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롯데건설, 유동화증권 투자협약…고금리 배경은
선순위로 9000억원 투자 나서…12% 금리로 수익성 극대화
PF 부실 우려 지속…대규모 투자 가능한 대주는 메리츠가 유일하다는 시선도
공개 2023-01-20 06:00:00
[IB토마토 은주성 기자] 메리츠증권(008560)과 롯데건설이 고금리의 유동화증권 투자협약을 맺으며 그 배경과 의미에 관심이 쏠린다. 메리츠증권이 담보권, 이자지급 보증 등의 조건을 얻어내면서 안정적인 대형 투자에 성공했고 롯데건설은 부동산 우발채무 관련 시장의 우려를 해소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다만 일각에서는 롯데건설이 우량 사업장이 많고 그룹의 지원여력도 우수한 만큼 좀 더 낮은 금리로 투자를 이끌어 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1조원에 가까운 대규모 투자를 집행할 증권사는 메리츠증권이 거의 유일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메리츠증권은 롯데건설과 1조5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성해 롯데건설의 부동산 PF 관련 ABCP에 투자하는 협약을 맺으며 유리한 조건으로 투자를 성사시켰다. 메리츠금융그룹이 선순위로 9000억원, 롯데그룹이 후순위로 6000억원을 출자한다. 
  
메리츠증권 본사. (사진=메리츠증권)
 
특히 메리츠증권은 PF 투자에 선순위로 참여하면서 연 12%의 금리를 적용한다. 수익규모에 따라 13~14%까지 금리가 높아지는 추가 옵션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PF 선순위대출 금리는 일반적으로 10~12% 수준을 보이고 있고 한다. 메리츠증권은 최고 수준의 금리를 적용하면서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게다가 손실 가능성도 사실상 매우 낮다는 분석이다. 메리츠증권은 PF 선순위 투자와 함께 PF 사업장 부동산과 매출채권 등을 담보로 제공받게 된다. 또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후순위로 참여할 뿐만 아니라 롯데호텔과 롯데물산이 이자지급까지 보증하기로 했다. 이에 메리츠증권으로서는 선순위로 참여한 만큼 부실이 발생하면 담보권 등을 통해 투자금을 우선적으로 회수할 수 있고 이자지급까지 보장받게 됐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양질의 물권을 찾기가 어려운 가운데 메리츠증권은 높은 금리와 함께 손실 부담도 최소화하면서 안정적인 대형 투자에 나서게 됐다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이번 투자협약을 통해 유동성 우려를 대외적으로 해소하는 효과를 얻었다. 롯데건설은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PF 관련 우발부채 부담이 큰 증권사로 꼽혀왔는데 이번 투자협약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을 꾀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시장 우려 해소라는 명분을 챙겼지만 실리적 측면에서 연 12% 금리는 다소 아쉽다는 시선도 있다. 롯데건설은 비록 유동성 우려를 받기는 했지만 PF 사업장의 수도권 비중이 높은 데다 주요 사업장에서 양호한 분양률을 보이는 등 우량 사업장이 많다는 평가를 받는다. 게다가 롯데그룹도 강력한 지원의지를 보인 만큼 협상 과정에서 12%보다 더 낮은 금리를 이끌어 낼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메리츠증권은 태영건설 등 다른 건설사에도 이번 투자 딜을 제안했지만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태영건설은 최근 지주회사를 통해 글로벌사모펀드 KKR(콜버그크레비츠로버츠)로부터 사모사채 형식으로 4000억원 자금을 지원받았는데 금리가 연 13%였다.
 
이에 일각에서는 태영건설보다 우량 건설사인 롯데건설이 투자사를 찾는 과정에서 경쟁을 유도했다면 그 과정에서 조달금리를 낮출 수 있었을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실제 메리츠증권은 이번 딜을 성사시킨 구조화금융본부에 협약 발표 전까지 보안을 철저히 유지할 것을 강력하게 당부하며 딜을 챙겼다는 후문이다.
 
다만 부동산 투자에 보수적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1조원에 가까운 대규모 자금투자를 집행할 수 있는 곳은 메리츠금융그룹이 사실상 유일하다는 시선도 있다. 실제 부동산 PF 부실화 우려, 실적 부진 등의 영향으로 기관 등 대주들은 선순위대출 투자에도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특히 증권사들의 PF 선순위 참여는 더욱 드물다는 관계자의 전언이다.
 
반면 메리츠증권은 메리츠금융그룹의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여전히 부동산 투자를 활발히 진행하면서 PF 선순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또 높은 금리와 보수적인 LTV(담보인정비율) 설정 등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되면 선순위도 큰 의미가 없는 만큼 굳이 부동산 PF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할 곳이 마땅치 않다”라며 “메리츠증권이 롯데건설과 협력해 마곡마이스단지, 검단101역세권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등 원만한 관계를 맺어온 점도 양사의 투자협약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은주성 기자 e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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