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증권업 경영진단)②NH투자증권, 채권 끌고 리테일 밀었다
채권이 이끈 호실적…온전한 IB 회복은 미완성
모바일 증권 나무증권서 리테일 조직 개편 첫 성과
공개 2023-05-19 17:30:00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9일 17:2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작년 하반기 폭풍 같은 실적 위기를 겪었던 증권업계가 다시금 저마다의 강점을 살려 실적 기지개를 켜고 있다. 2차전지 주를 중심으로 한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증가, 금리 안정화로 인한 채권 가격 상승, 정부의 부동산 안정화 정책에 따른 위험요소 감소 등의 이유 덕분이다. 하지만 저마다 극복해야 할 과제도 산적한 상황에서 각 증권사 별 2023년 첫 성적표를 짚어보고 해결해야 할 과제를 살펴본다.(편집자 주)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 본사 (사진=NH투자증권)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NH투자증권(005940)은 1분기 실적발표에서 깜짝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시현하며 기업금융(IB)의 기대감뿐 아니라 리테일 역량을 보여줬다. 2030세대의 호응을 이끌어낸 MTS 개발과 보급, 연령대와 투자패턴에 따른 맞춤형 전략과 함께 IB 전문가인 정영채 대표이사의 수익성 강화 전략이 적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아직 자금조달 시장의 회복이 지체되며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점은 부담 요인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의 1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컨센서스를 39% 상회하는 184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9.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은 251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5% 늘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NH투자증권은 배당금 유입 및 금융자산의 평가이익이 증가하며 1분기 운용 손익이 급증했다”라며 “시장 전망치를 넘어서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수익성을 크게 개선하는데 성공했다”라고 평가했다.
 
채권이 이끈 회복 그러나 온전하지 않다
 
 
NH투자증권의 1분기 호실적은 운용 손익 부문이 이끌었다. 1분기 NH투자증권의 운용손익 및 관련 이자수지는 3093억원으로 전 분기대비 80.6% 증가했다. 이는 최근 금리 안정화에 따른 국채금리 하락과 크레딧 스프레드 축소로 인한 보유 채권운용 실적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다만 IB 수수료 수익에선 아쉬움을 남겼다. IB 수수료수익은 인수주선, 인수·합병(M&A) 자문, 채무보증 등의 수수료 수익으로 구성된다. 특히 금리 인상 전 부동산 경기 활황기에는 부동산 PF 인수주선, 채무보증 관련 수수료수익 비중을 높여왔으나 금리 인상이 시작되면서 사업 영역 축소가 이어져 실적에 발목을 잡았다.
 
NH투자증권은 공시를 통해 “매수 및 합병 수수료 수익은 오스템임플란트 공개매수, 포스코인터내셔널·포스코에너지 합병 등 사업 확대로 전년 동기 대비 194.5% 증가한 53억원을 기록했으나 인수및주선수수료 및 채무보증 관련수수료 수익은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돼 큰 폭 감소했다”라고 밝혔다.
 
실제 NH투자증권의 1분기 IB 합산 수수료수익은 368억원으로 전분기대비 27.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채무보증관련 수수료는 188억원으로 전년 동기 546억원 대비 65.6% 감소했다. 채무보증관련 수수료는 지난해 2분기엔 762억원 3분기엔 487억원 4분기엔 406억원 등으로 3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이다 올 1분기에는 100억원대까지 감소했다.
 
채권운용과 M&A자문을 통한 기업금융 수익의 회복은 긍정적이나 아직 온전한 회복을 위해서는 부동산 시장 회복 등의 환경적인 영역에서의 회복까지 필요해 온전한 실적 회복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이 나온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1분기 채권운용 손실이 회복된 점을 긍정적이다”라면서도 “어닝 서프라이즈의 핵심인 트레이딩 손익(채권, IB 자산 평가손익)의 경우 현재 수익 레벨의 지속 가능성 여부가 불투명하고 NH투자증권의 강점인 IB 수익에서 자금 조달 및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 지속되며 회복이 지체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리테일에 힘준 NH투자증권 나무증권으로 첫 성과
 
