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손금 털어낸 수젠텍, 설립 이후 첫 '주주달래기'
120억 자사주 매입·25억 현금배당…풍부한 이익잉여금 '자신감'
공개 2023-03-09 17: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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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박수현 기자]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수젠텍(253840)이 설립 이후 최초로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주식시장 약세로 하락한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지난해 자본준비금을 활용해 결손금을 모두 털어냈기 때문에 자사주 매입·현금배당 등 주주환원책 실탄은 충분한 상황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수젠텍은 오는 29일 정기주주총회에서 12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하는 내용의 의안을 상정키로 했다. 30일부터 9월29일까지 약 142만주의 주식을 매입하는 내용이다. 취득방법은 코스닥 시장을 통한 장내 매수다.
 
축적한 성장 재원을 바탕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나섰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수젠텍은 “작년 한 해에도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이어져 국내외 진단키트 수요 급증, 주요 제품들의 판매 호조 등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뒀다”라며 “수젠텍이 한 단계 더 도약하려는 시기인 만큼 장기적인 기업가치 증대를 믿고 투자해주시는 주주들과 회사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수젠텍 주주총회 결의사항.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앞서 수젠텍은 보통주와 전환우선주 1주당 150원의 현금을 지급하는 현금배당 계획도 발표했다. 배당주식수는 전환우선주 29만주를 포함한 총 발행주식수인 약 1656만주다. 이에 따른 배당금 총액은 약 24억8413만원으로 액면배당율과 시가배당율은 각각 30%, 1.39%다.
 
이번 자사주 취득·현금배당은 지난 2011년 수젠텍 설립 이후 최초로 단행하는 것이다. 실적이 개선된 만큼 그동안 하락한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함이다. 회사는 2019년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기 전까지 줄곧 적자를 기록했지만, 상장 이듬해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2020년 매출액은 414억원으로 전년 대비 989.5%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225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지난해에는 매출액 1014억원, 영업이익 25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누적된 결손금을 모두 털어낸 것도 주주환원 행보의 원동력이 됐다. 수젠텍은 지난 2021년 362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지만, 그간 이어진 순손실로 누적된 결손금이 55억원에 이르는 상황이었다. 회사는 지난해 주식발행초과금 968억원을 활용해 결손금을 모두 보전했다. 아울러 결손금 보전 이후 남은 주식발행초과금 912억원 중 400억원은 이익잉여금 계정으로 전입했다.
 
상법상 자본준비금 또는 이익준비금의 총액이 자본금의 1.5배를 초과하는 경우 주주총회의 결의에 따라 초과 금액 내에서 자본준비금과 이익준비금을 감액할 수 있다. 수젠텍의 경우 당시 자본금은 77억원으로 총 796억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할 수 있었다. 지난해 결손금을 모두 털어내고 총 674억원의 이익잉여금을 확보하면서 자사주 취득·현금배당 재원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수젠텍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해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최초로 자사주 취득과 현금배당을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박수현 기자 psh557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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