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커머셜, 수익보다 건전성…'방어 모드' 전환
부동산 PF대출부터 NPL 담보대출까지 4657억원 줄여
수익성 우수하게 기록했지만 '대손비용' 두 배 증가해
공개 2025-12-10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12월 05일 17:22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현대커머셜이 기업금융 자산을 크게 줄이고 있다. 부동산금융뿐만 아니라 부실채권(NPL) 담보대출 자산도 감소했다. NPL은 업권 경쟁이 심화된 분야인데, 최근 건전성 부담까지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수익성이 우수하지만 대손비용이 두 배 넘게 불어난 상황이다.
 
부동산 PF 대출과 NPL 담보대출 모두 축소
 
5일 여신전문금융 업계에 따르면 현대커머셜은 3분기 기업금융 자산이 2조7493억원으로 지난해 말 3조2150억원 대비 14.5%(4657억원) 줄었다. 다른 자산 대부분이 증가하고 있는 것과 달리 기업금융만 축소됐다. 전체 영업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2.3%에서 26.0%로 6.3%p 하락했다.
 
기업금융 포트폴리오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일반 부문으로 나뉜다. PF는 8635억원으로 18.8%(1993억원), 일반 부문은 1조8858억원으로 12.4%(2664억원) 감소했다.
 
 
PF 대출은 브릿지론 없이 본PF로만 이뤄져 부실 위험성이 낮은 편이다. 만기상환과 리파이낸싱 작업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가운데, 정리와 회수 위주의 운용전략을 이어가면서 잔액을 줄여가고 있다.
 
일반 기업금융은 NPL 담보대출, 중소기업 운영자금 등으로 구성된다. 이 중에서도 NPL 담보대출이 중심인데, 이는 개인회생채권이나 신용회복채권 등과 같이 개인특수채권에 투자하는 건으로 파악된다.
 
NPL 담보대출은 최근 업권 내에서도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분야로 꼽힌다. 여기에 PF 리스크가 여전한 만큼 기업금융 취급 자체를 줄이는 모습이다. 그동안의 취급액을 살펴보면 ▲2023년 2조6837억원 ▲2024년 3조9547억원 ▲2025년 3분기 2조4953억원 등으로 나타난다.
 
기업금융은 부실 측면에서도 위험성이 높은 자산이다. 이를 줄이는 대신 신용집중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중고산업재 부문을 늘리고 있다. 해당 자산은 1조8663억원으로 18.9%(2963억원) 증가했다.
 
영업자산 포트폴리오 구성은 ▲신산업재 27.7% ▲중고산업재 17.6% ▲공작기계 4.0% ▲기업금융 일반 17.8% ▲부동산 PF 8.2% ▲투자금융 24.5% 등으로 조정됐다.
 

(사진=현대커머셜)
 
대손비용 두 배 넘게 확대…부실채권 증가 부담
 
현대커머셜은 수익성이 우수한 상태다. 3분기 운용수익이 48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증가했고 이자비용은 3211억원으로 감소 전환했다. 그 결과, 이자마진이 1683억원으로 256억원 늘었다.
 
투자금융 부문에서 유가증권평가손익과 배당금수익을 확보하면서 기타영업손익이 큰 폭으로 증가, 영업이익(1332억원)도 성장을 이어갔다.
 
다만 대손비용 부담은 늘었다. 3분기 비용은 48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06억원 대비 두 배 이상으로 뛰었다. 이는 부실채권을 관리하는 목적의 비용이다. 당기에 인식한 만큼 대손충당금이 쌓인다. 현재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1245억원이다.
 
3분기까지 584억원 규모의 부실채권 상각·매각을 시행하면서 건전성을 관리했다. 이 가운데 상각액만큼 기적립 대손충당금에서 깎인 것이고, 이후 추가적인 대손비용을 인식하면서 적립금을 다시 늘렸다.
 
신용평가 업계서는 현대커머셜의 대손 부담 확대에 대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내렸다.
 
김다솜 NICE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금융자산 성장에 따른 영업수익 확대에도 불구하고, 경기둔화로 인한 구제 신청 증가로 조기 상각이 증가해 대손비용이 확대됐다”라면서 “대손 부담으로 인한 하방 압력이 존재한다”라고 평가했다.
 
부실채권은 상각·매각에도 잔액이 늘어난 상태다. 3분기 고정이하여신 금액은 894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220억원 증가했다. 부실채권 규모가 커진 만큼 향후 대손비용이 더 늘어날 수 있는 셈이다.
 
윤희경 한국기업평가(034950) 수석연구원은 “3분기에는 부실채권 발생이 증가하면서 대손비용이 늘어났다”라면서 “신규 부실채권 발생이 지속될 시에는 대손비용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진단했다.
 
현대커머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NPL 시장이 축소되면서 그에 따른 자산 감소가 있었던 것”이라며 “기업금융 방향성이 정해져 있는 것은 없고 내부 포트폴리오별로 시장 상황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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