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가는 금융지주)①캄보디아-인니, 실적 '뚝'…올해도 '흐림'
정치적 안정성·경제 성장세에 잇달아 진출
코로나 팬데믹 등 현지 경기 악화로 실적 하락
공개 2024-05-16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0일 19:13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금융지주가 해외 진출을 위한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5대 금융지주는 포화된 국내 시장의 한계를 느끼면서 일찌감치 국외로 눈을 돌렸다.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를 시작으로 남미와 동유럽 국가에도 깃발을 꽂았다. <IB토마토>는 국내 금융지주의 글로벌 자회사 현황을 국가별로 살펴보고 성장성과 한계점을 진단해 본다. (편집자주)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국내 금융지주가 현지 법인 운영 등을 통해 쏠쏠한 수입을 챙기던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고성장하던 이들 국가 경제가 침체 국면에 접어들면서 예전만 못한 성적표에 금융지주들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은행연합회은행 전경.(사진=은행연합회)
 
성장 가능성 높아 진출 잇따라
 
캄보디아와 인도네시아는 국내 금융지주 대부분이 진출해있다. 양국 모두 주변 국가에 비해 정치적 안정성이 높은 게 강점이다.
 
특히 캄보디아는 달러화가 통용돼 외환 위험이 적은 편이다. 글로벌 경기 악화에도 비교적 변동 폭이 작다. 화폐 가치에 따른 자산 감소 우려도 적다. 특히 캄보디아는 지난 2019년까지 10년 연속 7%가 넘는 경제성장률을 보여왔다. 금융 산업 확대에도 긍정적이다. 캄보디아의 15~59세 경제활동 인구가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해 돈의 흐름이 활발한 것도 도움이 됐다. 
 
경제적 여건뿐만 아니라 규제가 합리적인 것도 진출 이유로 작용했다. 캄보디아 중앙은행의 승인절차가 비교적 빨라 시장 진입에 용이하고, 정부 투자를 바탕으로 금융시스템과 인프라가 인근 국가 대비 수준이 높다.
 
인도네시아에는 국내 은행뿐만 아니라 캐피탈사, 카드사도 자회사를 두고 있다. 특히 인구가 많고 국가 면적이 넓어 성장 가능성이 높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매년 230만명이 노동시장에 신규 유입되고 있다. 생산가능인구가 전체 인구의 70%에 달하는 젊은 국가다. 인구의 54%가 80~90년대생으로 저축과 투자에 관심이 있어 디지털 금융에도 익숙하다. 이에 비해 은행 계좌 보유율은 낮다. 전체의 절반 정도만 은행과 거래하고 있다.
 
정부 간 협력에도 적극적이다. 지난해에는 한-인니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인니 금융감독청(OJK)과 우리나라 금융감독원이 협력을 약속했다.
 
지난해 실적 '뚝'...우리금융만 '반색'
 
진출 당시 비교적 유연한 금융 규제와 성장성 덕분에 국내 금융지주는 현지 사업규모를 키웠다. 4대 금융지주 중 하나금융지주(086790)를 제외한 KB금융(105560)신한지주(055550), 우리금융지주(316140)가 캄보디아에 법인을 두고 있다. BNK금융지주(138930)를 비롯한 3대 지방 금융지주도 캄보디아 손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JB금융지주(175330) 프놈펜상업은행(PPCB)을 제외하면 지주회사 현지 법인 실적은 전년 대비 모두 감소했다. PPCB는 344억9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 전년 대비 성장했다. 규모로는19위다. 현지 자산운용법인 JBPPAM도 손실 규모를 전년 대비 줄이면서 실적을 개선했다. 2022년 당기순손실 4억300만원에서 5800만원으로 적자 규모를 줄였다.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큰 폭으로 실적이 감소한 곳은 신한캄보디아 은행이다. 전년 대비 60.7% 감소한 93억원을 기록했다. 적자 전환한 경우도 있다. BNK금융지주(138930)의 BNKC MFI다. BNK캐피탈의 자회사로, 2022년 38억원의 순익을 지주에 안겼으나 지난해 74억7800만원의 적자를 냈다.
 
캄보디아 현지 법인 실적이 전반적으로 악화된 것은 지정학적 리스크로 경제 전반이 침체됐기 때문이다. 캄보디아 부동산 시장이 중국 경기둔화, 건설시장 침체와 맞물려 올해도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경쟁도 치열한 편으로, 지난해 말 기준 상업은행만 58개다. 9개 특수은행과 87개의 소액금융기관(MFI)이 현지에서 시장을 나눠 갖고 있다. 
 
인도네시아도 상황은 매한가지다. 경쟁은 더 치열하다. 인도네시아 은행은 지역에 따라 상업은행과 지방은행으로 나뉘는데, 상업은행만 99개다. 수가 많아 인도네시아 감독 당국이 은행 수 감축에 애를 먹고 있다. 
 
경기 침체도 문제다. 인니 경기 악화는 코로나19 팬데믹에 이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글로벌 경기가 둔화된 탓이다. 특히 원자재 수출 부진으로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이로 인해 지난해 4대 금융지주의 현지 법인 실적은 하나같이 악화됐다. KB은행이 적자 규모를 줄이기는 했으나 일회성 요인으로 제한적이다.
 
지난해 수익이 가장 크게 줄어든 법인은 인도네시아 신한은행이다. 당기순이익이 76억1600만원으로 전년 125억4800만원 대비 39.3% 축소됐다. 하나금융의 인도네시아 법인이 26.11%, 우리금융이 11.9% 감소세를 보였다.
 
하지만 우리금융의 우리소다라은행은 감소 폭이 작고 규모 자체가 커 지난해 말 602억77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지주 품에 안겼다.
 
이같은 실적은 탄탄한 현지 영업이 뒷받침됐다는 게 우리금융 측 설명이다. 우리소다라은행은 우리금융 내부에서도 시기와 매물 규모 등이 적절했던 사례로 꼽힌다. 특히 인도네시아 공무원과 군경 연금공단의 연금 지급은행을 맡아 수급권자 대상 연금 대출과 공무원 신용대출 중심으로 영업 중이다. 모바일 뱅킹 서비스 등도 꾸준히 개선해 디지털화에 가속을 붙이고 있다. 기업금융과 리테일의 비중도 비슷해 안정성과 수익성을 챙기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자산 포트폴리오를 균형 있게 유지해 불황에서도 큰 변동 없는 실적을 낼 수 있게 리스크 관리를 해왔다”라면서 “현지 경기 악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리테일 영업을 확대해 저비용성 예금과 안전자산 확보를 통해 균형 잡힌 손익 기반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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