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영테크, 유동성 위기 속 CB 풋옵션 '도미노' 우려
단기차입금 갚을 현금성자산 부족…고질적인 유동성 '위기'
재무구조 악화에도 대규모 투자 지속…성과 가시화 시점 미지수
공개 2024-06-04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5월 31일 17:17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구영테크(053270)가 유동성 위기에 몰리고 있다. 최근 전환사채에 대한 풋옵션이 행사됐고, 주가가 여전히 지지부진해 추가 풋옵션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단기차입금 규모가 현금성자산 규모를 넘어선 상태라 유동성 제고가 필요해 보인다. 구영테크는 재무구조 악화에도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고 있지만, 전기차 시장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면서 실적 가시화 시점은 더욱 멀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구영테크)
 
단기차입금 갚을 현금성자산 부족…고질적인 유동성 ‘위기’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구영테크 투자자들은 최근 제7회차 CB에 대한 풋옵션을 행사했다. 해당 CB는 지난 2021년 11월26일 발행된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로 2026년 11월26일이 만기일이다. 풋옵션이 발행된 사채 권면 총액은 1억5000만원으로 주당 전환가액은 최근 구영테크의 주가보다 높은 2801원이다. 구영테크의 최근 주가는 2675원~2750원 수준에서 머물러 있다. 여전히 주가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라 추가 풋옵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나머지 80억원 규모의 미상환 회사채는 만기가 2026년 하반기로 아직 상환 기간이 남았지만, 이 역시 재무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미 유동부채가 1194억원, 이 중 1년 이내에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이 260억원(22%)에 달해 채무상환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구영테크가 올해 1분기 현재 보유하고 있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50억원에 불과해 단기차입금을 갚기에도 버거운 상황이다.
 
여기에 채무에서 발생하는 금융원가도 적지 않다. 1분기 기준 금융원가, 즉 은행에서 빌린 돈 때문에 갚아야 할 이자비용만 19억원으로 재무부담을 높이고 있다. 주요 재무안정성 지표 흐름도 좋지 않다. 1분기 기준 부채비율과 유동비율은 각각 224%, 64%로 적정기준(100%미만, 200%이상)을 한참 벗어났다. 연간 기준으로 봤을 때도 최근 5년 동안 부채비율은 188~205%, 유동비율은 64~79% 수준을 오가고 있다. 
 
 
재무구조 악화에도 대규모 투자 지속…성과 가시화 시점 ‘미지수’
 
특히 구영테크는 지난해부터 다시 재무활동을 통해 현금을 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영업활동현금으로 460억원을 기록했지만, 투자활동으로 620억원이 빠져나가면서 재무활동으로 152억원을 유입했다.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면서 차입금과 사채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1분기 재무활동현금흐름도 4억원 플러스를 기록했다.
 
실제로 구영테크는 지난해 대구 국가산업단지 부지에 전기차 부품 공장을 착공하기 시작했다. 자동차 시트 프레임과 산업용 축압기 등을 생산하는 프레스 전문기업이었지만 전기차용 배터리 모듈 케이스와 상부 케이스 개발에 성공하면서 사업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구영테크의 자본적지출(CAPEX)은 725억원으로 198억원이었던 직전연도 대비 266% 증가했다. CAPEX는 기업이 미래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필요한 유무형 자산을 취득하는 데 지출한 비용을 의미한다. CAPEX가 늘어나면서 잉여현금흐름(FCF)은 지난해 마이너스(-) 266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FCF가 적자라는 것은 영업활동만으로는 투자금을 조달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뜻한다.
 
구영테크는 오는 6월부터 대구 국가산단의 전기차 부품 공장 일부 라인을 가동할 예정이다. 해당 신규시설 투자를 통해 하이브리드 차량(HEV) 브라켓과 전기자동차 배터리 팩 케이스 부품 등 친환경차용 신제품을 생산하고, 하이브리드 차량의 구동모터에 들어가는 서포트링 개발을 통해 미래 모빌리티 부품 전문기업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구영테크가 전기차 부품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본격적으로 수익이 창출될 때까지 재무체력이 받쳐줄지는 미지수다. 재무구조가 이미 악화된데다 전기차 시장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인 수요 정체)까지 겹쳐 수익화 시점을 분명히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 들어 지난 4월까지 현대차(005380)기아(000270)·한국GM·KG모빌리티·르노코리아 등 국내 완성차 5개사가 내수 시장에서 판매한 전기차는 총 1만223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무려 37.3% 줄었다. 게다가 중국이 1000만원대의 저가 전기차를 선보이며 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줄줄이 저가 전기차 출시를 선언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업계 안팎에서는 국내 완성차 기업들이 전기차 캐즘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내연기관차량보다 저렴한 전기차 출시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IB토마토>는 재무상태 개선에 대한 방안을 듣기 위해 수차례 구영테크에 연락을 취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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