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권영지 기자]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최근 열부문과 전력부문의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바탕으로 견조한 사업 기반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설비 투자 확대에 따른 재무부담이 증가했으나, 정부의 정책적 지원 가능성과 자구 노력 등을 통해 재무적 리스크는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사진=한국신용평가)
25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한국지역난방공사는 공공성이 높은 집단에너지 사업에서 우수한 사업기반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는 주거 및 상업지역 등에 효율적으로 집단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집단에너지사업법’에 의거해 설립된 만큼 공공성이 매우 높다. 국내 최대 지역난방 사업자로 올 상반기 기준 강남과 분당, 고양 등 약 186만호에 난방 에너지를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으며 국내 지역난방공급 시장의 약 49%를 점유하고 있다.
열부문과 전력부문의 수익구조 또한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대규모 열 수요기반과 자체 열생산능력, 한국전력 발전자회사로부터 수열 등을 바탕으로 한 원가경쟁력이 우수하며, 총괄원가를 보상하는 열요금 체계 아래 원재료비 변동이 시차를 두고 요금에 반영되기 때문에 수익구조가 안정적이다. 전력부문도 용량요금을 통해 고정비를 보전받고 전력량요금으로 변동비를 충당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연료비 상승이 후행적으로 열요금에 반영되는 과정에서 2021년부터 열요금 인상(사용요금 기준 2022년 4월 2.68%, 7월 11.21%, 10월 20.66%) 대비 LNG 매입단가가 큰 폭으로 상승(2021년 581원/Nm³, 2022년 1,248/Nm³)함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저하됐다. 2020년 연결기준 영업손익은 1329억원에서 2022년 –403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의 경우 LNG 매입단가가 하락(1122/Nm³)한 가운데 열요금이 추가로 인상(사용요금 기준 6월 4.77%, 7월 7.86%)되고, 열요금 미정산분(약 4180억원)을 영업손익으로 인식하는 방식으로 회계처리를 변경한데 힘입어 3147억원 영업흑자로 전환됐다. 올 상반기에는 LNG 매입단가 하락(900.7/Nm³), 열요금 미정산분 추가 인식(약 800억원) 등으로 연결기준 185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지난해부터 미정산 열요금을 영업손익에 반영함에 따라 향후 열요금 정산 미수금 규모가 증가할 수 있지만, 영업실적 측면에서는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속적인 투자로 재무부담이 확대됐다. 공급지역 확대와 신규 열병합발전소 등을 위한 설비투자가 지속된 가운데 2022년 이후 영업창출현금이 축소되며 외부차입이 크게 증가했다. 이에 대해 장수명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앞으로도 연평균 3000억원 이상의 투자가 예정돼 있지만 지난 7월 열요금이 인상된 가운데 주력 사업의 안정적인 수익구조와 보유자산 매각 등 자구노력 등을 감안하면 재무부담은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정부의 지원가능성 또한 매우 높은 수준이다.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영위하는 집단에너지 사업은 에너지 절약과 환경개선, 국민 생활 편익 등 공공성 및 정책적 중요성이 매우 높다. 또 집단에너지사업법 등에 의거해 확고한 법적, 정책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이 영위사업, 예산의 편성 및 결산, 사업계획 및 사업실적 등과 관련해 지도하고 감독함으로써 실질적으로 통제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가 공사에 대한 직간접적인 지원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한국지역난방공사의 공급지역 확대 및 신규 열병합발전소 등을 위한 설비투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2022년 이후 영업창출현금이 축소되며 올 상반기 연결기준 순차입금이 4.1조원(부채비율 254%)으로 증가했다. 2020년과 지난해 각각 2500억원 규모로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을 차입금으로 간주할 경우 올 상반기 연결기준 순차입금과 부채비율은 각각 4.6조원, 약 358%이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