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중저신용자 늘려도 'OK'…IPO 청신호
중저신용자 증가 대비 수익성·건전성 선방
여수신, 가입자 수 증가에 실적 상승세
공개 2024-06-04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5월 31일 15:46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케이뱅크가 수익성과 건전성을 챙기면서 중저신용자까지 품에 안아 기업공개(IPO)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해를 거듭하면서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증가시켜 올해 목표치를 이미 달성했다. 우려를 샀던 건전성 등의 이슈도 어느 정도 해소한 모습이다. 특히 수신 증가를 배경으로 한 당기순익 성장이 돋보여 기업 투자가치도 끌어올렸다.
 
케이뱅크 본사.(사진=케이뱅크)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 달성
 
케이뱅크가 정부가 제시한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넘겼다. 올 1분기 기준 33.2%다. 지난해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했으나 올해 달성했다. 금융감독원은 케이뱅크를 비롯한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3사에 대해 각각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 비중을 설정해 준 바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말 목표치인 32%를 달성하지 못하고 29.1%에 머물렀다. 금융당국은 최근 경기를 반영해 목표 비중을 30%로 하향시켰다. 
 
케이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비중은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 2021년 케이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16.6%에서 2022년 25.1%로 급증했다. 비록 지난해 목표는 이행하지 못했으나 29.1%를 기록하면서 지속적으로 비중을 키워왔다. 
 
 
 
중저신용자란 신용평점 하위 50%의 차주를 뜻한다. 지난해까지는 신용대출 중저신용자 기말 잔액을 기준으로 비중을 따졌다. 올해부터는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실행된 가계대출과 개인사업자신용대출, 서민금융대출 중 보증한도 초과잔액이 기준이 된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중저신용자 포용'이라는 임무를 부여받았으나 지난해 주춤했던 것은 건전성 때문이다. 중저신용자는 신용등급이 높은 차주 대비 다중채무자 많은 데다 상환 능력이 비교적 떨어져 연체율을 비롯한 건전성 지표 하락세가 가팔랐다.
 
케이뱅크의 1분기 기준 연체율은 0.95%로 시중은행 대비 높은 편이나 지난해 말 대비 소폭 하락했다. 케이뱅크 연체율은 지난 2022년 0.85%에서 지난해 0.96%로 10% 넘게 올라 우려를 산 바 있다. 그러나 올해 들어 가계 대출이 0.93%로 안정화되면서 기업대출 부문 연체율 증가를 상쇄시켰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우려 대비 상승 폭이 좁혀졌다. 케이뱅크의 고정이하여신 대부분은 가계대출에서 발생한다. 1분기 기준 케이뱅크의 고정이하여신은 총 1284억원으로 이 중 기업대출이 52억원, 가계대출이 1232억원이다. 케이뱅크의 1분기 고정이하여신은 0.87%로 전년 대비 0.86%에 비해 0.01%p 증가했으나 지난 2022년 말 대비 감소했다. 하지만 기업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5%로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개인사업자대출로 구성돼 경기 흐름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지난 1분기 중저신용자 관련 네이버페이 스코어 등 대안정보 활용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개인사업자 내부신용평점시스템(CSS)을 고도화하는 작업도 병행하는 등 건전성을 관리하고 있다”라면서 “현재 활용하고 있는 BC카드 개인사업자 정보와 더불어 타 카드사의 정보도 추가로 활용하기 위해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역대 최고 실적에 IPO 준비 '이상무'
 
케이뱅크의 실적도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수신과 여신이 대폭 늘어났다. 올해 들어 가입자 이벤트 등으로 유입이 증가한 덕이다. 케이뱅크는 특히 신규 유입에 힘썼다. 지난 2월 신규고객을 대상으로 10% 적금 특판 프로모션을 진행해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해당 물량을 조기 소진했다. 가입자 1000만명 돌파 예금 특판도 진행해 수신잔액을 증가시켰다. 대출보다 예적금 상품은 상품 가입 허들이 낮아 금리 이점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고객유입에 속도를 붙였다. 지난 1분기 신규 가입자는 약 80만으로 지난 2021년 업비트 계좌 연동에 따른 유입 증가폭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수치다.  
 
이 같은 적극적인 마케팅은 여·수신 계수에서도 나타났다. 1분기 말 케이뱅크의 수신잔액은 23조9700억원으로 직전 분기 19조700억원에서 25.7% 증가했으며, 여신잔액은 14조7600억원으로 같은 기간 6.6% 불어났다.
 
고객 수도 지난 2월 1000만명을 넘겨 1분기 말 1033만명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507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실적인 104억원 대비 훌쩍 성장했다.
 
1분기 케이뱅크가 순이익을 대폭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영업이익 급증이 자리 잡고 있다. 1난해 1분기 케이뱅크의 영업이익은 120억에 불과했으나 1년만에 515억원으로 두 배 넘게 증가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지난해 당기순익 감소는 충당금 때문이었는데, 올해는 신규고객 유입과 대환대출 플랫폼 등으로 당기순이익이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라면서 “IPO는 내달 예심 청구를 목표로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제보하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