할 수 있는 주관사 역량이 향후 무신사의 실질적인 몸값을 좌우할 전망이다.
 
이외에도 이미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는 몸값 5조원, LS그룹 에식스솔루션즈는 2조원의 기업가치에 도전한다. HD현대로보틱스, 업스테이지, 빗썸, SK에코플랜트도 내년 조 단위의 상장을 앞두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올해 7월부터 강화된 기관 의무보유확약 제도를 포함해 시장에 반영되는 정책들이 자리를 잡아가는 시점에 맞춰 올 하반기 IPO 시장이 크게 회복되는 분위기”라며 “내년에는 대형주들이 본격적으로 상장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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