나무증권 CF 중 한 장면 (사진=NH투자증권)
 
앞서 지난해 12월 NH투자증권은 리테일사업 경쟁력과 성장사업 부문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리테일 사업 총괄부문을 신설해 기존의 자산관리(WM)·나무(Namuh)·프리미어블루(PB) 등 3개 채널의 유기적 협업체계를 구축했다. 각 채널은 타깃고객에 적합한 상품·서비스를 제공하고 채널별 사업역량을 육성할 수 있도록 각자 권한을 부여하는 현행 체제를 유지하되 채널 간 정책 조정으로 리테일 채널별 전문화, 육성 전략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어 WM사업부 산하 WM지원본부를 리테일사업 총괄부문 산하 리테일지원본부로 변경하고 채널별 정책 조율과 중장기 전략, 가격정책 수립 등 리테일 공통 지원 기능을 뒀다. 연금컨설팅본부에는 100세시대연구소를 편제 변경해 퇴직연금 콘텐츠·솔루션 기능을 강화했다.
 
이 같은 조직 개편과 강화 노력은 올 1분기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확대의 수혜를 고스란히 받게 했다. 첫 성과는 NH투자증권이 개발한 나무증권을 통한 개인 거래 수수료 수익에서였다.
 
NH투자증권의 올 1분기 부문별 영업이익에서 브로커리지(주식 중개 수익) 수수료수익이 1054억원으로 전 분기 753억원보다 39.97% 증가했다. 직전 분기 브로커리지 수익은 1000억원을 넘기지 못했지만 1분기부터 이어진 2차전지 주를 중심으로 한 개인투자자의 투자가 확대되면서 브로커리지 수익은 다시 1000억원 선을 회복했다.
 
개인을 중심으로 한 브로커리지 수익 증가에는 NH투자증권이 개발한 나무증권이 한몫을 했다는 평가다. 여러 핀테크업체와 마이데이터와의 협업으로 접근성을 높였고 이는 즉각 일반 소비자의 호응을 받았다.
 
지난 2016년 인터넷 전문은행인 케이뱅크의 지분 취득과 함께 출시된 나무증권은 증권 관련 모든 업무가 비대면 혹은 ARS고객센터를 통해서만 이루지는 것이 특징이다. 케이뱅크는 물론 카카오페이와 마이데이터 서비스인 뱅크샐러드와 협업해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빅데이터 분석 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10개 주요 증권사(삼성증권(016360)·KB증권·미래에셋증권(006800)·NH투자증권·신한투자증권·키움증권(039490)·한국투자증권·대신증권(003540)·하나증권·유안타증권(003470)) 모바일트레이딩 시스템 사용 조사에서 NH투자증권의 '나무증권'은 이용자 수가 161만4611명으로 13.8%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는 점유율 기준으로 전년 동월 12.0% 대비 1.8%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전체 이용자 수 161만4611명으로 시장 4위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다만 아직 상품 판매 부문 금융상품 판매 수수료수지는 21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5.3% 감소했다. 집합투자증권취급수수료는 공모주전략펀드 자금유입 감소 및 안전자산 선호 증가 현상 등으로 인해 전년동기대비 21.1% 감소한 97억원 기록했다. 
 

심기필 NH투자증권 Retail사업 총괄부문장 전무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최근 SG증권 발 주가폭락 사태에도 NH투자증권은 안정적인 리스크 관리를 최우선으로해 고객들의 신뢰관계를 유지해왔다”라며 “이와 함께 지난 1월 업계 최초로 도입한 다이렉트인덱싱 서비스와 4월 오픈했던 24시간 해외투자 컨셉의 나무 팝업스토어 등 고객 지향 투자 솔루션 및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소개한 점이 리테일 성장에 밑거름이 됐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최근 글로벌 주식시장 회복에 따른 시장거래대금이 증가하고 있어 1분기 실적에 만족하지 않고 2분기에도 견조한 실적 증가세를 이어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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